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 Girl (이하 ‘C’): 언니, 오늘 날씨 기가 막힌다. 지구상에서 가장 좋을 것 같아!
Ferrari Lady(이하 ‘F’): 그러게, 11월에 시드니라니. 반팔 입고 크리스마스트리를 다 보네.

페라리 데이토나 SP3.

356 GTB/4 데이토나.
F: 모터쇼는 다양한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이지. 그렇지만 기존 고객이나 팬과 찐~하게 만나기는 아쉬울 수 있지. 그래서 페라리는 이렇게 자체 모터쇼처럼, ‘우니베르소 페라리’라는 연중 행사로 전시회를 열어. 이야기할 게 넘치는 브랜드니까.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은 얼마 전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론칭했던 ‘푸로산게’, 그리고 레고 조립 세트도 구하기 어려운 ‘데이토나 SP3’이다. 남반구에서는 두 모델 모두 처음 소개되는 자리였다. 우니베르소 페라리 전시장은 관람객을 하나의 길을 통해 6개 방으로 안내했다. F1, 클래시케, 커뮤니티, 프로덕트 레인지, 테일러 메이드, 아이코나. 그 순서를 따라 페라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페라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F: 도로에서 페라리 보면 어땠어?
C: 빨갛고… 납작하고… 빠르고…, 그래서 오히려 페라리를 천천히 운전하는 오너를 보면 멋지더라고. 빨리 달릴 수 있지만, 함부로 속도를 높이지 않는 여유가 느껴져서.
F: 오, 맞아. 페라리! 하면 레드 컬러가 떠오르지. 이탈리아어로 ‘로소 코르사(Rosso Corsa)’, 영어로는 ‘레이싱 레드’라고 불러. 이탈리아 레이싱팀을 상징하는 색상이 레드였거든. 이제는 뭐, 완전히 페라리를 대표하는 컬러지만.

우니베르소 페라리 전시장 입구.
C: 오, 나 엔초 페라리 본 적 있어!
F: 엥? 돌아가신 지 한참인데?
C: 〈포드 V 페라리〉 영화에 등장하잖아! 엄청 까탈스럽던데.
F: 맞다 맞아, 제대로 봤네. 자신의 브랜드에 조금의 타협도 없었지. 자존심이 엄청나게 강했대. 그의 태도가 지금의 페라리를 만든 거지.
다음 전시실로 향했다. 두 번째 전시 테마는 ‘클래시케’. 페라리가 인증하는 클래식카 프로그램이다. 페라리가 생산한 모든 차량의 아카이빙을 완벽하게 남겼기에 가능한 일. 클래시케 프로그램으로 페라리의 까다로운 검증과 지속적인 관리를 받은 2대의 차가 전시됐다. 엔초 페라리의 유작이자 역작, F40. 그리고 페라리의 명작, 356 GTB/4 데이토나. 눈앞에 F40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어진 선과 면, 디테일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은 정성. 엔초 페라리가 백발의 노인으로 남긴 마지막 열정이었다.
F: 와, 이번 전시에 F40 올 수도 있다는 소문을 듣긴 들었는데… 진짜 있을 줄 몰랐어. 눈에 잘 담아둬,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모델이야. ‘엔초 페라리의 마지막 작품’, ‘페라리 창립 40주년 기념 모델’, ‘가장 빠른 차’ 등 여럿 기념비적인 수식어가 따르는 모델이지. 당시 출고가보다 현재 가격이 훨씬 더 비싸!
C: 그렇게 중요한 모델인데, 실내가 텅 비어 있네? 럭셔리하게 꾸민 느낌이 아니야.
F: F40은 엔초 페라리가 ‘가장 빠른 슈퍼카’ 타이틀을 위해 만든 역작이거든. 사치스러운 옵션은 고속 주행에 방해만 될 뿐이었지. 차가 무거워지니까!

엔초 페라리의 유작이자 역작인 F40.
C: 언니, GT가 뭐야? 페라리를 설명할 때 자주 쓰이던데.
F: 오, 완전 중요한 질문이다. 이전에 말했듯이 페라리는 경주용 차를 만들기 위해 돈이 필요했어. 그래서 일반 도로용 차를 만들었지. 그게 GT카였어. ‘Grand Touring(장거리 여행)’의 약자야. 장거리 여행도 편안하게 갈 수 있다는 뜻이지. 물론 페라리가 선보이는 GT카가 타 브랜드에 비해 완전히 편안한 자동차는 아니지만. 어쨌든 현재 페라리의 플래그십 모델도 GT카야. 어디 가서 페라리에 대해 아는 척하고 싶으면, “페라리는 GT죠!”라고 말해 봐.
C: 트랙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는 까불지 말고 편안한 차를 타라는 건가(웃음). 오, 페라리도 럭셔리할 줄 아네! 저기 전시실 좀 봐.
F: 럭셔리? 페라리가 아주 잘 알지….

4인승 4도어 푸로산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