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 헤움
유스트31 허브 코스
PC나 휴대폰이 그러하듯, 인간도 주기적으로 불필요한 것과 묵은 것들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인간은 기계와 달라 간단한 클릭만으로 삭제가 불가능하니, 이럴 땐 가장 물리적으로 접근한다. 바로 때를 미는 것! 계절에 한 번은 시원하게 세신을 받는 것이 나만의 의식이다. 아이들이 까르르대며 물장구치는 대중탕, 요거트 냄새가 진동하는 베드에 누워 세신사 아주머니의 거침없이 터프한 손길에 몸을 맡겨버리는 것. 몇만원 추가하면 김신영의 구수한 말투가 자동 지원되는 ‘해초 마사지’ 같은 것도 받을 수 있지만 대중탕에서는 사치가 아닌가. 그런 내게 제대로 된 호사를 누려볼 기회가 생겼으니, 일인용 세신 숍 기사를 핑계로 신나는 마음으로 스파 헤움으로 향했다. 묵직한 문을 열자, 은은한 샌들우드의 향기가 퍼진다. 나만의 욕실로 들어가 뜨끈하게 반신욕을 하며 몸을 불리고, 베드에 경건한 마음으로 눕자 전문 세신사가 섬세하고도 꼼꼼한 손길로 구석구석 때를 밀어주기 시작했다. 초벌을 마무리하자, 이번엔 따끈하고도 말캉한 감촉의 우유가 온몸에 뿌려진 채로 다시 때밀이 타임. 개운하게 세신을 마치자 유스트31 오일이 도포된다. 상쾌한 유칼립투스 향기로, 비염인에겐 코를 뻥 뚫어주는 뜻밖의 효과까지! 그리고 이제는 마사지 타임이다. 얼굴에 팩을 올린 뒤, 뭉친 림프절과 혈자리를 적당한 압으로 풀어주는 솜씨는 여느 프리미엄 스파 못지않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다이슨 드라이어에 자동으로 몸을 말려주는 보디 드라이어까지 구비된 파우더룸에서 얼음 동동 띄운 콤부차를 마시고 나니 극락이 여기다 싶다. 새해를 맞기 전, 털 건 털고 잊을 건 잊자. 깨끗이 정리돼야 새롭게 채울 수 있는 법이니까! - 이예지 피처 디렉터
ADD 강남구 언주로 311 로즈1타워 지하1층 102호
Instagram
@heum_spa 데일리앤스파
퍼스널 데일리 코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을 온전히 맡긴 적이 언제였던가. 2N년 만에 세신을 받으려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주저 않고 세신 숍 데일리앤스파로 향할 수 있었던 건 영하로 뚝 떨어진 날씨 때문이었다. 추위에 웅크리고 있던 몸은 잔뜩 뭉쳐 따뜻한 욕조가 절실했으니까. 여성 전용 1인 세신 숍답게 프라이빗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전문 세신사가 젠틀한 미소로 맞이한다.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퍼스널 데일리 코스를 선택하자 입욕제, 세신 방법, 팩, 샴푸의 종류까지 피부 타입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건넨다. 워낙 피부층이 얇고 민감한 편이라 우유 세신과 배스 밤, 모델링 팩, 약산성 샴푸를 골랐다. 머쓱한 기분도 잠시, 욕조 안에 있으니 몸을 옥죄고 있던 긴장이 절로 풀리는 것 같았다. 세신사의 손길에 몸을 맡기자 아프지 않고 딱 시원한 강도로 구석구석 섬세하게 때를 밀어준다. 세신이 마무리되면 해초와 레드 와인을 블렌딩해 직접 만든 수딩젤로 몸에 수분을 보충한다. 마지막 단계는 모델링 팩과 함께 발 마사지와 두피 마사지. 몸에 따뜻한 수건까지 덮어주니 멀게만 느껴졌던 세신 베드가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 하지만 가장 감탄했던 건 세신사의 배려다. 작은 수건으로 눈을 가려주는 것은 물론, “강도는 괜찮으세요?”, “피부가 붉어져서 부드러운 수건으로 밀게요” 세신에 관련된 것 말고는 구태여 말을 걸지 않는 섬세함 덕분에 휴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세신숍을 나서며 퇴근길에 이곳을 방문한 직장인을 마주치니 그런 생각이 든다. 이 호사를 왜 모르고 살았을까. 그러니 다짐한다. 새해엔 세신과 좀 더 가까워져보자고. 아무래도 나만 이 호사를 누리지 못하는 건 억울하지 않은가! - 천일홍 피처 에디터
ADD 관악구 봉천로 446 2층
Instagram
@daily_and_spa 술리스
술리스 스페셜(콜라겐) 코스
이태리 때타월은커녕 보디 스크럽도 잘 안 쓰는 내가 세신이라니! 대중탕을 안 간 지 어언 20년. 세신 기획은 일생 일대의 위기와도 같았다. 걱정을 한 아름 안고 도착한 프리미엄 세신 숍 술리스 입구에 ‘목욕합니다’라고 적힌 험블한 입간판이 의외였다. 내부의 고급스러우면서도 고요한 분위기에 지레 겁먹었다가, 매장 한편 쇼케이스에 ‘뚱바’와 삼각 커피우유가 가득 진열된 걸 보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친근함과 호화로움의 조화가 가히 ‘단짠’스럽달까? 3개의 세신 룸은 각각 대지의 빛, 달빛, 오로라의 무드를 담았으며 공간이 널찍해 오랜 시간 머물러도 답답하지 않았다. 간단한 샤워 후 숍에서 직접 만든 쑥 입욕제를 푼 인진쑥탕에 들어가면 세신사가 웰컴 드링크로 부기 제거와 피로 해소에 좋은 호박팥차를 내어준다. 20분 후 세신사가 돌아오면 잔뜩 긴장한 채로 베드에 눕는다. 얼굴에 얹은 티트리 모델링 팩이 극락의 표정을 숨겨준 고마운 녀석이었음은 팩을 떼어내며 깨달았다. 세신사의 테크니컬한 때밀이가 시작되자 온 마음을 지배하던 부끄러움, 걱정 따위의 감정은 말끔히 씻겨 내려갔다. 격동의 시간이 끝나면 숍에서 직접 만든 콜라겐 크림을 온몸에 도포 후 마사지가 시작된다. 두피부터 발끝까지, 스포츠 마사지의 격렬함과 스파의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전신 스팀 관리는 세신 직후라 백 배는 더 개운하다. 모든 관리가 끝나면 숍에서 직접 만들고 EWG 등급을 획득한 샴푸, 트리트먼트, 샤워 젤로 온몸 구석구석을 씻겨준다. 105분간의 목욕이 손 하나 까딱 않고 끝났다. 마지막은 숍에서 직접 만든 스킨케어 제품들로 나갈 채비를 하는 것. 인생 첫 세신의 경험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나는 속으로 ‘2024년 드루와!’를 외쳤다. 오늘부터 세신 숍은 방앗간이고 나는 참새다. -김미나 피처 에디터
ADD 은평구 통일로 641 4층
Instagram
@co.sulis_spa 단오풍정
24K 골드 오일 코스
평생 내 등을 밀어준 엄마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그동안 내가 때밀이를 막연히 싫어했던 이유를 이번에 깨닫고 왔다. 전문가를 만난 적이 없으니 세신의 참맛을 몰랐던 것이다! 그 맛을 알게 해준 단오풍정은 ‘정통 세신’에 집중하는 세신 숍이다. 20년 이상 경력의 세신사들이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사용해 몸은 물론 마음까지 이완되도록 돕는다. 룸에 들어가기 전 먼저 웰컴 티로 유자차, 입욕제는 버밀리온 플라워를 골랐다. 사장님에게 인생 첫 세신이라고 하자 세신이 얼마나 섬세함을 요하는 개인 맞춤형 행위인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들려줬다. 워낙 세신을 좋아해 해외에서도 받아봤지만 ‘K-세신’이야말로 파워와 디테일, 에스테틱까지 갖춘 최고의 세신이더라는 말에 긴장도 풀렸다. 꽃향기 풀풀 나는 욕조에 몸을 뉘었다가 나체로 세신사를 대면했을 땐 쑥쓰러웠지만 이내 속으로 극락을 외쳤다. 가볍되 묵직한 손길, 온몸 구석구석 때를 미는 균일한 힘, 귀에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때 미는 리듬…. 어느새 난 몸을 완전히 맡기고 명상하듯 엉킨 생각들을 정리 중이었다. 뒤이어 24K 골드 오일로 전신 마사지를 시작했을 땐 어딜 주물러야 풀리는지 알 수 없어 애꿎은 마사지 건만 탓하던 과거와 완전히 작별했다. “풀어주고 살아야지, 안 풀면 병 난다”라는 세신사의 말에 마음까지 풀렸고 덕분에 너그러운 인간이 돼 숍을 나섰다. 묵은때를 벗기고 뭉친 곳을 풀고 머릿속 실타래를 정리하니 내 안에 새로운 도화지가 펼쳐지는 듯했다. 여기에 무엇을 담게 될지 새해를 기대하는 마음도 생겼다. - 박한나 피처 어시스턴트 에디터
ADD 성북구 고려대로13길 10-3 1층
Instagram
@danpoong_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