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가 '찢어졌다'고 극찬한 <쇼미10> 랩천재, 머드 더 스튜턴트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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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호가 '찢어졌다'고 극찬한 <쇼미10> 랩천재, 머드 더 스튜턴트

<쇼미더머니 10>의 머드 더 스튜던트는 현장학습을 떠나는 학생 같은 마음으로 경연에 임한다. 진지한 배움의 자세로, 그럼에도 조금은 들뜬 가슴으로.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10.29
 
이어링 커프 7만9천원 스와로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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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드 더 스튜던트…?
‘머드(Mudd)’란 어감이 좋아서 지은 건데 별다른 의미는 없어요. 모든 순간에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세상에 나쁠 것이 하나도 없으니 늘 배우는 자세로 임하자는 마인드로 ‘스튜던트’를 덧붙였고요.
 
음악에 록 사운드 요소가 있어 그런지 ‘펑키한 힙합’이라는 평이 많아요.
제 음악의 기본 베이스는 록인데 그 위에 일렉트로니카와 힙합, 팝 요소를 무질서하게 접목한 느낌이에요. 한 가지 장르로 규정하기보다는 그냥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데, 하고 싶은 음악이 여러 가지다 보니 다양한 장르의 특성이 머드 더 스튜던트라는 숙어 하나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래퍼가 자신의 음악 베이스를 힙합이 아닌 록이라고 표현하는 게 재밌네요.
나무위키 등에서 저를 래퍼로 분류하던데, 특정 장르로 설명되기 싫어요. 래퍼가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그냥 아티스트, 싱어송라이터로 불렸으면 좋겠어요.
 
톱, 팬츠,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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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래퍼’로 알려지게 된 거예요? 
뮤지션으로서 알려지게 된 계기는 〈딩고 뮤직〉 등 힙합을 다루는 콘텐츠였어요. 그런데 제 음악은 1980~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샤라웃이거든요. 페이브먼트, 다이노서 주니어나 소닉 유스 같은 인디 록 밴드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들의 음악을 제 스타일로 풀어낸 거죠. 저를 소비해주시는 팬들이 주로 랩, 힙합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새로운 힙합’이라고 말해주시는 것 같아요. 인디 록 사운드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저 같은 캐릭터는 또 없다고 생각해요.
 
지난 6월 발매한 첫 EP가 특히 그렇죠. ‘Field Trip’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음악에서 얘기하고 싶은 주제는 뭐예요?
사회 초년생이 겪는 혼란과 고충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20살 이후 집 안에 틀어박혀 반년 동안 음악만 했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였어요. 그 정도로 대인기피증에 아싸 기질이 있다 보니 음악 외적으로는 사회생활을 잘 못 했어요. 나중에 알바를 하기도 했는데 일처리도 느리고 말도 더듬었죠. 그런 겉모습만 보고 저를 판단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사람들과 잘 못 어울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 대부분 한 달을 못 넘기고 그만뒀죠. 그런 일이 있기 전에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바이브를 퍼뜨리는 음악을 하자는 강박이 있었는데, 알바하면서 상처받은 영향으로 앨범 수록곡 ‘G-loc’은 처음으로 부정적인 내용으로 썼어요. 개인적으로 상처받은 내용인데, 제가 썼던 곡 중에 제일 솔직한 노래라 그런지 특별히 애정이 가요.
 
머드 더 ‘스튜던트’잖아요. 그런 경험에서도 뭔가 배웠겠죠?
타인의 입장을 존중하는 거요. 누구나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거니까 저 역시 그들을 무시할 자격은 없어요. 잠시 상처가 되는 일을 경험했을 뿐이고, 타인의 입장에서 보면 제가 답답해 보인 것도 이해는 돼요.
 
왜 하필 ‘수학여행’ 콘셉트였어요?
사회에 나왔지만 적응을 잘 못 하는 이야기인데, 아직 애라 성인이 돼서 겪는 어려움을 수학여행이라 느끼는 걸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인생은 하나의
 
톱, 팬츠,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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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이라는 의미인가요?
저는 경연 프로그램도 수학여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현장학습이라는 개념도 있으니 뭔가 배운다는 의미도 되고요. 그래도 돌이켜봤을 땐 즐거움만 남는 게 수학여행이잖아요.
 
실제 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은 어때요?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해요.
힙합 동아리여서 학예제 때 랩하고 그랬어요. 제가 제일 잘했어요.
 
부산 출신이잖아요. 학교에서 랩으로 ‘한따까리’ 했어요? 
힙찔이병에 걸려 ‘외힙’ 듣는 친구 한두 명이랑만 친하게 지냈어요. 제 존재를 모르는 애들이 더 많았을걸요? 학예제에서 랩하는 조용한 애 정도로 생각했을 거예요.
 
조용하고 존재감도 없는 아이가 많은 사람 앞에 나서서 랩을 했다고요? 
얌전한데 가끔 이상한 짓을 많이 하는 아이였어요. 오죽하면 친구의 친구가 ‘정신병자’ 아니냐고 했다는 소리도 전해 들었어요. 그땐 스스로 되게 창의적인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사회에 나오니 다들 저한테 성인 ADHD 같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행동을 했길래요?
수업 시간에 조용한 교실에서 갑자기 고함지르고 그랬어요. 그렇게 하면 진짜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싸~했죠?
완전 싸했죠. 그래서 대부분 저를 착하고 선생님 말도 잘 듣는데 가끔 이상한 짓 하는 애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팬츠 98만원 설밤 by 아데쿠베. 체인 목걸이 가격미정 스와로브스키. 재킷, 진주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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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 듣는 착한 아이치고는 고등학생이 발칙한 EP를 만들었던데요? 고3 때 대학에 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실용음악과 입시 기준과 완전히 반대되는 ‘교수님들이 들으면 5초 만에 끌’ 음악으로 첫 믹스 테이프를 만들었다고요. 메트로놈 박자에 맞춰 랩을 한 〈쇼미더머니 10〉(이하 〈쇼미 10〉) 지원 영상에서도 그런 기질이 엿보였어요.
정말 단순하게 재밌을 것 같아 지원했어요. 제가 소속된 바밍타이거의 산이 형이 재밌는 꿈을 꿨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쇼미 10〉에 출연해 잘되는 꿈을 꿨는데 정말로 나가보면 어떠냐더군요. 정말 고민 많이 했었는데 잘한 선택 같아요. 사람들은 제가 방송에서 완전히 새로운 걸 보여줄 거라 기대하는데, 저는 그냥 정말 즐겁게 랩하러 놀러 왔거든요. 랩과 함께 남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비트, 미니멀리즘의 끝이 메트로놈이었어요. 정말 제 스타일의 랩을 보여주고 싶고, 수학여행을 하듯 도전하고 있어요.
 
그런 애티튜드 자체가 힙합 같더라고요. 머드가 생각하는 힙합이란 뭐예요?
그냥 자기 얘기를 솔직하게 하는 거요. 스스로한테 솔직하면 그게 힙합이에요. 힙합을 어떤 틀 안에 넣을 수도 없을 거예요. 아마 힙합이 처음 탄생했던 시절로 돌아가서, 그 시절의 래퍼들에게 요즘은 힙합을 어떻게 정의 내리는지 얘기해주면 웃을지도 몰라요. 그 정도로 어느 하나로 정의하기 힘든 게 힙합인걸요.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장르 파괴’는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 둘 다로 해석될 수 있죠. 스스로의 음악 장르를 설명한다면?
얼터너티브 K팝. 굳이 설명하자면 하나로 규정되지 않은 머드의 배설물?
 
‘배설물’이라는 단어를 경계하지 않네요. 비슷한 맥락에서 머드 앨범에 “진짜 안 좋은 재료를 가지고 고급 요리를 만드는 느낌”이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왜냐하면 정말 방구석에서만 만드는 음악들이거든요. 나중에는 진짜 악기로도 녹음하고 그러겠지만 지금까진 작업 과정이 베드룸 팝에 가까웠기 때문에 조악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조악한 사운드로 좋은 음악을 만들어냈다는 말인 것 같아 듣기 좋습니다.
 
리스너들이 머드의 음악을 어떻게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굳이 제 의도를 파악하지 않아도 좋아요. 감상은 그 사람이 하는 음악의 재창조라고 생각해서요.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받아들이는 게 재밌어요. 제가 초딩 때 넬의 ‘Seperation Anxiety’라는 노래를 들었는데, 원래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슬퍼하는 노래거든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어떤 대학교 농구팀의 한 선수가 코트를 뛰다가 갑자기 호흡곤란이 와서 감독님에게 잠시 쉬어야 될 것 같다고 말한 뒤, 벤치에서 쉬면서 하는 생각처럼 들렸어요, 가사가.
 
베스트 98만원 설밤 by 아데쿠베. 초커 97만9천원 스와로브스키. ORB 진주 목걸이 모두 가격미정 비비안 웨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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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감성치고는 꽤 구체적이네요.
왠지 머릿속에서 그런 상상을 하면서 들었는데 제 해석대로 들으니 좋더라고요. 사람들도 제 음악을 듣고 저마다의 상상을 하면 좋겠어요.
 
머드 특유의 복고풍 스타일도 화제예요. 지독한 콘셉트충이 나타났다는 반응도 있는데, 그런 옷은 어디서 사요?
연희동에 ‘히마’라는 빈티지 편집숍이 있어요. 머리는 1980년대 록스타를 생각하면서 바꿨어요. 순수한 비틀스 느낌을 기대했는데 제가 하니 1980년대 한국 포크 가수가 되더라고요. 근데 그 감성도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옷을 입을 뿐이에요.
옷, 헤어, 음악 빠짐없이 옛날 사람이 현대에 불시착한 느낌이에요. 그렇다면 완전 성공인데요?
 
미래에 당도한 머드 더 스튜던트의 모습도 기대되네요.
기존의 머드가 록 음악 하는 뮤지션 느낌이었다면, 방송 이후로는 래퍼로서의 머드 그리고 대중적인음악도 할 수 있는 머드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얘가 이런 것도 하는구나’ 하고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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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 Editor 하예진
    Photographer 고원태
    Art designer 이상윤
    Stylist 이종현
    Hair 박규빈
    Makeup 최민석
    Assistant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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