LIFE
클리셰 범벅인 드라마 보는 이유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우리 모두의 뼈를 때렸던 그 대사. “난 사랑 타령하는 드라마가 좋아. 실제로 할 일은 없으니까.” 집에 틀어박힌 우리가 ‘사랑 타령’하는 영화와 드라마에 몰두하는 이유는? 코스모가 최근 침체된 극장가를 점령한 ‘고인 물 로맨스’를 섭렵하며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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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캐주얼한 연애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 각박한(?) 세상에서 이런 순정 가득한 사랑에 질색 팔색하는 이도 많을 것. 그럼에도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 리스트에 <노트북>이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아마 우리의 첫사랑을 생각나게 해서일 거다. 이별과 상실의 아픔을 겪어보지 못해 두려움조차 없던 시절, “난 얘만 평생 사랑할 수 있어”를 무모하게 외칠 수 있던, 철없던 시절의 나를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좀 더 컸더라면 나도, 그 사람도 이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아련함이 뒤섞여 영화는 더욱 빛을 발한다.
시련을 겪는 커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화양연화> 속 주인공을 보라. 그들은 각자 배우자(이미 바람을 피우고 있긴 했지만)가 있는 기혼 남녀였다. 얼마 전 개봉한 리메이크 영화 <조제>와 이 영화의 원작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또 어떻고. 줄거리만 봐도 빤히 예상되는 그들의 시련과 역경은 로맨스 클리셰의 필수 요소다. 장애물이 그들의 사랑을 더 아름답고 애절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끝을 알면서도, 그저 같이 있기 위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모두 끌어안고 만나는 사랑만큼 멋진 게 또 어디 있겠어?
눈치는 좀 없을수록 좋아
눈치 없는 캐릭터. 현실에선 한 대 쥐어박고 싶을지 몰라도 로맨스 영화 속 주인공이 반드시 장착해야 할 옵션 중 하나다. 상대는 온몸으로 널 사랑하고 있다고 티를 내지만, 당사자는 그 마음을 전혀 모른다. 아니, 몰라야 한다. 서로의 마음이 만나지 못한 채 돌고 돌수록 우리가 느낄 카타르시스도 커지기 마련이니까. <러브레터> 속 ‘이츠키’가 옛 도서 카드를 통해 남주인공의 오랜 첫사랑이 자신임을 확인하는 순간을 떠올려보라. 우리 역시 그녀와 함께 그땐 미처 알지 못했던 순간을 퍼즐 맞추듯 곱씹으며 찐한 여운을 느끼지 않는가.
비현실적인 고백의 순간
<라라랜드>나 <러브 액츄얼리>를 보고 나면 몽글몽글한 환상이 생긴다. 나도 저런 마법 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그 설레는 순간을 스크린에서 마주했을 때의 짜릿함이란! <라라랜드>의 ‘세바스찬’과 ‘미아’는 공중에 붕 떠 최면에 걸린 듯 춤을 추는가 하면, <러브 액츄얼리> 속 짝사랑남 ‘마크’는 크리스마스의 힘을 빌려 명장면 역사에 길이 남은 스케치북 고백을 하기도 한다. 내 인생에서 없었고 또 앞으로도 없을 일(나만 그래?), 오직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상황을 마주하며 대리 만족하는 것, 짜릿해! 늘 새로워!
Credit
- 프리랜스 에디터 이소미
- art designer 오신혜
- photo by Getty Images(TV)/영화 스틸 컷(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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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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