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부엌 액세서리 하나로 행복해지는 법

특별해서 갖고 싶고 유용해서 쓰고 싶은 부엌 살림 위시 리스트.

BY김혜미2021.04.21
살림은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해 나가는 일이다. 취향이 확고한 사람에게는 꿈속에 그려둔 그림을 하나둘씩 눈앞에 펼쳐 놓는 일이고, 그렇지 않은 이에게는 순간순간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선택한 것들의 결과물을 모으고 닦고 쓰는 일이다. 계획한 것이든 우연한 것이든 어떤 형태로든 모습을 갖추게 되면 묘한 만족감이 차오르고 한 곳에 시선을 두고 감상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살림은 노동이 아닌 완전한 유희가 된다. 마음에 드는 공간이나 사물을 두고 약 세 발자국 정도 뒤로 물러나 찬찬히 훑어보며 흐뭇해하는 순간이 잦아지는 것이다.
 
살림의 속성에 대해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반복과 변화 사이를 오가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완벽한 가구 배치라고 해도 때때로 바꿔줘야 다시 설렐 수 있고, 계절이 바뀌면 계절의 느낌과 잘 어우러지게 단장을 해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풍경일 수밖에 없기에 변화를 만들어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야 한다.  
 
부엌 살림 중에 가장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조리도구와 그릇일 테지만 이런 것들을 마음 내키는 대로 바꾸기엔 금전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부담이 따른다. 그래서 기분 좋은 변화를 주기 위해 시선을 돌리게 되는 건 주로 작고 귀여운 부엌 소품들이다. 과일을 집거나 한입 크기로 자른 음식을 먹기 위해 사용하는 작은 포크나 픽(일명 이쑤시개), 컵 아래 두는 코스터, 젓가락 받침과 같은 것들. 부피는 매우 작고, 없으면 크게 불편하지 않을 만큼 존재감도 미미하지만 있으면 조금 더 편리해지고, 무엇보다 매일 보는 물건들을 조금씩 달리 보게 하는 좋은 액세서리가 되어 준다. 같은 옷을 입었을 때 액세서리만 바꿔도 기분이 화사해질 때와 같은 이치다.  
 
매일 쓰는 물건이 안락함을 준다면 기념일처럼 등장하는 작고 귀여운 액세서리는 기분 전환에 꽤 도움이 된다. 평범한 일상의 물건을 더욱 반짝거리게 한다.  
 

버팔로 호른 포크 & 스푼
태국 치앙마이를 기점으로 활동하는 브랜드 ‘enough for life’의 제품. 손잡이 끝에 조개 문양을 그려 넣은 스푼과 손잡이가 짧은 포크의 패턴은 공장에서 만든 듯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퍼져 있다. 이 브랜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버팔로 호른과 자개로 만든 작은 부엌 아이템인데, 각각이 갖고 있는 패턴과 빛깔이 모두 달라 미술 작품을 감상하듯 다양한 면에서 바라볼 때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빛에 반사되면 오로라를 닮은 빛깔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꽤 아름답다.  
상품 문의 @enoughfortoday.made
 

골드 픽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디저트나 과일 등 작은 음식을 쉽게 집고 나를 수 있도록 만든 물건이다. 기존에는 이쑤시개처럼 디자인을 전혀 가미하지 않거나 손잡이 부위에 플라스틱이나 세라믹 소재의 오브제를 다는 등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양극단의 제품들 속에서 발견한 골드 픽은 심플한 디자인에 한끗차 센스를 더했다. 골드빛 몸체는 화이트, 블랙 접시에 올렸을 때 특히 더 잘 어울리고 모던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손잡이 부위에는 원형, 구형 등 몇 가지 쉐입으로 구성해 단조로움을 덜었다. 음식에 꽂을 때 높낮이와 경사를 달리하면 그것 자체로 재미있는 플레이팅이 된다.
 

풀 빨대  
코로나 이후 카페를 가는 일이 줄고 홈카페를 즐기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 그런데 차가운 음료를 마실 때마다 빨대의 부재가 늘 아쉽다. 컵을 벌컥 들이켜게 되면 얼음과 이가 정면 충돌하게 되니, 제대로된 음료를 음미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그렇다고 플라스틱 빨대를 사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고. 그럴 때 풀 빨대는 좋은 소품이 된다. 이것은 베트남 풀을 잘라 만든 것인데 속이 비어 있고 단단한 껍질로 이뤄져 있다. 차가운 음료를 온전히 맛볼 수 있고, 자연 소재인 만큼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다. 종이 빨대처럼 쉽게 뭉개지지도 않는다. 특히 토마토를 갈아 차갑게 만든 가스파초를 먹을 때 함께 곁들여 보기를. 빨간 가스파초와 초록색 풀 빨대의 조화는 눈으로 보기에도 마실 때에도 싱그러운이 급상승한다.

 

Keyword

Credit

  • 글 조한별
  • 사진 이주연(이주연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