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작 좋아하는 사람들 다 드루와~ 전설의 괴작 7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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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 좋아하는 사람들 다 드루와~ 전설의 괴작 7

기묘한 꿈속 세계부터 잔혹한 고문실, 바퀴벌레와 날아다니는 ‘헬창’의 모험까지. 어린 시절 트라우마의 한 축을 이뤘던 전설의 괴작을 모았다.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08.18
 

CHILLER (1986)

▶ EXIDY, ARCADE, 건슈팅

서구의 고전 게임 사이트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추억의 건슈팅(총을 겨냥하고 화면 속 표적을 쏘는) 게임. 주로 ‘엽기’, ‘호러’, ‘잔혹’ 등의 키워드가 따라붙는데, 그래픽이 너무 구려서 마치 초등학생 조카가 일탈을 꿈꾸며 그린 그림 같다. 그래도 게임 콘셉트 발상만큼은 경이롭다. 보통 건슈팅 게임은 악마, 괴물 따위를 물리치는 게 목적이지만, 이 게임의 목적은 창의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줄에 매달린 칼을 떨어뜨려 목을 자르고, 나사를 쏘아 머리를 터뜨리면 고득점하는 식이다. 애들 하라고 만든 게 맞나 싶다.
 
 

THE MYSTIC MIDWAY: PHANTOM EXPRESS (1993) 

▶ PHILIPS POV ENTERTAINMENT GROUP, CD-I, DOS, 슈팅

롤러코스터에 탄 채 가까이 다가오는 사물을 쏘아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게임 레벨은 인생의 주요 분기점인 ‘유년기’, ‘청년기’, ‘신혼기’ 같은 제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 시기에 트라우마가 될 법한 사물이 적으로 나타난다(신혼기에는 요람이 나타난다!). 조악한 인게임 그래픽과 달리 오프닝 시퀀스에서 실제 배우가 열연하는 부조화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 ‘라떼’가 한창 게임하던 이 시절엔 실사 그래픽이 기술력의 상징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이겠다. 기괴한 분위기와 기분 나쁜 일러스트, ‘애들’ 게임 같지 않은 주제 의식까지 탑재한 당대의 괴작.
 
 

즌즌교의 야망 (1994)

▶ SEGA, ARCADE(SYSTEM C2), 슈팅

댄스로 세계를 정복하려는 사이비 종교 ‘즌즌교’를 무너뜨리기 위해 부처님의 사자인 두 보살이 적을 물리친다는, 병맛 같은 스토리로 전개되는 게임. 시종일관 불쾌한 형상을 한 캐릭터들이 정신없이 움직이며 공격을 해댄다. 이를 수비하면서 보스를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 난이도가 나름 재미있는 수준을 넘어 승부욕을 불타오르게 할 정도고, 시청각적으로 지나치게 불쾌한 요소도 없기 때문에 방심하다 빠져들기 딱 좋다. 게임이 발매된 시점이 1995년 ‘옴 진리교 사린 가스 살포 사건’이 터지기 직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플레잉하면 더 기묘하다.

 
 

THE DARK EYE (1995) 

▶ INSCAPE, PC, MAC, 어드벤처 

“시대를 앞서갔다”는 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비주얼을 구현했다든가, 주류로 취급받는 요소를 과감히 배제했다든가, 혹은 창작 발상 자체가 독특하다거나. 요컨대 당대의 모든 혁신적인 시도에 부여되는 찬사. 이 세 요소를 모두 갖춘 게임이 바로 〈THE DARK EYE〉. 시신 같은 캐릭터와 곰팡이로 가득한 배경, 음산한 목소리로 더빙된 사운드까지 게임을 채운 모든 요소가 빠짐 없이 불쾌하다. 그 모든 불쾌감을 감수하고라도 플레잉하게끔 동기를 부여하는 건 에드거 앨런 포의 〈아몬틸라도의 술통〉 〈모르그가의 살인〉 같은 명단편을 차용한 탄탄한 스토리라인.

 
 

초형귀: 궁극무적은하최강남 (1996)

▶ 메사이어,  PS, SS, 슈팅
근육질의 사내가 하늘을 날며 땀을 쏘는 헬창 저격 슈팅 게임. 이 정도면 피지컬 채널계 1타 크리에이터인 김계란의 유튜브에 소개될 법도 하지만 그는 게임에 딱히 관심이 없어 보인다. 2D 일러스트로 제작된 기존 시리즈와 달리, 세 번째 시리즈인 이 작품은 무려 실사 그래픽을 도입했다. 제작자가 스테로이드 도핑을 했거나 전날 회식 때 프로틴을 ‘한사바리’ 들이켠 게 분명하다는 가설이 돌았을 정도. ‘하늘을 나는 건 근육이 아닌 비행기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플레잉해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이 의외로 재밌어서 한번 더 불쾌하다. 그래서인지 후속작이 여전히 계속 나오고 있더라.
 
 

BAD MOJO (1996) 

▶ PULSE, ENTERTAINMENT, PC, MAC, 어드벤처

연구 자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벌레가 돼버린 곤충학자의 모험을 그린 어드벤처 게임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모티브로 했다는데 딱히 철학적인 메시지는 없다. 다만 방향키 하나로만 장애물을 피하고, 물리법칙을 이용해 난관을 헤쳐나가는 독특한 플레이 방식은 꽤 신선했다. 조악하지만 당시엔 꽤 괜찮은 평가를 받았던 그래픽과 완성도 높은 퍼즐 요소도 반응이 좋았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망했다.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를 2시간 내내 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LSD: DREAM EMULATOR (1998)

▶ OUTSIDE DIRECTORS COMPANY, PS1, PSN, 어드벤처

온통 안개로 자욱한 바깥세상과,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실내. 불안감이 엄습하는 가운데 우연히 맞닥뜨린 기괴한 생명체와 몸이 부딪치는 족족 미지의 장소로 떨어진다. 〈LSD〉는 부제 그대로 제작진이 꾸었던 ‘불쾌한 꿈’을 실현한 게임이다. 분명 생생하게 느꼈지만 깨어나면 희미하고 혼란스러운 개꿈처럼. 손가락이 이끄는 대로 게임을 즐기다 보면 절로 탄성을 뱉게 될 것이다. “아, 진짜 개 같은 게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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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reelancer editor 조웅재
    photo by 각 게임사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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