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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드라마들의 공통점? K-웹툰의 모든 것!

요즘 ‘핫한’ 드라마들의 공통점? 바로 웹툰 원작이라는 것! 유치하지만 중독적인 순정 만화부터 블록버스터급 고어물까지, 웹툰이 드라마의 형식을 빌려 안방극장, 아니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BYCOSMOPOLITAN2021.03.17
 
매일 밤, 스마트폰 속 스크린 타임을 확인할 때면 절로 입이 쩍 벌어진다. 내가 이렇게 뭘 많이 봤다고?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들기 직전까지,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며 산다. 넷플릭스, 왓챠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채널 속 수많은 웹 드라마 등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가 있으며, 스크린 타임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안목도 높아져만 간다. 웬만한 드라마가 아니고선 혹평이라도 관심을 받으면 호사요, 수많은 작품이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짜게 식어버린다. 이미 레드 오션이 될 대로 된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아남은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웹툰 원작’. 대체 왜 웹툰 원작의 영상화 작품들이 이렇게나 인기를 끌고 있는 걸까? 작년 연말,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선보인 〈스위트홈〉은 공개 후 4주간 전 세계 2천2백만 유료 구독 가구가 시청했다. 한 가구가 최소 1인에서 최대 4인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는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다.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역시 OCN 채널 최초로 10%대의 시청률을 넘기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매회 방영될 때마다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를 도배한 tvN 드라마 〈여신강림〉은 또 어떻고. 꾸준히 입소문을 탔던 인스타툰 〈며느라기〉 역시 카카오TV를 통해 드라마로 방영돼 인스타그램 유저들을 넘어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2013년 방영된 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웹툰 원작의 제목은 ‘나는 매일 그를 훔쳐본다’였다)이나 2014년 방영된 〈연애세포〉 역시 모두 웹툰 원작이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또 다르다. 6~7년 전만 해도 판타지에 가까운 로맨스가 주류였고, 이마저도 〈연애세포〉를 포함한 많은 작품이 지상파가 아닌 웹 드라마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 10~20대의 전유물인 것 같았던 웹툰은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을 시작으로 타깃층을 폭발적으로 넓혀가기 시작했다. 2019년 임시완, 이동욱, 이정은 등이 출연했던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는 네이버 웹툰의 영상 제작사인 스튜디오N의 첫 번째 작품으로 원작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세트장, 세련된 연출과 함께 웹툰의 ‘고퀄리티’ 영상화의 스타트를 끊었다. 요즘은 드라마 스토리라인이 탄탄하다 싶으면 벌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말이 돈다. “이거 웹툰 원작이야?”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영상화가 된 작품은 무려 40여 개다. 제작사들이 앞다퉈 웹툰의 판권을 사가는 데는 아주 원초적인 이유가 있다. “작품마다 팬덤이 있다 보니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돌면 사전 화제성에 매우 큰 도움이 돼요.” 네이버 웹툰 IP 사업팀에서 웹툰의 영상화 사업을 담당하는 구소영 씨의 말이다. 이미 웹툰으로 스토리의 대중성과 작품성을 검증받았기에 좀  더 안정적으로 영상화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영상화되는 웹툰의 장르 역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등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영상 포맷에 맞는 작품을 찾아내기에도 용이하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 드라마 등 웹툰의 장르와 성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매체도 자연스럽게 다양해진다는 것.
 
각색 과정도 그저 시나리오 작가가 각본을 쓰고 수정하던 기존 제작 방식과는 다르다. “일단 기획하고 있는 영상화의 분량에 따라 원작 웹툰의 스토리를 정리해요. 선택적으로 선별하거나, 스토리를 추가하는 작업이 이뤄지죠”라고 구소영 씨는 말한다. “영상화를 맡은 감독 그리고 드라마 작가 혹은 각본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영상의 방향성에 따라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어요.” 〈스위트홈〉에서 생존력 ‘만렙’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서이경’(이시영 분) 역시 웹툰에는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다. 전례 없던 이 새로운 여전사 캐릭터는 작품 전체의 긴장감과 짜릿함을 극대화했던 좋은 예 중 하나다.
 
제작이 공식적으로 결정되면 커뮤니티에서는 가상 캐스팅 놀이가 유행처럼 펼쳐진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자체 바이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건 덤이다. “제작사에서도 사전 기획을 할 때 누리꾼들이 뽑은  가상 캐스팅 배우 목록을 모두 살펴봐요. 싱크로율이 높은 배우들을 팬분들이 굉장히 잘 찾아내더라고요. 매번 감탄했던 기억이 있어요.” 작품이 방영된 이후 원작 자체의 유입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영상화가 되면 새롭게 유입되는 독자들이 높은 비율로 증가해요. 동시에 웹툰을 다시 정주행하는 기존 독자들도 늘어나고요. 〈스위트홈〉의 경우 방영 이후 다시 보기 구독자 수가 정말 많이 올랐죠. 원작의 결말이 궁금해 드라마 중간에 유입되는 구독자들도 있더군요.” 시너지 효과다. 웹툰 원작의 작품은 기존 팬덤으로 인해 화제성을 얻고, 탄탄한 스토리가 밑바탕이 돼 자연스럽게 인기를 얻으면서 웹툰 구독률도 급증하게 된다. “보통 편집팀에서 신작을 발굴하면 세부적으로 검토한 뒤 연재할지 말지를 결정해요.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선택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적합한 작품이 있으면 저희 측에서 먼저 영상화에 대한 의견을 드리기도 하죠. 공모전에도 ‘영상화상’이라는 상을 만들어 영상화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을 선정하게 됐어요. 선정된 작품으로 영상화 기획 개발을 진행해요.” 
 
네이버 웹툰은 전 세계 100개국을 통틀어 만화 앱 수익 1위다. 작년 기준 유료 콘텐츠의 하루 거래액은 30억원을 돌파했으며, 연간 거래액은 8천억원에 이른다. 네이버뿐만이 아니다. 다음(카카오페이지), 레진코믹스 역시 ‘K-웹툰’의 대세를 이끈 빛나는 주역들이다. 탄탄한 작가, 크리에이터들이 쏟아부은 노고, 그리고 열심히 구독한 당신이 만들어낸 결과다.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웹툰 속 아파트에 갇힌 사람들의  유대감은 나에게도 큰 감동이었다. 인간애를 녹이려는 게 한국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은 어려울 때 연대하는 게 있다. 〈스위트홈〉에서도 힘들 때 발휘되는 소통력을 염두에 두려고 노력했다.” 가장 한국적인 게 세계적인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는 〈스위트홈〉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시월드를 표현한 〈며느라기〉, 국숫집이라는 한국적 정서를 가미한 〈경이로운 소문〉 등 장르와 소재 불문 웹툰 속에 녹아든 한국적인 매력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대세는 쭉 이어질 예정이다. 바야흐로 K-웹툰의 전성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