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질환이 생겼을 때 자궁경 검사를 해본 적이 있는지? 위, 대장 같은 소화기관에 이상이 느껴지면 내과를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지만 자궁 내시경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정상 초음파 소견을 가진 무증상의 여성에게 자궁 내시경을 시행했을 때, 자궁 내막의 병변을 발견하는 빈도가 50%까지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우리가 자궁을 들여다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자궁 내시경으로도 불리는 자궁경 검사는 자궁 경부에 내시경을 삽입해 자궁 내막과 자궁강 내를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위, 대장 내시경을 할 때 용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병변도 함께 제거하는 것처럼 자궁경 역시 자궁 내부를 들여다보고, 4cm 이하의 점막하근종, 용종이라 불리는 내막 폴립 등의 병변이 발견되면 특수 메스로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서울라헬여성의원 김재원 원장은 “평소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량이 많은 경우, 부정출혈, 빈혈 등의 징후가 나타났다면 자궁 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귀뜸한다. 그밖에 난소 기능 검사, 골반 초음파 검사, 자궁난관조영술 등의 검사를 통해 자궁 근종, 자궁내막 폴립, 자궁 내 유착 등의 병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경우 자궁 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위, 대장 내시경을 할 때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수면내시경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궁 내시경의 경우는 내시경의 종류에 따라 마취 여부가 결정된다고. 직선형의 딱딱한 자궁 내시경 장비는 수술에는 용이하지만 검사 시에는 마취를 꼭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가늘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3mm 굴곡형 진단 자궁내시경을 사용하면 마취를 하지 않고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다. 그러니 자궁 내시경 검사를 하기 전 병원에 문의해 내시경의 종류가 무엇인지 꼭 확인하도록! 굴곡형 자궁 내시경을 사용할 경우 마취가 필요 없기 때문에, 금식, 약물 섭취 등의 준비 과정이 줄어들고 자궁 경관을 확장할 필요가 없어 내시경 받는 시간이 줄어든다. 자궁 내시경과 함께 복부 초음파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면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자궁 내시경 검사는 생리 시작 후 7~9일경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사전에 골반 감염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리 시작 1-2주 전 질 분비물 검사를 하고, 골반염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 뒤 자궁 내시경을 하게 된다. 이때 자궁내막 조직 검사가 함께 시행된다.
자궁경 검사를 통해 자궁 근종, 자궁내막 폴립 등이 발견되면 수술 치료가 함께 이루어진다.‘자궁내막 폴립’은 조직이 부분적으로 과도하게 증식해 돌기 모양으로 튀어나온 것으로 자궁근종과 함께 발생률이 높은 여성 질환 중 하나다. 폴립이 생기면 자궁 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다. 자궁 내시경 수술은 화면을 통해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 뒤 별도의 절개 없이 병변을 제거해 자궁 내막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절개 방식의 수술이라 당일 퇴원할 수 있으며 회복 또한 빠르다. 검사 후 1주일이 지나면 조직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자궁 내 폴립이나 근종, 유착, 격막 등이 질병으로 진단되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