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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노우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 해외에서 더 열광하는 그 이유는?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오징어 게임>, 해외에서는 왜 이토록 인기가 많은 것일까?

BY김지현2021.10.14
런칭 초반, 국내에선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오징어 게임〉. 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단 17일 만에 총 1억 1천 1백만 가구가 시청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바야흐로 부정할 수 없는 〈오징어 게임〉의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지금, 코스모가 국내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해외에서는 왜 이토록 인기가 많은 것일까?
 
 

심플 이즈 더 베스트!

여타 서바이벌 장르와 다른 점은 바로 게임 규칙이 간단하다는 점이에요. 한국인만이 알 수 있는 추억의 골목놀이들이 등장했지만 사실 규칙은 한 번 보기만 해도 알 정도로 너무나 심플하잖아요. 달고나 게임, 줄다리기, 구슬치기까지. 아마 자막 없이 화면만 봐도 어떤 룰인지 바로 이해했을걸요? 이전 서바이벌 장르들은 늘 학자나 박사 캐릭터가 등장해 어려운 수식을 풀어야 할 정도로 어려운 미션들이 많았죠. 반면에 〈오징어 게임〉은 게임을 파악하는 데에 시간을 쓰지 않고 바로 이입할 수 있었어요. 게임에서 지면 죽고, 이기면 산다. 상금을 목숨 값으로 매기는 것까지. 군데군데 한국적인 요소들, 한국인이어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큰 틀을 놓고 보면 스토리나 룰이 ‘심플함’ 그 자체였죠. 오히려 한국적인 요소들이 이색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했을 거고요. 어렵지 않아서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거라고 봐요. 송한주 / 29세
 
 

신파 X 서바이벌의 시너지  

사실 해외 오락 영화의 경우 신파를 강조하는 씬이나 캐릭터가 많지 않았어요. ‘오락성’에 집중해오던 그간 작품들과 달리 〈오징어 게임〉은 신파적인 요소를 매회마다 군데군데 넣었죠. 단순히 게임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에 애정을 갖게 만들었으니까요. 이미 수많은 명대사로 ‘깐부’ 열풍을 일으킨 오일남부터 끝까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성기훈, 구슬치기 에피소드에서 모두를 눈물짓게 했던 새벽과 지영의 서사까지요. 누가 죽고, 누가 사냐에 대한 문제보다 현실에 치여 이곳으로 들어온 사람들 간의 감정을 회차마다 촘촘하게 쌓아놓았더라고요. 특히나 새벽과 지영의 이야기에선 울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나는, 그 기분 뭔지 아세요? 재미 삼아 해외 반응을 찾아보니 역시나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더라고요. 기존 오락 영화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라 더욱 여운이 짙었다고 생각해요. 홍지우 / 30세  
 
 

우리에겐 이미 현실이었지만,  

오징어게임

오징어게임

새터민, 노약자, 대기업의 횡포, 외국인 노동자,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등… 한국에서는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클리셰처럼 작용했던 요소들이죠. 국내 사람들이 캐릭터에 회의적이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봐요. 늘 돈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 사업이 망하고 노름에 빠지는 주인공, 비극적인 사건의 피해자인 어딘가 삐딱한 가출 청소년 등, 한 번쯤 봐왔던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의 성격이었으니까요. 심지어 대사까지도요! 하지만 이런 한국의 현실이 해외에서는 색다르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마치 영화 〈기생충〉이 그랬던 것처럼요. 자본주의, 빈곤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끌고 가되 이런 클리셰들이 해외에서는 ‘아, 한국은 이렇구나!’로 신선하게 다가온 것 아닐까 해요. 한국에서는 이게 현실 그 자체이기 때문에 웬만한 극적인 드라마가 아니고서야 감동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슬픈 점이죠. 시시해 보였다고 할까요? 얘기하다 보니 참 씁쓸해지네요. 한준상 / 33세
 
 

마! 이게 K-감성이다!  

해외에서는 벌써 달고나 세트가 품절이고, 그시절 학교 다닐 때 체육복을 떠올리게 했던 트레이닝 복이 여기저기서 암암리에 팔리고 있대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속 영희는 갖가지 버전으로 합성되어 밈으로 돌아다니고 있고요. 저희에겐 너무나 익숙했던 풍경들이 이들에겐 이국적이었나 봐요. 넷플릭스 〈킹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갓’ 열풍을 끌어온 것처럼요. 마치 우리가 해외의 시대극 작품을 보며 신기해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봐요.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알록달록한 세트와 추억의 게임이 합쳐져 한국만의 K-감성을 제대로 드러낸 것 아닐까요? 아! 리코더 수행평가를 연상케 하는 OST도 한 몫한 것 같아요. 이런 음악은 정말…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면 만들기 쉽지 않은 감성이죠. 이선혜 / 28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