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연말에 조용히 전시 보러가는 거 어때?

유독 다사다난했던 당신의 한 해를 다시 보게 해줄 5편의 전시.

BYCOSMOPOLITAN2020.12.12
 

〈Where Is My Voice〉  

2020년 상반기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 작가로 선정됐던 우정수 작가의 개인전. 패브릭을 사용해 회화에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질감을 자유자재로 표현한 신작을 선보인다. 특히 ‘Where the Voice Is’는 16개의 크고 작은 캔버스로 구성된 가로 2m, 세로 10m의 대형 회화다. 목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해 죽음으로 이끄는 세이렌의 이야기와 저주를 받아 남의 말대답만 반복하는 요정 에코의 이야기를 도상과 패턴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두 뱃사람을 그린 작품 ‘Where Is My Voice’와 대구를 이룬다. 작가가 ‘평면’을 탐구하는 방식은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가는 현대인의 여정과 닮았다. 평생 잃은 것을 찾아 헤매고, 그 과정에서 때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우리의 모습 말이다. 11월 18일부터 12월 23일까지, 두산갤러리 서울.
 
 
 

 〈각자도생〉

각자 살 길을 꾀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각자도생’. 하지만 저마다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을 모으면 그게 바로 우리가 함께 사는 모습이 된다. 이번 전시는 그런 관점의 전환을 포착한다. 4명의 작가는 저마다 퇴근 후 욕실에서 샤워기를 붙들고 우는 건지 노래하는 건지 모를 샤워 시간을 펠트 토이로 표현하거나, 동화 같은 회화 속에 인간과 동물의 삶의 경계를 모호하게 그려내는 위트를 발휘한다. 짐짓 발랄해 보이는 작품 속에서 관람객들은 혼자 거울을 들여다보다 눈물짓던 순간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필사적이고 짠내 나는 혼자의 삶을 이렇게 밝은 색채로 표현한 작품들은 홀로 설 수 있게 되기까지 고군분투한 우리에게 건네는 응원이기도 한다. 12월 10일부터 2021년 1월 16일까지, 도잉아트. 
 
 
 

〈It’s Crucial to Have an Active Fantasy Life〉  

공공장소에 언어를 ‘설치’해 사회가 당면한 이슈를 직시하게 하고 관람자 간의 감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특기인 작가 제니 홀저. ‘생생한 공상을 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뜻의 이번 전시 제목은 현실을 고민하는 한편 내일을 꿈꾸는 작가의 지향점을 또렷이 드러낸다. 이번에 처음 공개하는 수채화 시리즈는 2016년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한 FBI의 수사 결과를 정리한 ‘뮬러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작한 신작이다. 12월 10일부터 2021년 1월 31일까지, 국제갤러리 K2 , K3. 
 
 
 

〈단순한 진심: 51 Lives〉  

뉴욕에서 살며 활동하는 재미 작가 박유아의 개인전이 열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초상 작업을 지속해온 작가가 ‘정체성 탐구’의 연장선에서 이번에는 해외에 입양된 한국인들의 삶을 다룬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인 영화 감독 글렌 모레이가 한국 해외 입양인들의 기억과 경험을 기록한 인터뷰 형식의 다큐멘터리 〈사이드 바이 사이드〉를 재해석한 초상 프로젝트다. 한국 전통 종이인 장지에 한국화에 쓰이는 분채를 덧칠해 그리는 작가의 오랜 화풍 덕분에 인물들의 모습은 한층 더 담백하게 다가온다. 전시 제목은 인간 실존의 가치를 사심 없이 바라보려는 인간애가 담긴 태도를 뜻한다. 12월 15일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시프리앙 가이야르 개인전〉  

시프리앙 가이야르는 유목민처럼 전 세계를 탐험하며 작업하는 프랑스 출신 작가다. 무구한 자연과 과거의 유적, 현대의 건축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가 결합하고 또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풍경은 작가에게 멜랑콜리와 매혹을 불러일으키는 ‘도시적 폐허’다. 대표적 비디오 작업인 〈Cities of Gold and Mirrors〉는 웃통을 벗은 채 보틀에 든 독주를 원샷하는 청년들과 바다를 유영하는 돌고래, 금빛 석양을 반사하는 칸쿤 호텔의 창과 유적 한가운데서 춤 추는 사람을 마치 콜라주처럼 연결해 보여준다. 이중노출 폴라로이드 작품 등 신작 26점도 선보인다. 11월 27일부터 2021년 1월 17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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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예린
  • Design 김지은
  • Photo by 각 미술관
  • 기사등록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