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킬라의 수도라 불리는 멕시코 할리스코 사람들은 테킬라를 물처럼 마신다. 물 마시듯 자주 마실뿐더러 목구멍이 홧홧 타오르는 이 독한 술을 물 삼키듯 목구멍으로 술술 넘긴다. 테킬라 종주국 후손의 혈관 속에는 독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꼴깍꼴깍 마실 수 있는 주당의 DNA가 흐르기라도 하는 걸까? 테킬라 민족의 터프한 음용법의 핵심은 호흡이다. 마치 분만의 고통을 줄여주는 라마즈 호흡처럼, 독주를 삼킬 때 목구멍이 따가운 증상을 완화해주는 호흡법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우선 테킬라를 한입 가득 머금은 뒤 바로 삼키지 말고 코로 깊게 숨을 들이쉰다. 이때 중요한 건 들이쉰 숨을 다시 내뱉을 때 입으로 호흡하는 것이다. “쓴 한약을 마실 때는 코를 막거나 숨을 참고 드세요” 따위의 뻔한 얘기 같겠지만, 신경 말단 과학이 보장하는 인체의 신비다. 그러니 테킬라를 마시려거든 할리스코식 음용법을 믿고 따라보시라. ‘어떻게 지금껏 이 은혜로운 주도(酒道)를 배우지 못했던 거지?’ 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