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거기 언니들 다 드루와봐! 여성을 위한 소사이어티 6

여성들을 위한 소사이어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곳에서 ‘나’를 주제로 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여성들을 ‘연결’해주며 느슨한 연대를 이뤄내고 있는 여성을 위한 플랫폼과 커뮤니티를 모았다.

BYCOSMOPOLITAN2021.03.10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멤버십, 헤이조이스

‘헤이조이스’는 일하는 것에 누구보다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다. 이 서비스의 시작점엔 헤이조이스 이나리 대표의 SNS 글이 있었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 문법과 원칙에 충실하게 27년을 일하고도 커리어적인 질문을 받아야 하는 나로부터 현실 자각이 됐다”라는 이나리 대표의 글에 많은 사람이 공감했고, 그 공감이 그들과의 ‘커피 한잔’으로, 또 헤이조이스로 이어졌다. 헤이조이스는 멤버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커리어 개발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촘촘하게 기획된 각종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분야의 멤버들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해준다. 헤이조이스 홈페이지를 보면 길을 먼저 거쳤던 혹은 함께 거쳐가고 있는 여성들의 커리어를 주제로 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데, 멤버들은 다양한 모임과 이벤트를 통해 역량을 개발하고 커리어 컨설팅도 가능하다. 선릉역 인근에 라운지, 라이브러리, 미팅 룸 등을 갖춘 멤버 전용 아지트도 운영하고 있다. ‘일잘알’ 여성이 되기 위해 자신을 버리면서도 ‘명예남성’이 돼야만 했던 여자들에게 ‘자기다운 삶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헤이조이스. 이곳을 통해 일하는 여성으로서 어떤 ‘전망’을 발견하게 된다.
 
 

여성들을 위한 오프라인 커뮤니티, 울프소셜클럽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티 하면 ‘울프소셜클럽’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곳은 여성들의 연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의 저자이자 프리랜스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며 스텔라 아르투아 광고의 “꿈은 단절되지 않는다” 등의 카피로 주목받은 김진아 대표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카페 겸 바, 울프소셜클럽은 그 공간이 주는 매력만으로 밤낮없이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 이곳이 더 의미 있는 건 울프소셜클럽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던 여성 커뮤니티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교류, 여성 연대의 필요성에서 비롯된 이 공간에서 여자들은 직접 얼굴을 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지지와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비정기적으로 토크, 북클럽, 워크숍 등 소셜 프로그램이 열리는 울프소셜클럽은 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하기에 가장 ‘안전한’ 공간인 셈. 이곳을 찾으면 비슷한 현실에 처한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
 
 

여성 창작자들을 위한 소비, 나이스숍

‘나이스숍’은 일명 ‘여성을 위한, 여성에 대한, 여성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셀렉트 숍이다. ‘나이스프레스’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김은하 디렉터와 윤장미 디자이너가 연 공간으로, 여성 창작자들의 작품을 주체적으로 선보인다. 아트 피스나 라이프스타일용품을 선보이는 나이스숍의 제품은 온라인 홈페이지나 을지로에 있는 오프라인 숍에서 판매 중이다. 이들은 좋은 작품을 골라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나이스유니온’이라는 이름으로 아티스트와 협업 상품을 만들어 창작자를 지원하기도 하고,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여성 창작자들의 인터뷰와 그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한다. 여성 창작자들의 삶을 엿보고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를 주는 셈. 더불어 나이스숍은 여성이 만든 물건을 심도 있게 소개함으로써 ‘여성들을 위한 소비’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여성 영화 플랫폼, 퍼플레이

당장 댈 수 있는 OTT 서비스만 해도 네다섯 개는 떠오른다. 하지만 ‘여성 영화 플랫폼’이라고 하면 쉽게 떠오르는 곳이 없다. ‘퍼플레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여성 영화 플랫폼을 구축했다. 여기서 말하는 여성 영화란 여성 감독이 만들었거나,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거나, 젠더 이슈와 성평등에 대한 시각을 담아낸 영화라고 보면 된다. 주류 영화판과 기존 유통시장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여성 영화들은 퍼플레이에서 새롭게 빛을 보게 되는데, 훌륭한 여성 영화라면 제작 시기나 장르, 길이와 상관없이 퍼플레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감상할 수 있다. 퍼플레이를 단순한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로 설명하긴 아쉽다. 일례로 퍼플레이에서 이경미 감독의 영화 〈아랫집〉을 감상하면 결제 수익의 일부를 십대여성인권센터에 후원하고 퍼플레이와 연계된 온라인 매거진 〈퍼줌〉은 여성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글과 담론을 생성해내고 있다. 작년 발표된 영화진흥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 중 여성의 비율은 꾸준히 50%를 넘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성 감독은 겨우 10%를 넘는다. 이를 바꾸려면 일단 여성들이 만든 콘텐츠가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공유돼야 한다. 지금 여성들에게 퍼플레이와 같은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다.
 
 
 

여성을 위한 토크쇼, 영혼의 노숙자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의 호스트 셀럽 맷은 〈영혼의 노숙자〉를 ‘코미디 방송’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 방송은 일말의 ‘찜찜함 없이’ 웃긴다. 남자들이 주류인 방송 프로그램에서 방영되는 성감수성 결여된 개그 코드와는 ‘급’이 다른 드립이 난무한다. 셀럽 맷이 이 방송을 코미디 방송이라 주장하긴 하지만 〈영혼의 노숙자〉는 여성 중심 콘텐츠를 기획력 있게 소개하고 쉽게 만날 수 없던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방송이다. 〈보건교사 안은영〉을 쓴 정세랑 작가부터 뮤지션 오지은, 〈벌새〉의 김보람 감독 외에도 많은 여성 창작자가 〈영혼의 노숙자〉를 통해 여성, 젠더 이슈, 인권 등에 대해 명확한 시선을 공유한다. 〈영혼의 노숙자〉를 듣다 보면 세상엔 참 멋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여성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 셀럽 맷은 공개 방송이나 워크숍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여자들을 모았다. 〈영혼의 노숙자〉를 듣다 보면 마음 맞는 사람들이 속을 터놓고 만났을 때 생겨나는 어떤 시너지를 발견하게 된다. 꼭 ‘커뮤니티’라 이름 붙이지 않아도 이 속엔 분명 어떤 연대와 커뮤니티성이 있다.
 
 

여성의 성적 자아를 위한 콘텐츠, 코니

오디오 스토리 플랫폼 ‘코니’. ‘더 섹시한 어른들을 위한 센슈얼 오디오 스토리’ 코니는 말 그대로 성인들을 위한 오디오물을 만드는 플랫폼이다. ‘여성들이 성적 욕망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 플랫폼. 코니는 성인들을 위한 콘텐츠의 대부분이 남성을 겨냥하고, 남성 중심적인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와는 다른 콘텐츠를 만든다. 여성을 소극적이거나 획일화된 시선으로 그려내지 않는 성인 콘텐츠를 만드는데, 알다시피 이런 콘텐츠는 정말 드물다. 코니에 들어가면 야릇한 제목을 단 다양한 오디오 클립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콘텐츠에 나오는 여성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욕망에 당당하고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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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reelancer editor 김소희
  • art designer 김지은
  • photo by Getty Images(메인)/공식 홈페이지(퍼플레이
  • /헤이조이스)/인스타그램(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