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베이식이라 말하는 지퍼 여밈의 더블브레스티드 바이커 재킷은 1928년 처음 탄생했다. 가정용 우비를 제작해 판매하던 어빙 스콧이 설립한 ‘쇼트 브로스’는 한 오토바이 판매업체로부터 바이커 재킷을 제작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당시에도 바이커 재킷을 만드는 브랜드는 여러 곳 있었지만, 모두 승마복에서 모티브를 따온 단추 여밈의 클래식한 형태가 전부였다. 쇼트 브로스는 ‘퍼펙토’(그렇다! 바이커 재킷은 완벽하다)란 이름이 붙은 이 바이커 재킷의 성공을 발판으로 오늘날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것이 바로 바이커 재킷의 대명사 쇼트 NYC다. 이후 이 디자인은 오랜 세월 바이크족뿐만 아니라 수많은 스타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며 끊임없이 리바이벌됐다. 이 아이템을 세계적인 아이템으로 만든 이는 1953년 영화 〈분노의 질주〉에 출연한 배우 말론 블랜도. 영화 속에서 그는 바이커 재킷을 입고 거친 남자의 멋을 발산했다. 그렇게 그는 바이커 재킷이 반항적인 젊음의 상징이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여성 스타들은 누가 있을까? 프랑수아즈 아르디, 마리안느 페이스풀, 패티 스미스, 마돈나는 지금 따라 입어도 손색 없는 바이커 재킷 룩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들은? 펑크의 상징 비비안 웨스트우드, 글램 룩을 대표하는 지아니 베르사체, 장 폴 고티에, 티에리 뮈글러, 클로드 몬타나 등 1980년대를 풍미한 이 위대한 디자이너들은 거리의 옷을 런웨이 위로 올려놓았다. 특히 1983년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칼 라거펠트는 자신의 데뷔 컬렉션에서 바이커 재킷을 선보였는데, 이는 수많은 상류층 여성이 바이커 재킷을 즐기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동시대의 상징적 디자이너는 누구일까? 바로 에디 슬리먼! 디올 옴므, 생 로랑 그리고 현재의 셀린느까지, 그는 자신이 몸담는 브랜드마다 바이커 재킷을 그 브랜드의 아이코닉 아이템으로 만들고 있다.
▲ 2013 S/S Saint Laurent 첫 컬렉션에서 하우스의 헤리티지에 바이커 재킷을 믹스한 에디 슬리먼.
▲ 2019 S/S Celine 셀린느 첫 컬렉션에서도 어김없이 바이커 재킷을 선보였다.
바이커 재킷은 시대를 초월해 늘 모던했다. 프랑수아즈 아르디와 패티 스미스의 바이커 룩은 지금 봐도 따라 입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바이커 재킷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패션 아이콘은 역시 케이트 모스! 1990년대의 미니멀 룩부터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2000년대의 그런지 룩과 프렌치 시크 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 샬럿 갱스부르도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 여자들이 프렌치 시크에 빠져 있던 시절, 샬럿 갱스부르는 여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최고의 패션 아이콘이었다. 프렌치 우먼들의 전매특허인 내추럴한 에포트리스 시크를 몸소 보여주던 그는 칸영화제에서 블루종 스타일의 바이커 재킷에 늘어진 화이트 티셔츠, 그레이 진, 웨스턴 부츠를 매치해 쿨하디쿨한 바이커 룩을 선보였다. 바이커 재킷을 상징하는 또 다른 파리지엔, 패션 에디터 에마뉘엘 알트 또한 바이커 재킷 러버. 베이식 디자인부터 아방가르드하게 변형된 디자인까지 다채롭다. 프레자 베하는 또 어떤가? 한때 패션 위크를 종횡무진하는 모델들이 죄다 바이커 재킷을 입고 다닐 때가 있었다. 그들의 룩은 정말 끝내주게 쿨했다. 그중 프레자의 룩은 가장 눈부시게 빛났다. 늘어진 티셔츠, 스키니 진(이번 시즌 트렌드로 떠오른!)과 바이커 재킷을 즐긴 그의 룩은 쿨 스트리트의 전형이다. 바이커 재킷을 톰보이적인 매력으로 소화하는 아이콘도 있다. 바로 크리스틴 스튜어트! 반항기 가득한 그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바이크는 없어도, 바이커 재킷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들도 에디터의 의견에 동감하는 눈치다. 바이커 재킷이 무려 세 시즌째 트렌드 선상에 올라 있기 때문. 바이커 재킷을 반드시, 꼭,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증거다. 빅토리아 베컴은 미니멀리스트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을 절제된 디테일의 미니멀한 바이커 재킷을 런웨이에 올렸다. 블랙 컬러의 모던한 슬랙스나 슬립 드레스와 매치하면 좋을 듯. 알렉산더 맥퀸과 디젤, 디온 리처럼 레이스 스커트나 드레스 같은 우아한 피스와 믹스매치하는 것도 쿨한 방법이다. 좀 더 파워풀한 바이커 룩을 원한다면 바퀘라, 베르사체와 같이 스터드나 프린지가 장식된 화려한 디자인이 답이다. 쿠레주와 알릭스 쇼에 등장한 바이커 롱 코트(벨라와 헤일리도 선택한!)도 매력적이다. 유니크한 피스도 물론 준비돼 있다. 바로 알라이아다. 디자이너 피터 뮬리에는 보디슈트의 형태로 바이커 재킷을 변형한 뒤, 동일한 소재의 드레이핑 스커트를 매치해 드레스처럼 보이는 우아한 바이커 룩을 선보였다. 스텔라 맥카트니와 데이비드 코마는 블랙 레깅스로 바이커 재킷의 스포티 감성을 극대화했다. 이렇듯 다채롭게 제안된 바이커 재킷 룩 중 에디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스포티 디자인! 최근 스트리트 신에서 자주 포착되는 스포티 감성의 바이커 재킷은 심플한 베이식 룩에 툭 걸치기만 해도 존재감 넘치는 룩을 완성해줄 파워풀한 피스다. 특히 쿠레주의 바이커 롱 코트는 남자인 에디터도 사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 How to Wear Biker Jacket? Hailey vs Bella!
」 어떤 바이커 재킷들이 있는지 알았으니, 이젠 리얼 웨이에서 어떻게 입을지 알아볼 차례다. 지금 이 순간, 바이커 재킷을 가장 멋지게 입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슈퍼 모델 헤일리 비버와 벨라 하디드. 이 두 패션 아이콘의 스타일을 참고한다면, 바이커 재킷을 멋지게 입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들이 구사하는 바이커 룩은 다소 다른데, 단어로 표현하자면? 베이식 VS 유니크! 마니아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또 수많은 바이커 재킷 룩을 선보인 헤일리는 베이식 아이템끼리의 조합을 즐긴다. 과거 드레스나 블라우스, 힐, 부츠와 매치해 바이커 재킷을 ‘드레스업’한 것과 달리, 최근엔 스트레이트 피트의 블루진과 로퍼를 매치한 편안한 캐주얼 스타일로 ‘드레스다운’해 신선하고도 매력적인 룩(특히 울트라 오버사이즈 바이커 재킷 룩)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벨라의 바이커 재킷 룩은 보다 개성 넘친다. 빈티지 마니아답게 구제 시장의 옷 더미 속에서 득템한 것 같은 유니크한 빈티지 피스를 매치해 독특한 바이커 재킷 룩을 완성한다. 바이커 재킷 자체의 매력이 돋보이는 룩을 원한다면 헤일리를, 파워풀한 룩을 더욱 강조하고 싶을 때는 벨라의 스타일링 공식을 응용해보도록. 이 둘의 바이커 룩에서도 느낄 수 있듯, 그 어떤 옷에도 바이커 재킷만 걸치면 힘 있는 스타일이 완성된다. 여자들이 거친 세상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하나의 갑옷과도 같은 옷이 바로 바이커 재킷이다.
내 바이커 재킷 룩 어때? 난 바이커 재킷에 베이식템을 매치하는 걸 좋아해~! 그렇게 하면 예쁜 재킷이 더 돋보이거든! 너는 빈티지 스타일로 즐기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맞아! 요즘 빈티지 아이템의 매력에 푹 빠져 있어~! 빈티지 숍에서 득템한 바이커 재킷이 꽤 많아! 특히 스포티한 절개가 돋보이는 바이커 롱 코트를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