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여자의 사정, 참아야 하는 걸까?

섹스로 방광 잠금 해제? 절정에 이르는 순간, 무언가를 분출하는 건 남자만의 영역이 아니다. 여태까지 ‘카더라’만 무성했던 여성 사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탐구해보자.

BYCOSMOPOLITAN2020.08.03
 
주말 오후,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이켜던 중 친구가 대뜸 어젯밤 남친과의 잠자리 얘기를 꺼낸다. 남친의 애무가 무르익어 친구는 급기야 ‘사정’을 하기에 이르렀고 시트가 흠뻑 젖은 나머지 새벽 3시에 장롱에서 새 시트를 꺼내느라 야단법석이었다는 것. 당신이 “오줌 싼 거 아니야?”라고 되묻자, 친구는 “여성 사정은 오줌과 다르다”고 맞선다. 진실을 알기 위해 폰을 꺼내 들지만, 수십 개의 인터넷 기사와 브런치 포스팅을 보고도 속 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여성 사정에 대한 기록은 이미 기원전 5세기부터 존재했다. 역사가 이리도 오래됐건만, 정확히 여성 사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너무나 많은 부분이 지금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언제 어떻게 그리고 왜 여성 사정이 일어나는지 명확히 밝히지 못했고, 무엇보다 여성의 사정액이 오줌이니 아니니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대략 10~54%의 여성이 섹스 중 액체를 분출하기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생각보다 많은 여성이 살면서 적어도 한 번쯤 경험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시오후키’라고도 부르는 여성 사정은 어쩌면 포르노에서 본 자극적인 장면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희 혹은 삽입 중에 여성들이 액체 줄기를 뿜어내는 모습 말이다. 미국의 포르노 사이트인 폰허브(Pornhub)에서 ‘여성 사정(squirting)’ 검색 횟수는 2011년에서 2017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고 남성보다 여성이 검색한 비율이 44%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 안에 샘 있다?
예일 의학대학의 자궁내과 및 골반재건술 최고 권위자인 오즈 하만리 박사는 여성 사정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검토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여성 사정 시 나오는 액체는 애액과 소변이 섞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소변이다(으익!). 하만리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대부분 여성 사정액은 남성의 정액에서 나타나는 단백 분해 효소인 ‘전립선 특이 항원’이라는 것을 포함한다. 이는 여성 역시 남성과 같은 방식으로 사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2013년 〈성 의학 저널〉에는 여성의 요도 가까이에 있는 요도곁샘 혹은 스킨샘이라고 하는 곳에서 생성되는 액체가 흥분 시 분출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실제로 스킨샘은 남성의 전립선과 기능 및 위치 등이 상당히 유사해 ‘여성 전립선’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하만리 박사는 중요한 사실을 지적한다. “여성의 몸에는 사정으로 분출될 만큼 많은 양의 액체를 만들 분비샘이나 액체 보관소가 방광 말고는 존재하지 않아요.” 여성도 남성의 정액과 비슷한 성질의 액체를 분비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거다.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이 또 있다. 여성 사정이 오르가슴 강도와 비례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사실이다. 여성의 몸에서 액체가 뿜어져 나오는 게 꼭 즐거워서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여성 사정은 요실금을,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성교 실금을 뜻할 수도 있다. 즉 삽입이나 오르가슴 시 방광을 조절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소변이 새어 나오는 것은 나이가 많은 여성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성교 실금은 모든 나이대 여성들에게서 20~30%의 확률로 일어날 수 있다고 헤더 바토스 산부인과 의학 박사는 말한다. 또 다른 산부인과 의사인 모건 웨스트는 성교 실금이 골반기저근의 상태와 연관 있다고 덧붙인다. 골반기저근이 튼튼하다면 섹스할 때도 당신의 방광과 요도는 완전한 잠금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당신이 원치 않을 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 근육이 약해 격렬한 섹스 끝에 힘이 풀리면 오르가슴의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사정의 폭풍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참아야 하는 것인가?
여기까지 얘기하고 나면 많은 여성이 갈팡질팡하게 될 것이다. 만약 진짜 오줌과 성분이 유사하다면, 섹스할 때 참아야 하는 것일까? 섹스할 때 종종 ‘오줌 쌀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는 이미래(가명) 씨는 “남자 친구는 그때마다 ‘싸! 싸는 게 좋아’라며 부추기지만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그게 사정이 아니라 진짜 오줌이면 뒷감당은 어쩌겠어요?”라고 매번 자신을 놓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당신과 파트너의 비위가 유리처럼 약하지 않은 이상 여성 사정은, 그리고 이 사랑의 액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섹스 후 뒤처리가 좀 번거롭겠지만 그것 때문에 분위기를 망치지 말자. 대부분의 사람은 여성 사정이라는 개념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섹시하다고 느낀다. 누군가가 당신을 너무도 흥분시켜 당신 몸의 제어력을 잃게 만드는 섹스라면 조금 지저분해지는 것 따위 뭐가 그리 중요하겠나? “데이팅 앱에서 만난 그는 제가 섹스한 남자 중 가장 현란한 애무 스킬을 자랑하는 사람이었어요. 탄력 있는 혀와 손가락으로 제 그곳을 집중 공략하는데, 말로만 들었던 여성 사정을 처음 경험했죠. 엄청나게 짜릿했어요!”라고 말하며 김수진(가명) 씨는 잠시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미국 산부인과 의사이자 〈마이 시크릿 닥터〉의 저자인 리사 랭킨은 책을 통해 이렇게 조언한다. “남자들은 절정에 달해 액체를 분출할 때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 당신도 그러면 된다.”
 
 

발원지 미상, 여성 사정의 역사

뉴욕 대학교 박물관학 조교수 일레인 에이어스 박사가 정리했다.
 
기원전 5세기 히포크라테스는 〈세대에 대해〉라는 논문에서 여성이 임신하려면 여성의 ‘정액’이 필요하다고 잘못된 주장을 펼쳤다.
 
4세기경 일본의 고문서에 따르면 오르가슴 시 여성의 생식기에서 나오는 액체는 일반적인 질 분비물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1672년 네덜란드 의사 레이니르 더 흐라프는 여성 전립선에 대해 여성의 성적 욕망을 극대화할 뇌하수체 액체를 생성하는 것이라 말했다.
 
1905년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질 점막의 비정상적인 분비’가 ‘히스테리’(‘자궁’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나온 말) 즉 정신 질환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성차별적이다!

Keyword

Credit

  • Write 카리나 셰이(Carina Hsieh)
  • Editor 김예린
  • Photo by Molly Cranna
  • Digital Design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