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불편한 거 아니지? 팔이피플의 두 얼굴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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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불편한 거 아니지? 팔이피플의 두 얼굴

지금껏 인스타 공구에 실패해본 적이 없다고? 배송 지연, 미배송, 연락 두절, 차단. 언제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사기 수단이고, 남 일이 아니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10.29
 

책임감 없이 물건 팔지 마시라고요, 아시겠어요?

‘팔이피플’은 인스타그램에서 상업 활동을 하는 유저만 지칭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거짓말에 가까운 과장 광고를 앞세우면서 제품 가격과 구매 방법 등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기본 정보는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서만 흘리는 이들, 툭하면 배송 지연과 환불 불가를 일삼으면서 구매자의 항의에는 묵묵부답인 일부 꼴불견 업자들을 향한 속어다. 팔이피플은 대부분 수천, 수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로, 화려한 일상을 보내는 이들은 일반인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되기 쉽다. 이런 대중의 심리를 이용해 근본 없는 물건을 공구해 팔거나 이때다 싶어 자기 브랜드를 론칭하는 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규제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는 실정. 판매자가 사업자등록과 통신판매업 신고를 했는지 확인하기도 쉽지 않고, 소비자 역시 전자상거래법을 숙지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제품의 품질을 검증할 방법도 없으니, 이런 맹점을 악용하는 팔이피플이 많아지는 건 당연지사. 결국 인플루언서와 팔로어 간의 인간적 신뢰를 바탕으로 아슬아슬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셈인데, 인스타 마켓 특성상 판매자가 본인의 실명이나 연락처를 기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기 행각을 벌인다 한들 처벌이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으로 물건을 사면서 가장 불안함을 느낄 때는 그들이 알려준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하는 순간. 인스타 마켓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유저가 상품 홍보는 요란한 데 비해 체계적인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구매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그러니 판매자와 1:1로 거래할 땐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와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요구할 것. 계좌 이체만 가능한 마켓이라면 현금 영수증을 발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거래 방법이다.
 

그럼에도 인스타 마켓을 이용하는 이유

주부 A씨는 지난 6월 아이를 위한 비판텐 크림을 인스타 공구로 구매했다. 원래 구매하던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혹한 것. 그러나 상품은 7월까지 배송되지 않았다. 다이렉트 메시지로 판매자에게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다음 주에 발송 가능하다는 대답만 되돌아왔을 뿐. 그렇게 두 달이 지나자 A씨는 답답한 마음에 평소 활동하는 맘카페에 게시 글을 올렸다. 그러자 비슷한 피해를 입은 카페 회원들이 속속 등장했고, 모두 계정만 다를 뿐 동일한 판매자에게 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알고 보니 판매자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계정명을 변경해왔던 것. 게시 글을 올린 A씨는 판매자에게 신고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선 뒤에야 환불해주겠다는 확답을 받았고, 그 뒤로도 입금일을 계속 미루는 판매자와 실랑이하다 8월 말이 돼서야 겨우 환불을 받았다. 그러나 A씨의 게시 글에 피해 댓글을 남긴 회원 대부분은 여전히 배송도 환불도 못 받은 상태. 한 구매자의 말에 따르면 판매자의 다이렉트 메시지 대응 방식이 너무 친절해 의심을 거두게 됐다고 한다. 혹시나 싶어 ‘#비판텐공구’로 해당 계정을 찾아보니 지금도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공구를 진행 중이었다. 약국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었고, 프로필에 ‘카드 결제와 현금 영수증 발행’이라고 명시해둔 것도 의심을 거두게 하는 요소였다. 30g 기준 7천원짜리 비판텐은 낱개 구입이 가능해 피해 금액이 소액인 경우가 많고, 따라서 배송 지연이 컴플레인으로 이어지는 일도 많지 않다는 점을 이용한 사기다.
 
 

베일에 싸인 거래 시스템에 주의할 것

팔이피플 앞에서는 오히려 소비자가 눈치를 보는 일이 많다. 가격 문의를 공개적으로 하지 말라는 둥, 찔러보기 식의 문의는 사절이라는 둥 까칠하게 굴면서 소비자가 알아 마땅한 필수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인스타그램에서 1:1 구매를 자주 하는 25살 신입사원 J씨는 지금껏 사기당한 적은 없지만 판매자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가격 문의가 구매로 이어지지 않으면 대화를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고. 판매자의 적극적인 구매 유도와 친절한 대응에 어쩔 수 없이 해당 제품을 구매했지만 배송도 느리고, 실제로 보니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고 한다. 또한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1:1로 거래할 경우 판매자가 직접 주문서를 취합하다 보니 발송이 누락되는 경우도 생긴다. 실제로 고가의 명품 의류를 해외에서 공구해 파는 B 블로그는 공지 사항에 ‘구매 전 필독 사항’을 총 12가지나 적어놨다. 구매 후 주문 확인 문자는 따로 주지 않는다, 해외 배송 특성상 교환 및 환불이 되지 않으니 신중히 구매해달라, 가격 문의는 비밀 댓글로 해라, 입금 순으로 선착순 마감된다, 정품이 확실하니 정품 맞는지 문의하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다. 판매자가 제품 가격과 무통장 입금 계좌를 전체 공개하지 않는 경우 탈세하기 쉬울 뿐 아니라, 게시물 아래 비공개 댓글이 많이 달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용이하다. 해당 상품이 마감되면 관련 게시물과 피드를 삭제해 구매자들의 피드백을 애초에 차단하는 것도 팔이피플의 전형적인 수법 중 하나다. 26살 대학생 L씨는 최근 인스타 마켓을 통해 빈티지 명품을 구매했다. 판매자에게 상세 사진을 요청해 스크래치와 사용감 등을 확인한 후 1백만원이 넘는 금액을 계좌 이체했지만 배송을 받고 보니 제품 상태가 사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해외에서 바잉한 정품이라는 말에 혹해 구매했지만 정품 보증서나 감정서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확인할 길이 없었고, 빈티지 특성상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하다는 점을 미리 고지받았기에 환불은 꿈도 못 꿨다고 한다.
 
 

팔이피플의 공식?

다이어터는 효소, 육아스타그램은 순한 기초 화장품 혹은 유산균, 뷰티 인플루언서는 본인이 만든 화장품…. 어느덧 이 바닥에서 ‘공식’으로 통하게 된 것들이다. 그런데 이들 제품이 시중의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품질이 더 좋은지는 의문이다. 팔이피플의 럭셔리한 일상을 동경하는 팔로어는 그들이 파는 제품을 사면 본인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파는 제품을 홍보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인스타그램을 직접적인 상거래 수단으로 이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정당한 방법으로 거래를 하는 업자 대부분은 인스타그램을 홍보나 이벤트 진행을 위한 부수적인 수단으로 이용할 뿐 결제는 공식 홈페이지나 오픈 마켓에서 진행한다.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며 한편에서는 다이어트 효소를 판매하는 유세윤의 부캐 ‘까치블리’가 인스타그래머들 사이에서 은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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