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로 바라보는 K-2030 잔혹사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Society

신조어로 바라보는 K-2030 잔혹사

그때 그 시절 2030 세대를 대변했던 신조어들을 모아봤다. 그리고 단 번에 깨달았다, K-2030은 늘 힘들었구나!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05.30
사람들이 나보고 다 MZ 세대래, 근데 MZ 세대가 뭔데? 그거 뭐… 돼?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 신조어에 ‘그놈의 MZ세대…’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지겨운 현상에 MZ 세대는 M(뭐 되세요?), Z(재수 없네요)의 줄임말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으니.  
 
신조어는 사회가 불안할 때 많이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어떤 조합의 신조어가 등장하든, 대부분은 자신의 현실과 세대를 자조하기 위해 쓰이는 경우가 다반사. 반짝 유행하던 신조어는 그렇게 한 세대가 지나가며 함께 저물어버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 세대를 대변하는 또 다른 신조어가 탄생한다. 그렇게 그때 그 시절 2030 세대를 대변했던 신조어들을 모아봤는데… 한데 두고 보자마자 단번에 깨달았다, K-2030은 늘 힘들었구나!  
 
 

1990년대 : IMF 처녀  

바야흐로 IMF 외환 위기 시절, 남녀노소 불구하고 온 국민에게 몰아친 역대급 위기에 여러 신조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다양한 신조어 속 가장 눈에 띈 건 바로 ‘IMF 처녀’.결혼은 했지만 기혼 여성부터 해고하려는 회사 방침을 알고 처녀인 척 행세를 하는 여성들을 일컬은 말이다. 이 뿐인가. 정리해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납작 엎드려있어야 하고, 뇌를 부지런히 굴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 담긴 ‘복지뇌동’. IMF 직후, 조기 퇴직자를 일컫는 ‘조기’, 황당하게 퇴직당한 사례에 쓰인 ‘황태’ 등. 당시 신조어들은 이처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단어들이 많았다.  
 
 

2000년 대 : 88세대  

취업난에 불안해하는 건 지금뿐만이 아니었다. ‘88세대’는 2000년대 중반 즈음, 당시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에 20대 평균 소득 비율을 곱한 금액, 88만 원을 의미한다. 당시 경제학자 우석훈과 사회운동가 박권일이 함께 쓴 책의 제목 〈88만 원 세대〉가 이 신조어를 가장 잘 대변하는 단어 중 하나다. 저임금으로 노동을 착취당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대부분인 취업 시장을 떠돌아다녀야 하는 2030 세대들을 의미했으니.
 
 

2010년대 : N포세대  

팍팍한 현실에 N가지를 포기하는 사람들의 세대를 의미했다. 시작은 삼포(연애, 결혼, 출산)이었지만 이는 끝도 없이 늘어나 결국 명확한 숫자로 지칭할 수 없는, N이 됐다. 그 과정에서 삼포에 집과 경력을 포함한 오포, 여기에 취미와 인간관계까지 포함한 칠포까지 있었고, 심지어 구포는 여기에 건강과 외모를 포함했다. 대학에 가자마자 조여오는 등록금의 압박, 취업난, 집값 등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스스로를 돌볼 여유도 없는 2030 세대를 슬프게도, 가장 잘 대변했던 말. 이렇게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복지를 개인이 떠맡게 된 이후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을 포기하게 된 이들. 이 현상은 더 나아가 비혼과 비출산을 자발적으로 외치는 지금 시대까지 이어진다. 변한 것이라곤, ‘포기’에서 ‘응, 안 해’로 돼버린 것 정도?  
 
 

2010년 대(후반) : 욜로  

YOU ONLY LIVE ONCE. 남 눈치 말고 자신을, 미래보다는 지금을 중요시하자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담은 신조어. 욜로에 대한 찬반 여론은 지금까지도 갈린다. 위험하고 무모한 행위라며 비난했던 일명 ‘욜로 외치다가 골로 간다’ 파와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며 ‘후회 없이 살겠다’파. ‘IMF처녀’, ‘88세대’, ‘N포 세대’ 이후 욜로가 등장했던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인지도 모른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취업을 한다 해도 남은 여생을 남 눈치 보며 빠짝 엎드려 살아야 했으니. 수십 년간 고름처럼 곪아왔던 의문과 분노가 이때 터진 셈이다. 하지만 이런 삶의 태도는 여러 모순에 부딪히며 점점 퇴색되어 갔다. 그 이후, 현재에 충실한 삶을 즐기면서 소소한 행복들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자는 ‘소확행’이 타협안처럼 등장했다.  
 
 

지금 : MZ세대  

1980년대 생(밀레니얼 세대)부터 2010년생(Z세대)까지를 모두 일컬은 이 신조어는 무려 국내 인구의 1/3을 포함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공동체 생활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며, 브랜드를 따지기보다는 제품에 담긴 스토리(나 가치), 취향을 중시하는 세대라고. 근데 10대와 40대를 왜 묶어? MZ 세대가 디지털 세대라는 공통점은 가지고 있지만, 정작 이 세대에 해당하는 이들은 이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나고 자란 환경도 달랐고, 애초에 ‘친구’가 될 수 없는 나잇대라는 것. 일각에서는 어른들이 요즘 세대에 공감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니 그냥 대충 묶은 말 같다고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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