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책 5

소설, 산문, 짧은 글귀. 뭐든 읽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책 5권

BYCOSMOPOLITAN2021.02.15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 은행나무
번아웃이나 슬럼프에 빠졌다고 말하면, 돌아오는 냉랭한 답. “네가 뭘 했다고?” 한 번이라도 ‘버닝’을 해봐야 번아웃에 빠지고, 한 번이라도 톱에 있어봐야 슬럼프에 빠지는 걸까? 지치고, 무기력한 것마저도 자격이 필요한 걸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스스로 제대로 보살피지 않는다면, 누구나 번아웃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정신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피로를 느끼는 사람의 자격이나 기준은 없다고 강조하며 이 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함께 소개한다. 그 어느 때보다 쉼이 갈급한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

호다 코트비 외 | 한국경제신문
때론 뻔하디뻔한 것이 정답일 때가 있다. 날마다 스스로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면 어떤 글귀 하나에 의지해도 괜찮다. 미국 방송인 호다 코트비가 SNS에 올린 수많은 명언 중 365가지 문장을 담은 책이 발간됐다. 힘들거나 지칠 때는 앞으로 1년 내내 매일 하루에 한 문장씩 대책 없이 기대기 좋다. 집중해서 단어 하나하나 의미를 파악할 필요도, 행간을 고민할 필요도 없는 가벼운 책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 묵직한 메시지보다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위로가 훨씬 더 가치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문구는 옳다

정윤희 | 오후의서재
그동안 우리는 수집가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맥시멀리스트처럼 그저 많이 사 모으는 사람. 그 생각을 바꿀 계기를 마련해줄 책이다. 많이 모으는 것보다 많이 좋아하고, 많이 알고 있는 것. 일명 ‘프로문구러’라고 스스로를 정의한 저자는 자신이 모은 문구 중 30개의 애장품을 선별해 다양한 스토리를 담는다. 우주에서는 물론 영하 35℃에서도 술술 써지는 스페이스 펜, 커피 캡슐을 재활용해 만든 환경 볼펜 등 소소하면서도 흥미로운 문구 이야기가 가득하다. 사람의 손을 타야지만 생명력을 발휘하는 무생물 문구에 대한 애정이 글 곳곳에서 느껴진다.
 

2인조

이석원 | 달
나 말고 타인의 이야기를 하는 건 쉽다. 생각해보면 나는 나 자신과 가장 서먹하고 어색했는지도. 이 책을 보면 불현듯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동안 가족, 친구, 연인 등과의 관계에 관한 글을 썼던 저자는 이번에는 나에 대해 쓴다.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 잘 지내는 일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이 책은 일상에 지쳐 몸과 마음이 무너져버린 사람이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보낸 1년의 시간을 담은 기록이자 남은 생을 도모하기 위한 새로운 다짐이기도 하다.
 

우한일기

팡팡 | 문학동네
한때 ‘우한폐렴’이라 칭한 바이러스 탓에 온 세상이 외면했던 중국 우한. 저자는 인구 1천만의 대도시 우한의 참상을 웨이보에 쓰기 시작하지만 중국 정부의 검열로 글은 삭제된다. 중국 네티즌은 댓글 릴레이를 펼치며 우한의 실상을 알리는 데 동참한다. 그렇게 저자의 우한 일기는 해외 언론에 보도된다. 그런 우한에서도 새 생명은 태어나고, 독거노인의 끼니를 염려하며, 환경미화원들은 거리를 청소한다. 저자는 비극적인 바이러스 확산의 책임이 우한 소시민이 아닌 고위직들에게 있음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중국에선 출판되지 못했지만, 분명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