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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P, #셀프덕질, 선미라는 서사

솔로 9년차, 선미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장르가 됐다.

BYCOSMOPOLITAN2021.08.18
 
 
점프슈트 가격미정 보테가 베네타. 장갑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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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미니 앨범 〈6분의 1〉로 돌아왔죠. 어떤 이야기를 풀고 싶었나요?  
우선 타이틀곡 ‘You can’t sit with us’는 남친에게 하는 말이에요. “남친이 나를 화나게 했고, 그래서 난 오늘 친구들이랑 나가 놀 거야, 저리 가.” 이렇게 핀잔 섞인 표현을 하지만,  “그래도 너 없인 안 될 것 같아”라고 하죠.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얘긴 다른 곡에 더 많이 썼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요즘 다들 자유를 잃어버린 듯하고, 어디를 가도 발걸음이 무거워 보여요. 미니 앨범 제목 ‘6분의 1’은, ‘달에서는 지구 중력의 1/6만큼만 작용하니까 내 무거운 마음, 발걸음도 가벼워질까?’ 생각하면서 같은 이름의 곡을 썼어요. 슬픈 노래는 아닌데 쓸 때 좀 찡하더라고요. 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모든 사람이 이런 마음이겠구나’ 싶고요. 위로, 격려를 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 것 같아요. 3년 전 〈warning〉 앨범에 ‘Black Pearl’이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많은 분이 공감과 위로가 된다고 해주셔서 애착이 갔거든요.
 
 
좀처럼 실패를 모르는 ‘선미팝’이죠. 선미팝이 지닌 매력, 힘은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나요?  
우선 선미팝이라는 단어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너무 영광스러워요, 가수로서! 제 음악의 특징이 뭔지 생각해봤는데, 대중을 이해하는 것인 것 같아요. 아티스트로서 예술성을 극대화하는 순간도 고대하지만, 그래도 저는 대중의 사랑과 기대를 받는 가수니까요. 저라는 사람의 색이 뭔가 생각해봤는데 ‘가시나’ 때부터 지금까지 보면 온전히 행복하게 사랑하는 가사가 하나도 없더라고요. 사랑하는데 어딘가 불안정한. 또 항상 곡 안에 저의 이중적인 모습이 들어 있어요. ‘가시나’ 때도 웃다가 급 정색하고, ‘사이렌’ 뮤직비디오에서도 2명의 선미가 싸우거든요. ‘보라빛 밤’ 그 밝고 청량한 곡에서도 사랑에 푹 빠졌다가도 ‘결국 꿈이겠지’ 하고 체념해버리는… 그런 다이내믹한 감정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입체적인 감정이 담겨서 공감할 면이 많은 것 같아요.  
근데 너무 힘들어요.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데, 이게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솔로 초반에는 마음이 정말 급하고, 이상도 너무 높았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이 우울해지더라고요. 근데 ‘가시나’ 때부터는 너무 높지 않게, 가까운 목표만 설정하기 시작했어요. ‘우선 거기까지만 달려보고 힘이 남으면 더 가보자’ 이런 마인드로요. 
 
재킷 69만원대 OFOTD. 목걸이 38만원 포트레이트 리포트. 슈즈 1백49만원 크리스찬 루부탱. 이너 톱, 바이커 쇼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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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예능 〈톡이나 할까?〉에서 김이나 작사가와 나눈 이야기에 무척 힐링받았어요. 두 분도 비슷한 생각을 나누면서 힐링되는 것 같았고요.  
맞아요. 〈싱어게인〉 하면서 언니랑 알게 됐는데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고요. 이나 언니도 이렇게 수다 떠는 기분으로 (녹화)하는 건 진짜 오랜만이라고 그러셨거든요. 그냥 ‘찐친 바이브’였달까.
 
 
실제로 통화보다 톡을 선호하는 편인가요?  
저는 연락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전화 받는 것도 좀 무서워해요. 전화벨이 울리면 ‘뭔 일 있나?’ 이런 생각도 들고,  톡으로 하는 게 더 편해요. 그쵸. 할 말을 정리할 짬도 생기고요. 맞아요. 언니 MBTI 뭐예요?
 
 
INFP요.  
저랑 제 스태프들도 전부 INFP인데!
 
 
그거 알아요? MBTI 팩폭 리스트라는 게 있는데, 거기서 INFP를 ‘찐따’래요. 
일단 전 반박 못 하겠어요.  근데 저는 진짜 어릴 때부터 ‘왜 이렇게 쭈구리 같지’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사람들한테 “나 쭈구리야, 아싸야” 그러면 “네가?” 이러죠. 저의 그런 순간들은 제가 잘 알아요. 그래도 마주해야죠. 그것도 나니까!
 
 
‘셀프 찐따’ 모멘트, 저도 잘 알아요!  
왜 그럴까요? 남을 너무 의식해서 그런 거겠죠?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이 없어.” 이 말이 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다시 〈톡이나 할까?〉로 돌아오면, “내 자신을 마주하면 결국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사람들도 이해가 간다”란 말이 무척 와닿았어요. 요즘 우리 사회의 갈등이 서로 요만큼만 양보하고 이해해도 나아질 일 같거든요.  
진짜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INFP들이 많이 하는 말인데,  ‘내가 양보하면 편해’ 이 생각이 되게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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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도 모르게 날이 서려 할 때 떠올리는 말이 있을까요? 
날이 섰다는 건 뾰족하다는 거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나까지 그러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요. 저는 매 순간 후회하지 않으려고 진짜 최선을 다하거든요. 결론은,  감정은 모두에게 있는 거고, 각자 너무 다른 사람들이니까 우리가 그걸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거. ‘다른 거야, 틀린 것 같지만 다른 걸 거야’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셀프 덕질’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아끼게 된다고도 했죠. 효과적인 ‘셀프 덕질’은 어떤 게 있나요?  
평생 나랑 살아야 되니까 내 기분을 잘 맞춰줘야 해요. 이걸 나조차 몰라주면 너무 미안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내가 뭘 할 때 제일 싫은지, 어떤 콘셉트나 표현을 할 때 제일 자신 있었는지 분류해봤어요. 또 하루 날 잡고 나를 탐구해보면 되게 힘이 나요. ‘내가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알아야 해’ 이 생각으로 파고드는 거죠. 근데 부정적인 생각에 ‘왜?’라는 질문을 하면 안 돼요. 좋은 점에는 맘껏 해도 되고요. 셀프 ‘덕질’이니까요. 내 새끼 예쁜 거 보는 게 덕질이지!
 
 
이번 컴백 쇼를 제페토를 통해 선보였죠. 메타버스에서 진행한 이벤트라 준비하는 것도 색달랐을 것 같아요.  
요즘 메타버스라는 주제가 뜨거운 감자더라고요. 이 세계를 이해하려면 경험해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겠다 싶었어요. 제페토에 들어가면 ‘선미 월드’가 있는데, 거기서 “셀피 찍자~” 하면 다 같이 모이더라고요! 공개되지 않은 티저 사진들을 선미 월드 안에 숨겨놨는데, “얘들아, 내 사진 어딨어? 못 찾겠어” 하면 팬들이 달리면서 “언니, 여기로 와요” 알려줘요. 너무 귀엽죠?
 
 
지난해 “고여 있지 않고, 도태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을 했죠. 메타버스에 확장현실(XR)까지, 이런 새로운 세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나요? 
 메타버스로 콘서트를 하는 가수가 국내에서는 제가 처음이래요. 네이버도 처음 준비한 거고요. 처음이라 ‘우당탕탕’ 했지만 진짜 재밌었어요. 공연 때는 XR 기술을 사용했어요. 그린 스크린 앞에서 제가 허공에 손짓하면 화면에서는 달을 터치하는 것처럼 나오는 거죠. 달 앞에서 춤추다가 어떤 동작을 하면 다른 행성으로 가고…. 안무팀분들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촬영할 땐 ‘현타’도 오는데 신기하다고 했어요. 저도 이런 기술과 더  친해져야겠다 싶고요.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팬들과 마주하고 주고받는 에너지가 그립지만…. 메타버스라는 형태가 2030년쯤 되면 완벽하게 갖춰진다고 하더라고요. 재밌겠죠. 〈블랙 미러〉처럼 게임에 접속하면 내 정신이 거기 들어가 있고 그런 걸까요?
 
보디슈트 1백59만원대 뮌. 롱부츠 가격미정 제프리 캠벨. 귀고리 41만원 포트레이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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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으로, 패셔니스타로 활약 중인데,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시도해보고 싶은 건 있어요. 제 디스코그래피를 전시하는 거요. 시각적·청각적으로 다양한 전시가 될 것 같아요. 재작년에 월드 투어 회의할 때 그랬어요. 콘서트지만 사람들이 봤을 때 한 편의 전시를 본 것 같았으면 좋겠다고요. 항상 이야기를 담고 싶어 해서 그런가 봐요. 앞으로도 비주얼, 퍼포먼스 모두 중요하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선미에겐 이야기를 하는 게 즐거운 일인가요?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제 감정이나 생각을 이야기하는 데 두려움이 별로 없거든요. 이야기하는 게 즐겁고, 공감받으면 행복하고, 위로받으면 너무 고맙고요.
 
 
마지막 질문으로는 이걸 골랐어요. ‘선미가 선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옛날에는 여자 연예인의 ‘수명’은 길면 5년이라고 얘기했단 말예요. 근데 제가 벌써 9년 차가 됐어요. 아직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들어주는, 봐주는 가수인 거잖아요. 그게 너무 대견해요. 갑자기 자기애 뿜뿜하게 되네요. 선미야, 네 길을 의심하지 말고 앞으로도 네 덕질을 하면서, 너를 사랑해주면서 잘해나갔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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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LEE YOUNG WOO
  • Photographer HYEA W. KANG
  • art designer 오신혜
  • Stylist 이지은
  • Hair 다빈/우선
  • Makeup 박선미/에이바이봄
  • Assistant 박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