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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평균 집중 시간이 3분? 도파민 중독
화제의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은 말한다. 직장인의 평균 집중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하다고. 그렇다면 도둑맞은 집중력과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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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는 일종의 사회적 설탕이다. 소셜 미디어가 나오기 전,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을 소모해가며 직접 만나야 했다. 만나러 집을 나서기 전부터 외모를 점검하고 옷도 맞춰 입으며 도파민을 소모한다. 그렇게 집을 나서서 한참을 이동해야 하고, 그 사람을 만난 뒤에는 낯선 장소에 들어가야 하고, 뭔가를 주문해서 마시거나 먹기도 한다.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가 관심 없는 주제더라도 잘 들어줘야 하고 적절히 반응도 해줘야 한다. 그것도 표정과 자세와 목소리 어조까지 적절하게 맞춰가면서. 그 와중에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주문한 음식이 맛없을 수도 있고, 누군가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계획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과 만나기도 한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그렇게 다채로운 사건들을 함께 경험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잡다함 속에서 우리는 실제 세상의 디테일들을 경험한다. 진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문화와 규범을 실습하고 내가 뭘 믿고 뭘 의심해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도 배운다.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과 신념을 형성하고 그걸 바탕으로 내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감각도 조정하게 된다. 도파민을 소모한 만큼 세상에 대한 경험과 지식, 자신감을 얻는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는 이 모든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상상 속의 만남과 가공된 사회 경험을 제공한다. 처음에는 좋아 보인다. 우선 시간 효율이 좋다. 소셜 미디어 속에서는 내가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즉시 만나게 해준다. 모든 중간 과정 없이, 딱 그 주제에 대해 수다를 떨고 정보를 교환하고 깔끔하게 접속을 종료할 수 있게 해준다. 소셜 미디어 속 만남은 현실 만남의 불편함을 제거하면서 사회적인 영양분을 섭취할 기회도 날려버린다. 더구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세상은 진짜와 다르다. 실제 세상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기괴한 사람들, 극단적인 의견을 더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만 보면 실제 세상의 평균에 대한 감각이 뒤틀리게 된다. 남이 하는 걸 구경하긴 해도 내가 직접 해본 건 거의 없다. 진짜 자신감은 내가 직접 해보는 데서 쌓이는데 말이다. 결국 겉보기에 편리하고 효율적이던 짧은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앞서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가 한탄하던 유체 이탈 상태에 도달한다. 우리는 멀티태스킹의 함정에 빠져 있다. 물리적인 몸뚱이를 건사하면서 동시에 온라인 공간에서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멀티태스킹이다. 그러나 뇌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공통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인간의 뇌는 멀티태스킹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뇌는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없다. 단, 이 일에서 저 일로 아주 빠르게 전환할 수는 있다. 그것을 우리가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전환 작업에는 비용이 든다.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전환하면서 그 작업에 맞게 뇌를 재설정하기 위해 주의력과 작업 시간을 소모하는 거다. 인간의 뇌는 책상과 같다. 한 번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정보량에는 제한이 있다. 책상 위에 있던 정보를 치우고 다른 정보를 올려놓으려면 어떻게든 뇌가 수고를 해야 한다. 이렇게 작업 전환을 반복하다 보면 그냥 한 가지 작업을 계속할 때보다 뇌가 더 빨리 지친다. 결국 전체 작업의 효율이 낮아진다. 실제로 최근 뇌 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메일이나 전화를 받는 상황에서 IQ 검사에 응답하면 평균 10점 이상 점수가 떨어지고, 시험에만 집중한 학생들에 비해 스마트폰을 켜놓고 시험을 치른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20점 이상 낮아졌다. 동시에 2가지 이상의 작업을 했던 그룹은 한 가지 작업만 했던 그룹에 비해 자기가 뭘 했는지 기억해내는 비율도 낮다. 어떻게 벗어날까? 멀티태스킹을 포기하고 의식적으로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습관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부터 정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니터 화면에는 작업에 필요한 것 외에는 절대로 켜놓지 않는다. 그리고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간다. 처음에는 아주 짧아도 좋다. 타이머를 켜놓고 5분만 그 일에 집중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들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 평균 3분에 불과했다. 그것에 비하면 5분은 대단한 시간이다. 만약 그 첫 5분 동안 작업에 집중하는 데 성공했다면 일단 스스로 내가 이 일을 한 번 완수했음을 확인한다. 뇌에 1회 경험을 적립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절차다. 그리고 다시 5분을 시작한다. 이렇게 5분씩 집중을 여러 번 적립하다 보면 이제 슬슬 5분으로는 아쉬워진다. 그러면 10분으로 늘리고, 다시 아쉬워지면 15분으로 늘리면 된다. 자, 이제 도파민 다이어트를 할 때다.
Credit
- editor 김미나
- writer 창근영(심리학 박사)
- illustrator 김다예
- art designer 김지은
-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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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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