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엽서 도서관, 포셋(Poset)은 그림, 사진, 타이포 등 다양한 엽서들이 주인공이다. 오브젝트에서 기획한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예진문 작가의 전시 〈당신에게 건네는 39가지 여정〉이 있다. 편지함 속에 담긴 다양한 질문과 사진, 짧은 글귀들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에 충분하다.
엘리베이터도 없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연희동의 오래된 건물 4층에 위치한 차분한 분위기의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 그로브가 존재한다. 창문을 통해 햇빛이 화사하게 들어오고, 여백이 많은 공간 사이를 거닐며 제품의 쓰임과 모양에 대해 살피다 보면 컬렉션보다 셀렉션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을 정도로 주인장의 취향이 느껴진다.
그로브의 이웃, 글월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이야기한다. 잊고 지냈던 편지지와 봉투, 그리고 만년필과 잉크를 판매하고, 서신이 담긴 책들을 선택해 선보인다. 주옥 같은 편지들을 발췌해 손으로 써 내려간 편지지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나도 누군가에게 편지가 쓰고 싶어질 정도.
독일어로 ‘의자’라는 뜻의 데스툴은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일상과 뒤섞인 영감이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베를린 미테지구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카페다. 개방된 바에서는 전문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큰 테이블은 타인과 쉐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밀 책방을 표방하는 페잇퍼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조금 당황할지도 모른다. 회원가입을 하고 문자로 남겨진 비밀번호를 눌러야 비로소 문이 열리는 비밀스런 공간에, 입장과 동시에 미션을 통과한 성취감마저 느끼게 만드니까. 두 개의 문을 통과해 2층으로 향하면 그림책과 만화책들이 빼곡히 벽을 채운다. 시간가는지 모르게 자신의 취향대로 자유롭게 독서시간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