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생리 중에 섹스하기?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 그리고 매달 여자의 몸에서 발발하는 ‘장미의 전쟁’도 막을 수 없다. 들끓는 욕망으로 생리 중에 섹스를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포스러운 뒤처리는? 이 모든 질문에 코스모가 답한다.

BYCOSMOPOLITAN2018.03.22



하고 싶으면 어때? 

여자라면 누구나 여성호르몬 과다 분비로 얼굴은 뒤집어지고, 예상치 못한 날짜에 생리가 터져 침대 시트에 지도를 그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매달 겪는 일이건만 늘 번거롭고, 아프다. 그리고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 남자들이 ‘고래잡이’로 일컬어지는 포경수술을 하고 나서 “비로소 수컷이 됐다”, “군대에서 유격훈련을 하며 개고생했다”는 등 무용담을 늘어놓는 데 반해 여자들은 갱년기 전까지 겪어야 하는 생리에 대해 쉽게 말하지 못한다. 그런데 생리 중에 섹스라니? 생리통, 두통 등으로 고통스러운 시기에 성욕이라니? 한가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여성이 생리 중에 성욕을 느낀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미국의 부부 상담 사이트인 ‘Simpatic.US’가 회원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남성의 38%, 여성의 31%는 생리 중에 섹스를 한다고 밝혔다. 과정이 불편할 뿐 그날 역시 평소와 다를 바 없단 얘기이기도 하다.


생리 기간에 성욕을 느끼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생리통 완화를 위해 핫팩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진통제 한 알이면 말끔히 통증이 사라지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섹스가 ‘땡기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다. 보통은 배란기에 성욕이 급증하고, 생리가 시작되며 성욕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다른 때에 비해 생리 기간에 유독 성욕을 느끼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호르몬의 조화라는 게 늘 그렇듯 그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생리컵 브랜드 루네트의 회장 캐시 채프먼의 “특정한 시기라고 해서 성적인 욕망을 억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는 말처럼 생리는 섹스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여성이 생리 중일 때 섹스를 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건 결코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며, 그날이라고 해서 욕망을 억누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여성의 몸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호르몬 상태, 질의 건강,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욕망에 따라 생리 중 섹스를 하게 되더라도 미리 준비하고,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민감한 부위인 자궁과 질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점을 유념하고, 섹스에 임하자. 결국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하기로 했다면? 

본인의 의지로 한다는 것을 전제로, 생리 중 섹스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뒤처리다. 그리고 분명한 건 어떤 상황에서든 그 섹스의 끝에는 유혈 사태가 있을 거라는 점이다. 섹스를 한다고 해서 생리가 알아서 멈춰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자명한 사실을 당신과 파트너는 확실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뒷감당이 버거울 수 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생리 중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회사원 이지원(가명)씨는 수건이나 방수포를 침대에 미리 깔아놓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왕이면 강렬한 핏빛을 상쇄할 수 있는 붉은색 계열의 수건을 준비해요. 이 붉은 수건은  생리 중 섹스를 하고 싶을 때마다 까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죠.” 고영미(가명)씨는 생리 중 섹스를 하게 될 때 샤워 섹스를 한다. “거추장스러운 과정 없이 샤워기 물로 흔적을 싹 씻어내면 돼서 간편해요. 문제는 만족도죠. 생각보다 샤워를 하며 섹스하는 게 영화처럼 황홀하지 않아요. 애액이 모두 물에 씻기기 때문이죠.” 칼럼니스트 현정은 절충안으로 전희는 침대에서, 섹스는 욕실에서 하기를 제안한다. 삽입 직전까지 생리컵이나 탐폰을 이용해 피가 나오는 것을 막되, 삽입할 때는 잊지 않고 빼는 방법도 있다. 물론 생리컵과 탐폰을 뺄 때의 번거로움이나 어색한 시간을 두 사람 모두 다 견딜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생리혈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파트너라면 오럴 섹스도 가능하다. 생리 중에 나오는 피는 더럽지 않고, 몸에 나쁜 것도 아니다. 당신의 생리혈에 자극받은 파트너가 오럴 섹스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면 굳이 말릴 필요 없다. 단 남자의 입안에 상처가 있다면 염증이 옮을 수 있으니 주의는 기울여야 한다. 


안전 섹스, 가즈아~! 

욕망에 충실한 시간을 갖고 난 후에도 걱정은 남는다. ‘내 몸에 괜찮을까? 질에는 아무 이상이 없을까?’ 안타깝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그러하듯 남자보다는 여자가 조심해야 한다. 서울라헬여성의원 정지안 원장은 단순히 여성의 몸을 위해서라면 생리 기간에는 성관계를 지양하라고 권한다. “생리 중에 섹스를 하면 생리혈의 일부가 역류해 여성의 복강 안으로 들어가요. 질염 같은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위험해요. 염증이 복강 안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생리 기간에는 자궁내막도 외부 자극에 약한 상태기 때문에 자궁 안에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세균이 자궁에 침입하면 평소보다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평소 생리통이 심하다면 더욱 주의하자. 섹스 중 오르가슴을 느낄 때 자궁이 수축하면서 아랫배를 압박해 생리통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혈이 과다 분비되는 월경과다증인 사람도 자극 때문에 출혈이 증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