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 원톱 액션 느와르로 런칭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마이 네임〉. 뜨거웠던 만큼이나 호불호도 찐하게 갈렸다. ‘불호’를 외치는 이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건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 사실 클리셰 요소가 많다고 하더라도 디테일한 액션과 연기, 세련된 영상미, 트렌디한 BGM까지, 〈마이 네임〉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진민 감독 역시 한 인터뷰에서 ‘클리셰가 많다는 의견은 예상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변수를 넣으면 억지스러 워보여 기존 언더커버물의 클래식한 구조에 집중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 네임〉을 보는 내내 눈에 밟힐 수밖에 없었던 클리셰스러운 요소들, 코스모가 짚어봤다.
그간 보여졌던 여성 주연의 누아르 작품은 모두 복수가 발단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죽는 걸 지켜보거나 믿었던 상대에게 배신을 당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악녀〉, 〈마녀〉, 〈차이나타운〉 그리고 〈미옥〉까지, 작품 속 주인공들의 원동력은 모두 분노에 찬 복수심이다. 〈마이 네임〉 역시 이 전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1화를 끝낸 대부분의 이들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와 같다. 기존 언더커버 물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왜 이런 감정적인 요인이 강조될 수밖에 없었을까하는 아쉬움 섞인 반응도 존재했다.
초반부를 본 이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범인이 누군지 알 것 같다’는 것. 막판 반전을 위해 서로를 숨기고 속이는 복선의 장치들은 작품 구석구석 치밀하게 배치되었지만 사실 시놉시스만 봐도 서사의 전개는 너무나 쉽게 보였다. 도입부터 결말까지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 예상이 된다는 반응이 대부분. 주인공의 사연,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 주고 받는 대사들, 복수의 대상이 바뀌는 순간까지. 역시 누아르 장르의 팬이라면 충분히 눈치챌 수 있는 요소들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올드보이〉를 비롯해 수많은 액션 영화에 등장했던 일 대 다 액션씬. 주인공 혼자서 수십 명의 조직원을 무찌르는 장면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너무 익숙한 장면이다. 영화라면 모르지만, 드라마였기에 더욱 긴장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을 감안해 남성들과 싸움에서 체력적으로는 밀리지만 칼이나 급소 공격 같은 대안을 선택해 짜여진 디테일한 액션은 매우 훌륭하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어차피 다 이길 텐데, 뭘’이라는 마음과 함께 너무나 편안하게 시청했다는 반응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