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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혼했어요' 실제 커플들 이혼 사유 들어보니

사실 그들에게는 이런 사연이 있었다.

BY김혜미2021.01.14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이 매회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혼한 커플이 다시 만나 한 집에서 며칠간 생활하며 지난 부부관계를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보고 있으면 왜 이혼했는지 납득이 가는 커플부터 저 커플은 저렇게 사이가 좋은데 왜 이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1호 커플인 배우 이영하와 선우은숙은 이영하의 여배우 스캔들 때문에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들의 진짜 이혼 사유는 그것과 관련이 없었다. 선우은숙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이영하에게 서운함을 느껴 이혼을 결심하게 됐던 것. 심지어 이영하는 이 사실을 14년 만에야 알게 되어 충격을 받기도 했다. 2호 커플인 유튜버 최고기와 유깻잎은 시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이혼을 선택했지만 최근 최고기가 재혼을 원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처럼 이혼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커플의 관계. 실제 이혼을 한 커플들의 속 사정은 무엇일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혼전임신이 잘못했네
이미 결혼 전부터 기미가 있었는데 아이가 생겨서 결혼했거든요. 역시나 잘 안됐어요. 홀어머니 밑에서 청소도 한번 해 본 적 없는 사람이라 집안일 안 하는 건 물론이고, 대출금 혼자 갚기 힘들다면서 아이 낳고 3개월도 안됐는데 ‘언제 다시 취업할 거냐’고 ‘빨리 돈 벌라’고 보채는데 오만 정이 다 떨어지더라고요. 아니 누가 일 안 한다고 했냐고요. 얼굴도 보기 싫어서 남편 퇴근 전에 일찍 자버리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먹을 거 사 와서 혼자 다 먹고 치워놓지도 않고 하더라고요. 이래서 가정 교육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혼하자고 말 꺼내기 전에 변호사 상담받고 했는데 막상 이혼하려고 보니까 그 사람도 법적으로 이혼할 준비를 다 해놨더라고요. 서로 협의점이 맞지 않아서 재판까지 갔는데 자신이 집안일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 아이와 얼마나 놀아줬는지 시어머니랑 말 맞춰서 꾸며내는데 진짜 사람으로 안 보였어요. 이혼 후 아이는 제가 키우고 있는데 양육비 판결이 40만 원으로 나왔거든요? 그것도 잘 안 줘서 ‘배드파더스’에 신상 올릴까 말까 고민 중이에요. 지금은 아이랑 둘이라 너무 행복한데, 조금 크니까 어린이집 친구들이 넌 왜 아빠가 없냐고 묻는다고 하네요. 좀 곤란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혼한 것을 후회하진 않아요.- 34세, 개인사업자
원룸 신혼집에 시동생들까지 돌보라고?
사회 초년생일 때 결혼해서 신혼집을 원룸에서 시작했어요. 남편한테는 어린 시동생들이 있었는데 결혼하고 나니까 서울에서 시험 볼 일이 있다 학원에 가야 한다 하면서 하나둘씩 와서 눌러 앉더라고요? 영화 〈기생충〉처럼 말이죠. 집이라도 크면 모르겠는데 원룸에 다 큰 성인 4명이 함께 있으려니 진짜 힘들었어요. 어느 날 시동생 도시락을 싸다 순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일하고 돈도 함께 내는데 이렇게 살 일은 아니다 싶었어요. 그래서 이혼하고 지금은 새로운 인생, 새로운 연애를 하며 살고 있습니다. 현 남친과 재혼을 준비 중이에요. – 36세, 마케터  
 
내 집인데 반반하자고?
영국 남자친구와 3년 연애 후 결혼해서 한국에서 살고 있어요. 영국에서 살 때는 월세로 살다가 한국에서는 집 전세로 얻어서 살고 있는데 전세 비용은 저희 부모님께서 해결해 주셨어요. 그러다가 서로 성격 차이로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데 서양에서는 무조건 더치라면서 집 전세금도 반절 내놓으라고 하네요. 어떤 남자와 결혼해도 문제는 생길 수 있지만 문화 차이 진짜 무시할 게 아닌 거 같아요. 전 이제 누가 외국인과 결혼하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릴 겁니다. 이 결혼 반댈세. – 33세, 외국계 회사 근무
 
자발적 졸혼 상태
결혼을 하고 살다 제 마음이 먼저 끝나버렸어요. 그래서 아이도 있는데 포기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제 스스로 졸혼했다고나 할까요? 쌍방 합의가 이루어진 게 아니라서 아직 법적 이혼 상태는 아니에요. 심지어 남편은 저에게 다시 돌아오라며 이런저런 선물 공세를 하고 있죠. 무엇이 문제였는진 저도 정확히 말하지 못하겠어요. 아이와 함께 하고는 싶지만 남편과 함께 사는 상상만으로도 너무 힘들어요. 전 결혼에 대한 의무를 다 한 것이지 진짜 그 사람을 사랑한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더 이상 나를 죽일 순 없다는 판단에서 졸혼을 선택했어요. 저도 살아야 하니까요. 나중에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어요. – 37세, 프리랜스 웹디자이너  
 
결혼하고 나서 알게 된 시댁의 실체?
결혼 전에 시부모님이 제 앞에서 손도 잡고 다니고 하셨는데 결혼하고 보니 두 집 살림하고 계시더라고요. 어머님은 이 집, 아버님은 내연녀 집에서 지내시고요. 한때 속아서 결혼한 거 아닐까 생각도 들 정도로 그 밖에도 제가 몰랐던 일들이 많았어요. 남편이 어머님 빚을 갚고 있다든지, 온갖 형제, 가족사에 엮어 있어서 제가 이 남자랑 결혼을 한 건지, 이 가족이랑 결혼을 한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매일 이 집 저 집 불려 다니는 걸 더 이상 보기 힘들어서 그 집과 연을 아예 끊었습니다. – 35세, 공무원  
 
7년 사귄 우리, 결혼 1년만에 헤어졌어요
7년 사귀고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이혼하는 데는 1년도 채 걸리지 않더라고요. 서로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서로 못 본 모습들이 나오고, 24시간 붙어 있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매일같이 싸우기만 하니까 ‘이러려고 내가 결혼을 했나?’ 싶더라고요. 마음이 식은 상태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결혼 후 1년간 혼인신고는 하지 않기로 해서 서류상으로 이혼 처리할 것도 없었어요. 각자의 삶을 사는 지금, 전 남편과는 가끔 종종 연락도 주고받고 하는데 만난 세월이 있어서 그런지 어제 본 것처럼 얘기도 잘 나오고 합니다. 상대방이 연애를 다시 시작한다면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잘 지내고 있어요. – 34세, 자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