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겨울 바다 사진, 패션 사진가 7인의 결과물은?

시리도록 아름다운, 겨울 바다에 서린 사진가 7인의 아주 사적인 상념.

프로필 by 천일홍 2025.02.20
어릴 때부터 겨울 바다를 좋아했다. 파아란 바다와 그 위에 뿌옇게 깔린 안개. 1월의 겨울 한가운데서 마주한 바다는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장한빛

무작정 울릉도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겨울 바다 특유의 ‘짙음’과 ‘깊음’을 마주했다. 코를 찌르던 소금 냄새와 함께 갈매기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다.
— 김민주

고요한 마을에 파도 소리만 가득 들리던 일본 에노시마의 어느 바다. 휴식이 필요할 때 이따금 생각난다.
— 방규형

2015년의 어느 날, 북유럽과 러시아라는 말에 엄마와 이모가 떠나는 패키지여행에 겁 없이 깍두기로 따라나섰다. 노르웨이의 오로라, 러시아의 에르미타주를 직접 경험하겠다는 비장한 결심이었다. 하지만 관람을 가장한 겉핥기식의 여정에 지치고 예민해진 여행의 중간, 답답한 마음에 혼자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가당치도 않은 서러움에 잠겨 있을 때 이 바다를 마주했다. 서러움, 슬픔. 그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내던 시절이 나에게 있었다는게 왜 지금은 감사하게 느껴지는 걸까? 엄마에게 전화해야겠다.
— 이예지

일을 시작하기 전 떠난 여행. 에스토니아 탈린이라는 도시로 떠났다. 그곳에서 만난 바다에 수많은 고민과 다짐을 던지고 돌아왔다. 독립을 한 지금, 몇 년 전 찾았던 이 바다가 생각난다. 앞으로도 피어날 내 고민을 받아줄 바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 김수진

아이슬란드, 그곳에서 마주했던 파도는 기억 속 가장 큰 겨울로 남아 있다. 파랗고 생경했다.
— 윤송이

따뜻한 곳에서 연말을 맞이하는 기분은 어떨까? 궁금한 마음을 안고 크리스마스 시즌을 운 좋게 샌디에이고에서 보냈다. 적당히 서늘한 바람과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은 내가 다른 계절에 있음을 실감케 했다. 매서운 바람과 왠지 모르게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는 파도 소리는 온데간데없었다. 이곳 사람들은 내가 평생 경험한 겨울 바다와는 아주 다른 기억을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 권솔

Credit

  • Editor 천일홍
  • Art Designer 장석영
  • Digital Designer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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