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형태가 있다면 어떤 모양일까? 분명 빨간 하트 모양만은 아닐 것이라 믿는 당신을 위해 코스모가 찾아왔다. 사랑을 검정 세모, 파란 네모, 노랑 다이아몬드라 말하는 영화 5편! 밸런타인데이라고 주구장창 플레이하는 달달 하기만 할 뿐인 영화에 진절머리 났다면 이 영화 어떨까? 달고 짜고 맵고 때론 씁쓸한 사랑 이야기가 당신의 감성을 똑! 두드릴 것이다.
사랑이 시작할 때의 설렘, 시간이 지나며 점차 흐릿해져 갈 때의 씁쓸함 그리고 결국 끝이 나고 말았을 때의 슬픔을 모두 담아낸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 고난과 역경을 모두 이겨내고 마침내 마주한 두 주인공이 직면한 것은 진작 변해버린 서로에 대한 감정이었다. “좋았던 것이 그대인지, 그때인지”란 한 줄 평에 진심으로 공감하게 되던 영화였다.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배우 안톤 옐친의 열연이 돋보이던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를 감정과 추억 사이에서 골몰하는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다.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래서 모두가 사랑에 빠지는 것 아닐까? 사랑을 믿으라 이야기하는 수많은 영화들 사이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스며드는 영화 “버팔로 66”. 이상한 우연으로 얽힌 레일라에게 위로 받으며 사랑에 빠져버린 빌리의 모습에 우리는 두근거려 웃게 된다. 초반 빌리의 만행은 결코 용서될 수 없지만,, 그 지점만 참고 넘어간다면 이 이상한 사랑 영화의 매력에 흠칫 놀라게 될 것이다. 1998년도 영화지만 기나긴 간극이 결코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연출과 미장센이 아름다운 영화 “버팔로 66”. “핫초콜릿 사준 댔지 누가 뽀뽀 해준대? ”라 빌리가 외쳤던가, 이번 밸런타인데이에는 달기 만한 초콜릿 대신 씁쓸하기까지 한 이 영화 어떨까!
부잣집 딸이 아버지의 관심을 끌기 위해 꾸민 납치 자작극에 얼떨결에 범인으로 끼어든 남자, 거짓말과 사건 사고가 얽매이며 둘의 감정도 꽁꽁 얽혀간다. 어렸을 적 하이틴 로맨스 좀 봤다는 사람이면 알 “클루리스”의 주인공 알리시아 실버스톤과 베니시아 델 토로의 케미가 폭발하는 영화 “트렁크 속의 연인들”. 무려 베니시아 필모 역사상 유일한 로코라니 더욱 놓칠 수 없다! 다소 거칠고(?) 보편적이지 않은 사랑이야기에 목말랐던 당신에게 “트렁크 속의 연인들”을 진심으로 추천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나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어요. 스포트라이트 받는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이 열렬히 사랑하고 있을 때 무대 밖 객석에서 쓸쓸히 그들을 지켜보던 한 사람. 짝사랑의 슬픔을 이토록 잘 그려낸 영화가 있을까? 조쉬 하트넷과 다이앤 크루거의 연애담에 기쁘고 또 슬프다가 이 영화의 사랑 이야기에서 철저히 타자였던 로즈 번 때문에 아프다. 영화가 끝나고 흐르는 콜드플레이의 OST를 들으며 영화 타이틀을 다시 골똘히 바라보게 되는 씁쓸한 사랑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아파서 미치게 사랑스럽다.
‘넌 마치 신이 내게 내려준 선물 같아. 신에게 따지고 덤비다 가도 신이 널 가리키며 ”나쁜 것도 만들었지만 얘도 만들었지”하면 난 할 말이 없어지지.’ 이보다 특별하고 절절한 사랑 고백이 또 있을까? 우디 앨런이 감독 겸 주연을 맡은 무려 1979년 작 “맨하탄”을 당신과 함께 보고 싶다. 흑백 화면 속 넘실거리는 그 시절 뉴욕의 풍경과 두 주인공의 자의식 과잉(?) 사랑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염세적이라서 더 낭만적이게 느껴지는 “맨하탄” 속 사랑, 쓸쓸하고 허무해서 더욱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