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되었건, 우리는 침대에 누워 잠이 들 때까지 몇 시간이고 인스타 피드를 둘러보다, 다음날 일어나 다시 또 인스타 피드를 스크롤한다. 물론 우리의 집 안에서. 반복적인 일상이지만, 그래도 안전하기는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계 종사자들의 하루는 정반대다. 개인용 보호구(PPE)를 착용하고 노출을 최소화한 후, 이 여성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확진된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이 근무하는 병원이 전례 없이 환자들로 넘쳐나고 있는 와중에 말이다. 하지만 당신이 무슨 일이 있어도 침대에서 일어나 회사에는 지각하지 않고 출근하듯, 의료계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코스모폴리탄은 뉴욕에 위치한 코로나 치료 전문 병원에서 근무하는 세 명의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들어보았다. 복도에서 탈의하는 것에서부터 쉬는 시간에 바느질로 마스크를 만드는 것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4:45 a.m.
저는 밖이 아직 캄캄할 때 일어나 바로 아침 루틴을 시작해요. 커피, 아침식사, 그리고 찬물 샤워.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언제 또 식사를 할 시간이 날 지 알 수 없지만, 채소와 토스트, 혹은 오트밀처럼 가벼운 식사를 하려고 해요. 그 날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설정하기 위해 준비를 하면서 고요함을 즐기는 편이예요.
6 a.m.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면 보통 30분이 걸리지만, 요즘에는 도시교통국이 열차 수를 줄여 시간이 더 오래 걸려요. 제 가족들은 러시아에 살고 있는데, 시차가 7시간 나기 때문에 주로 출근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전화를 한답니다. 통화를 하면서 전 괜찮다고,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주어요. 계속해서 가족들을 안심시키는 말을 반복해요.
6:45 a.m.
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근무시간이 시작되기 조금 전 병원에 도착해요. 병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병원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손 소독제를 사용한 후 유니폼과 보호구를 착용해요. 우리에게는 하루에 한 장의 N95 마스크가 배급된답니다. 이 마스크를 쓰고 그 위에 일반 의료 마스크를 덧대어 쓴 후, 고글과 안면 가리개, 그리고 머리 덮개까지 쓴답니다.
7 a.m.
제 근무시간이 시작되고 저녁 근무조가 케어했던 환자들의 상태에 대한 보고서를 읽어요. 평균적으로 하루에 4~5명의 코로나 감염 환자를 배정받아 회진을 돌며 그들을 보살펴요.
12 p.m.
제 환자들이 점심식사와 약을 제대로 받았는지 체크해요. 저는 환자에게 점심식사와 약을 같이 주려고 해요. 다른 기술자가 또 병실에 들어가야 될 필요가 없도록 환자가 식사나 약을 복용하는데 도움이 필요할 때 제가 도움을 주려는 이유랍니다. 우리 병원이 코로나 전문 병원으로 바뀐 후에는 우리도 최대한 많은 역할을 맡아 하려고 노력한답니다.
2 p.m.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에 좋은 시간이예요. 가끔 시간이 날 때에는 보호 장비를 벗고 근처의 작은 공원으로 가 맑은 공기를 쐬고 햇빛도 쬐곤 해요. 저는 어두울 때 출근을 하고 어두울 때 퇴근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할 때 야외에서 잠깐이라도 앉아있을 수 있는 것은 매우 소중하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그런 시간을 만들려고 하지만 자주 허락되지는 않아요.
4 p.m.
지금부터 6시 사이에 마지막으로 환자들을 둘러봐요. 이때 저녁식사와 저녁 약을 제가 맡은 환자들에게 드리면서 오늘 제 근무가 끝이 났다고 말씀드려요. 제가 안 보여도 놀라지 않으시기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는 것이지요.
7 p.m.
다음 근무조의 간호사들을 위해 리포트를 작성해요. 만약 저에게 5명의 환자가 배정되었는데 그 환자들을 여러 간호사가 나누어 배정받게 될 경우에는 각각의 심야 근무조 간호사를 위해 리포트를 따로 작성해야 해요. 리포트에는 각 환자의 상태와 그들이 입원한 이유, 그리고 그들에게 어떤 치료를 앞으로 더 해야 하는지 적어 넣어요.
8:15 p.m.
최근에 남자친구와 동거를 시작했어요. 그는 현재 집에서 원격으로 일을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온 몸을 꼼꼼히 소독해야 해요. 집 현관에 들어서자 마자 출퇴근할 때 입었던 옷을 모두 벗어 비닐봉지에 넣고 꼭 묶어 현관 옆 벽장에 넣어두어요. 그 후 바로 화장실로 달려들어가요. 손을 닦기 전에는 아무것도 만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요. 손을 닦은 후에는 샤워를 해요. 코로나 이후에는 매일 머리를 감아요. 모발 건강을 위해서는 이상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위생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요. 개인용 보호구를 매일 착용하고 난 후부터는 피부관리를 위해 보습도 신경 써서 하고 있어요. 샤워를 마친 후에는 청소용품을 화장실로 가지고 와 세정 살균제로 화장실 전체, 현관문 손잡이, 그리고 제가 신었던 신발을 모두 소독해요. 이렇게 하는데 30분 정도 소요된답니다.
8:45 p.m.
남자친구와 함께 드디어 앉아 저녁식사를 해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우유와 꿀을 넣은 차를 한 잔 마시기도 해요. 이때 남자친구와 각자의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 제 하루에 대해 최대한 상세하게 그에게 얘기해주어요. 물론 그는 제 걱정을 많이 해요.
9:30 p.m.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부업으로 하고 있는 일을 시작해요. 저는 The Off Label과 Masks for Masks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패션과 디자인을 사랑하는 제가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런칭한 의류 브랜드예요. 처음에는 제가 입을 드레스를 디자인해 입었는데 그걸 본 사람들이 저에게 연락을 해 비슷한 아이템들을 제작해달라고 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브랜드랍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저는 전국에 마스크 수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제가 가진 원단으로 대중들을 위해 마스크를 만드는데 주력하기 시작했어요. Masks for Masks의 모든 수익은 더 많은 마스크를 만들고 의료계 종사자들의 보호구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어요. 이와 더불어 우리는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에게 휴대전화 충전기를 제공하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어요. 아주 많은 환자들이 입원을 하면서 충전기를 가져오지 않거든요. 그것이 있어야 가족들과 연락을 할 수 있죠.
10:30 p.m.
아무리 늦어도 11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해요. 제 남자친구는 자기 전에 기타 연주를 하는데 저는 그게 참 좋아요. 얼굴에 수면 수분 팩을 올리고 침대에 누울 때 쯤이면 너무 피곤해 바로 잠이 들어요. 코로나가 시작되었을 때에는 참 힘들었어요. 우리 병원이 공식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치료 병원으로 선정되었을 때에는 너무 걱정이 돼 울음을 그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자리도 잡았고 이런 혼란에도 적응이 되었어요.

6:30 a.m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병원까지의 거리는 약 9.5km 정도예요. 저는 허드슨 강가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그 풍경이 꽤 아름다워요. 아주 조용하고 평화롭고, 흘러가는 물도 바라볼 수 있고요. 이 시간에 다가올 하루에 대해 생각하면서 원동력이 될 만한 음악을 들어요. 주로 제가 마라톤 트레이닝을 할 때 들었던 플레이리스트를 틀죠. 비욘세, 제이 지, 아니면 리아나의 음악이 대부분이예요. 텐션을 올려주는 음악들이죠.
8 a.m.
출근을 할 때는 평상복을 입어요.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 도착하면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워놓고 수술복을 입고 병원용 신발로 갈아 신어요. 그리고 가장 먼저 제가 근무하는 자리를 소독해요. 그 후 저에게 배정된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봐요. 그들의 진료기록을 보고 어제 밤 새로 입원한 환자들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아요. 병원 동료들과 일상에 대한 수다는 전혀 떨지 않아요. 요즘에는 오로지 코로나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눌 뿐, 다른 얘기는 전혀 하지 못한답니다.
9 a.m.
저는 호흡기내과 및 중환자관리 전문의예요. 더불어 일시적인 인공 폐의 역할을 하며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체외순환막형산화요법 프로그램의 책임자이기도 해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12명 정도를 동시에 치료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다른 담당의들이 맡아 치료하는 환자들로 가득한 여러 개의 중환자실을 총괄하게 되어, 최대 40명의 환자를 하루동안 보기도 해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영상 회의를 통해 해당 케이스에 대해 논의하기도 해요.
환자를 만날 때에는 알맞은 개인용 보호구를 착용해야 해요. 우선, 손 소독을 한 후 장갑을 끼고 가운을 입어요. 그렇게 하고도 여러 개의 다른 마스크를 덧대어 쓰고 안면 가리개를 착용하죠. 익숙해지고 나면 이것들을 다 착용하는데 한 5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반면 보호구를 벗는 것이 더 스트레스 쌓이는 행위랍니다.
사실 환자를 보는 것은 제 업무 중 가장 평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는 항상 심각하게 아픈 사람들을 돌봐 왔기 때문에 코로나에 걸린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별반 다를 것이 없어요. 그건 제가 잘하는 일이고 우리가 계속 해왔던 일이예요. 하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환자 수가 우리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이랍니다.
1 p.m.
1시나 1시 반 경에는 점심을 먹으려고 해요. 하지만 가끔 하루가 너무 바쁘게 흘러, 아침 이후에 아무것도 안 먹었다는 것을 깨닫았을 때쯤 시계를 보면 오후 4시가 되어 있곤 해요. 요즘에는 전보다 더 건강하게 식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로 집에서 먹을거리를 챙겨와요. 그래놀라 바, 요거트, 과일 조금 정도요.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물 마실 수 있을 때 마시고, 잠잘 수 있을 때 자 두라고 사람들이 말해요. 보통 저녁 시간에 퇴근을 할 때까지는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아요. 미공군에서 진행한 이번 코로나-19 의료진 감사 특수비행팀 행사도 온라인으로 시청해야 했답니다.
7 p.m.
저는 혼자 살아요. 그래서 제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노출할까 하는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답니다. 집에 가기 전 수술복과 병원 신발을 벗고 제 전화기와 컴퓨터를 소독한 후 가방에 넣어요. 저는 문을 열거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등의 행위도 무척 신경 써서 해요. 병원 밖으로 나와서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요. 아주 좋은 기분이예요. 사실 하루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랍니다. 허드슨 강을 오른쪽에 끼고 맨해튼을 앞에 두고 자전거를 타요. 제 하루를 되새겨보며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해보기에 아주 좋은 평화로운 시간이예요. 우리가 해온 일들과 앞으로 우리가 더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래서 집에 가면서 더 에너지가 넘치고 의욕적으로 마음을 다잡게 된답니다.
7시 전에 집에 도착하면 뉴욕시 박수치기 미션을 들기 위해 창밖을 봐요. 무척 감동적인 순간이죠. (주: 코로나-19를 위해 애쓰는 의료진들에게 오후 7시에 뉴욕 시민들이 베란다 등으로 나와 박수를 치면서 감사를 전하는 행위.) 생각보다 더 감동적이어서 놀랐어요. 지금도 여전히 시민들의 그 행위는 저를 기분 좋게 해준답니다.
일을 할 때에는 과장하지 않고 하루에 수백통의 문자를 받아요. 최대한 답장을 보내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아요. 일이 최고로 바빴을 때에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말하길 제가 한동안 아무 말도 안하고 지냈다고 해요. 전 제가 그랬다는 것을 전혀 몰랐고요.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 가족이 저에 대해 가장 많이 걱정해요. 항상 저는 괜찮다고 말하고 우리가 부족한 것 없이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한답니다. 병원에 있을 때에는 안전하다고 느끼면서 일을 해요.
8 p.m.
사실 “근무조”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제 하루는 제가 일어났을 때부터 시작해 제가 잠자리에 들 때에나 끝이 나는 것이예요. 계속해서, ‘내가 오늘 충분히 내 할 만큼의 일을 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어요. 지난 몇주간은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나쁘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병원에서 일을 하는 이유가 그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퇴근해 집에 와서도 환자 치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전화, 제가 퇴근한 후 입원한 환자들에 대한 보고 들을 받고 동료 의사들과 특정 환자들의 치료 계획 등에 대해 통화를 해요. 업무의 끝은 없다고 보면 돼요.
8:30 p.m.
처음에는 저녁식사로 파스타를 주로 먹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거나 생선 혹은 구운 채소 요리를 해먹으려고 노력해요. 요리를 할 때에는 뉴스를 틀어 놔요. 아니면 페이스타임으로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그 동안 못한 연락을 하기도 해요. 시간이 허락할 때 이런 식으로 친구들과 영상 통화를 하면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느껴져서 좋답니다.
10 p.m.
저 뿐 아니라 많은 동료들이 병원을 위해 교육 자료들을 만드는데 참여하고 있어요. 주로 집이나 주말에 이런 자료들을 만든답니다. 이렇게 만든 자료들은 주중에 영상 회의 시간을 통해 다른 의사들에게 발표를 해요.
12 a.m.
일반적으로 12시쯤 잠자리에 들어요. 저는 이상하고 선명한 악몽을 꾼 적이 없지만 그런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침대에 누울 때 쯤에는 너무 지쳐서 그냥 쓰러져 자기에 바쁘답니다.
2 a.m.
진료 자문 등의 전화로 새벽에 몇 번씩은 깨는 것이 보통이예요. 운이 좋을 때에는 밤새 잘 수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요.

6 a.m.
그 날의 첫 미팅이 언제 잡혔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시면 일어나요. 저는 브루클린에서 남편과 세 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7 a.m.
출근하기 전 남편과 함께 우리가 키우는 개를 산책 시켜요. 산책을 마치면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차에 타 병원으로 출근해요. 머리나 화장은 일체 하지 않아요. 추수감사절 즈음부터 머리를 만지지 않고 그냥 자연스러운 상태로 두기 시작했어요. 제 천연 헤어스타일이 오히려 관리하기 더 쉽더라고요.
8:35 a.m.
병원에서는 누구든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해요. 그래서 차에 비치돼 있는 수술용 마스크를 쓰고 병원 건물에 들어서요. 병동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보통 N95 마스크와 고글을 그 위에 더 쓴답니다.
12 p.m.
저는 우리 부서의 고급 응급의학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환자를 보는 일도 하지만 행정 일도 아주 많아요. 코로나-19가 터진 이후에는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이 필요한 물품을 잘 보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업무도 하고 있어요.
1 p.m.
일과 중에 무언가를 먹거나 마실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개인용 보호구를 모두 벗어야 해요.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는, 우리 부서가 회의실이었던 공간을 라운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예요. 라운지 밖에는 고리를 달아 사람들이 마스크나 보호막 등을 걸 수 있도록 했어요. 문 바로 옆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해 사람들이 깨끗한 공간에서 식사를 하거나 물 혹은 음료수를 마실 수 있게 했어요. 하루에 여러 번 환경 서비스 분들이 와서 그 장소를 청소하고 소독해주기 때문에 우리가 안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저는 응급 부서에서는 물 한 모금이라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봐요.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물 한 모금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올리는 행위로도 감염이 될 수 있거든요.
의사인 우리에게는 정해진 휴식시간이 없어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그건 마찬가지였어요. 응급의학과라는 특성상 원래 그렇답니다. 제 생각에는 개인용 보호구의 착용 때문에 사람들이 평소보다 휴식시간을 덜 갖는 것 같아요. 전 지난 12시간동안의 근무 시간동안 두 번의 휴식을 가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전례 없었던 위기 상황인 것은 분명해요. 하지만 우리는 위기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 속에서도 웃을 일도, 평범함도 찾는 답니다.
2 p.m.
요즘 전 하루에 200명 정도의 환자를 치료해요. 팬데믹 시대 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제 환자들 중 지금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것이 차이예요. 가장 심했을 때에는 200명의 환자 모두가 코로나-19 감염자인 경우도 있었어요.
7:30 p.m.
우리 집은 여행 온 친지들이 묶을 수 있는 별도의 아파트가 한 채 연결되어 있는 구조예요. 그래서 지금은 그 곳을 제 감압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 곳에는 별도의 화장실과 침실이 있어서 퇴근하면 바로 그 곳으로 간답니다. 집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옷을 전부 벗어요. 그런 후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난 후에 가족들이 있는 본채로 들어가죠.
집에 가면 아이들에게는 병원에서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걱정이 많은 6학년짜리가 있어서 괜히 병원 일을 집에까지 끌고 오지 않으려고 하죠.
10 p.m.
도시 전반에 걸쳐서 이번 위기 관리에 대한 연락을 많이 받고 있어요. 주로 저녁 시간에 그것들에 관한 업무를 본답니다. 퇴근을 했다고 해도 일을 완전히 잊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제 팀과 우리가 치료하는 환자들에 대해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단 한번도 업무 생각을 완전히 잊은 적은 없답니다. 가족들과 자전거를 타며 시간을 보내면서도, 머리 속으로, ‘이제 퇴근했으니 내일 아침까지는 병원과 일 생각은 일절 하지 말자,’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게 제 현실이예요.
12 a.m.
일을 하지 않을 때, 근무조가 아닐 때에는 자정 쯤 잠을 자요. 하지만 새벽 2시까지 병원에서 근무를 한 적도 많답니다. 힘든 날이었을 때, 응급실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을 때, 이런 날에는 잠을 잘 때에도 편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너무 피곤해서 골아 떨어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