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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지옥 탈출법

날 때부터 대머리는 없어도, 누구에게나 대머리의 가능성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탈모 지옥을 맛본 ‘이생망’ 헤어들을 위해 준비한 뼈 때리는 충고와 조언들.

BYCOSMOPOLITAN2020.10.11
 

당신도 잠재적 탈모자일 수 있다

탈모 증상이 처음 발현되는 시기는 개인별로 천차만별이다. 이를테면 매리는 (겨우) 25세 때 처음 원형 탈모를 경험했다. “거의 동전 모양 초콜릿만 했어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그때 상황을 이야기하는 매리의 태도에 영국판 코스모 에디터 케이트 파솔라는 적잖게 놀랐다고 한다. 자신의 치부를 이렇게 시답잖게 말할 수 있다니! 그도 그럴 것이 앞쪽 헤어라인의 작은 부분, 그리고 정수리 부분의 10원짜리 동전 크기만 한 부위에서 시작된 매리의 탈모는 무려 8년 동안이나 지속돼왔고, 슬프지만 그녀는 어느새 상당 부분 체념한 상태다. “그 당시 나는 완전히 금발로 탈색한 헤어였거든요. 심지어 매일같이 드라이어와 고데기로 스타일링까지 즐겼죠. 그러니 이건 순전히 ‘내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책은 탈모를 처음 맞닥뜨린 여성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반응 중 하나다. 하지만 탈모의 원인과 증상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라 대부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유전적 요인, 호르몬 불균형, 생애 주기 변화에 따른 탈모는 개개인의 노력 여하와는 무관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더존한방병원 이영일 원장도 이에 동의했다. “머리를 묶는 습관이나 잦은 시술 등 물리적인 원인도 분명 존재하지만, 현대 여성들의 탈모는 신체적·생리적 특성에 의한 경우가 더 흔합니다. 한방에서는 일반적으로 몸에 혈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에 의해 화가 많아지거나, 아랫배가 차가울 때 몸의 열이 위쪽으로 향해 두피에 집중되면서 탈모 증상이 나타난다고 여기죠.” 원인이 다양할뿐더러 정확한 파악조차 어렵다는 말은 모두가 ‘잠재적 탈모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물론 그 누구도 대머리가 되길 원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원인을 모르면 치료도, 완치도 없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최근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있지 않느냐고 묻는 의사의 질문에 매리는 꽤나 놀랐다고 한다. 그녀는 고작 20대 중반이었고, 각종 헤어 시술과 드라이어 사용으로 머리카락이 개털이 될까 봐 염려했을지언정 단 한 번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다가는 곧 대머리가 되겠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 몇 달간 매리는 매일같이 회사 화장실에 숨어 몰래 울었을 만큼 업무 스트레스가 상당했고, 놀랍게도 커리어에 대대적인 변화를 준 뒤 그녀의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났다. 매리가 대표적인 원형 탈모 케이스였다면, 바네스의 증상은 견인형 탈모에 가깝다. 흑인처럼 굵고 곱습곱슬한 모질을 가졌던 바네스는 12살 때부터 주기적으로 펌을 해서 생머리로 다시 태어나곤 했다. “하지만 만약 지금 제가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 머리에 화학약품 폭탄을 던지는 일 따윈 절대로 하지 않을 거예요!” 스트레이트 헤어의 매력에 빠진 지 고작 3년째 되던 어느 날 밤, 평소처럼 셀프 펌 후 파마 약을 헹궈내던 가여운 중딩 소녀는 머리 전체에서 모발이 송두리째 떨어져 나와 욕조를 뒤덮는 ‘찐’ 공포를 경험했기 때문. “머리카락이 몽땅 빠져버렸을까 봐 거울을 보는 게 무서웠을 정도였죠.” 그런가 하면 샘의 탈모는 30대 중반에 찾아왔다. 바네스보다는 낫지만, ‘하이모’를 쓰기에는 역시나 서글픈 나이. 그녀는 둘째아이를 출산한 이후 탈모가 급격히 진행됐는데, 샴푸를 하면 늘 손에 한 움큼씩 털 뭉치가 잡히고 정수리가 ‘휑~’하게 보일 만큼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다고 한다.
간단히 ‘탈모’라는 두 글자로 퉁쳤지만, 보시다시피 매리와 바네스, 샘의 경험은 그 원인도 증상도 완전히 다르다. “탈모의 유형은 아주 다양해요. 서로 전혀 다른 문제로 야기될 뿐만 아니라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죠.” ‘필립 킹슬리’의 모발학자 애나벨 킹슬리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일 원장이 탈모의 유형 파악을 강조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갑자기 탈모 증상이 나타났는가?’, ‘두피 문제를 동반하는가?’, ‘탈모 증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나는가?’ 등의 질문을 통해 음식, 수면 상태, 스트레스, 가족력, 물리적 원인이나 약물중독 등 탈모의 정확하고 직접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성공적인 탈모 치료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헤어 시술 후 탈모가 걱정된다면? 

엘라스틴 프로폴리테라 알로에 안티에이징케어 트리트먼트 1만6천9백원. 알로에 베라와 프로폴리스 성분이 볼륨 고민을 커버한다.제니하우스 셀프업 볼륨 트리트먼트 1만9천원. 샴푸의 세정 효과를 배가해주는 ‘선 샴푸’ 트리트먼트.

탈모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하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에디터의 탈모 역시 (아마도) 출산 즈음 시작됐다. 처음부터 단번에 알아차렸다면 예후가 훨씬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나는 출산 후 2년가량이 흐른 뒤에야 겨우 증상을 알아차렸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로부터 ‘머리숱’에 대한 코멘트를 두어 번쯤 들었을 때였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이것이 치료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아직 30대였고, 출산 후 일시적 탈모 증상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기 때문에 실력 좋은 의사를 찾아 치료 좀 받으면 금세 회복될 수 있을 거라 가볍게 여겼던 탓이다. 완벽한 나의 오산이었다.
의사의 진단은 매우 심플했다. “탈모를 막기에는 늦었고, 수술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것. 출산과 같이 특별한 ‘이벤트’에 의한 휴지기 탈모는 보통 그 원인이 사라지면 자연히 원래 상태로 회복되게 마련인데,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거나 다른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급속도로 소실된 모발 가운데 일부가 다시 자라나지 않거나 가늘게 자라나기도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물론 이때도 적절한 케어를 곁들인다면 영구적 탈모로 진행되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으나 이는 출산 후 6개월, 늦어도 1년 6개월까지만 유효하다는 설명이었다. 불행하게도 나는 양가 어느 쪽을 보나 유전적 소인이 충만했고, 아이는 이미 3살, 골든타임은커녕 심폐 소생도 통하지 않을 시점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분노하게 한 건 그동안 그 누구도 나에게 “출산 후 6개월 안에 탈모 검사를 받아라”라는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손목이 나가지 않도록 조심하라거나 3개월 안에 살을 못 빼면 영영 돼지로 살게 될 거라는 경고는 숱하게 들었지만 출산 후 탈모 치료의 적기 같은 건 뷰티 에디터인 내게조차 생소한 정보였다. 빠른 발견과 대응만이 탈모 치료의 결정적인 키로 손꼽힘에도 말이다! “환자가 증세를 알아차리고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상당 수준 탈모가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때문에 ‘출산 탈모’처럼 그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경우라면 그 원인이 되는 요인(출산)이 사라졌을 때 곧바로 적극적인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비용적으로나 시간 단축 측면에서도 보다 효율적이죠.” 더엘클리닉&메디컬스파 서수진 원장의 조언이다.

먹고, 맞고, 바르고!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탈모 유형은 또 있다.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거나 파악이 어려운 경우다. 수라비의 케이스가 딱 그러했다. 그녀는 사춘기 때부터 10년 넘도록 탈모라는 끈질긴 적을 상대해왔다. 10대 시절에 겪은 트라우마로 인한 스트레스성 탈모를 시작으로 머리카락의 성장을 억제하는 곰팡이 균이 발견됐는가 하면, 최근에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까지 겹쳤다. 집안 내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피부과에서 산부인과까지 과를 넘나들며 새로운 원인이 지목되고, 서로 상충되는 진단이 오가는 사이 수라비는 마치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대체 뭘 할 수 있지?’ 영 해답을 찾을 수 없었던 수라비는 가능한 모든 치료 방법을 총동원하기로 결심했다. 과거로 돌아가 태초의 불씨를 찾기에는 이미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 화마로 민둥산이 되기 전 마지막 전력투구를 감행한 것이다. 수라비는 정기적으로 두피에 고통스러운 주사를 맞았고, 꾸준히 약(미녹시딜)을 바르고, 모발에 도움이 된다는 온갖 보충제를 섭취했는가 하면 두피 마사지와 스케일링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여성형 탈모에 사용되는 약물은 ‘미녹시딜’이 대표적인데, 얼굴이나 팔다리에 실수로 몇 방울 흘리면 그 부위에서 털이 남다르게 자라나는 게 보일 정도로 효과적이라는 썰이 있는가 하면, 전혀 변화가 없었다는 둥 의견이 분분하다. 설사 효과를 봤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약물을 사용하는 동안에만 유효하다는 평. 언제든 약을 끊으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한번 시작하면 평생 함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 어딘지 께름칙하다.
탈모 치료에 유의미한 차도를 보인다고 손꼽히는 또 다른 성분은 비타민 B군의 일종인 ‘비오틴’이다. 얼마 전 카일리 제너를 비롯한 수많은 셀렙의 SNS에 등장, 이들의 풍성한 헤어 비결로 손꼽히는 ‘슈가 베어 헤어(@sugarbearhair)’ 젤리도 바로 이 비오틴을 주성분으로 한다. 비오틴 하루 권장 섭취량의 1만 퍼센트가 넘는 어마어마한 함량과 함께 설탕 같은 첨가물이 듬뿍 들어 있지만 말이다. 서수진 원장도 비오틴 섭취를 강조했다. “비오틴이 부족하면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빠지는 등의 탈모 현상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비오틴을 충분히 보충하면 모발의 건강을 회복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게 연구 결과 밝혀지기도 했죠.” 킹슬리 역시 제대로 된 제품을 정확하게 고른다면 보충제 섭취가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머리카락은 심장이나 뇌처럼 우리 몸에서 꼭 필요로 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제아무리 좋은 보충제라도 헤어는 가장 마지막에 그 영양분을 전달받게 될 거예요. 건강한 식단이나 영양제만으로는 부족한 이유죠.” 킹슬리는 탈모 샴푸와 컨디셔너, 헤어 팩 등 각자의 모발 상태와 꼭 맞아 떨어지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 또한 ‘무성함’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탈모 증상별 셀프 케어템 

FOR M자형 이마 
쏘내추럴 헤어 픽업 봉 1만6천원. 힘없이 빠지는 모발을 강화해 예쁜 이마 라인을 만들어줄 잔머리 앰풀. 페이스 라인을 따라 수시로 쓱쓱 롤링할 것!
 
FOR 휑한 정수리
닥터그루트 마이크로바이옴 제네시크7 두피 마사지 토닉 3만8천원. 7가지 프리&파라프로 바이오틱스를 담은 두피템!
 
FOR 예민하고 민감한 탈모 두피
로얄펀 헤어 세럼 4만8천원. 빠른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식물성 헤어 세럼. 탁월한 항산화 효과로 탈모를 예방한다.
 
FOR 수시로 뚜껑 열리는 두피
닥터시드 스칼프 안티 헤어로스 솔루션 토닉 1만7천9백원. 기분 좋은 쿨링감을 지닌 뿌리는 타입의 헤어 토닉. 탈모 완화에 탁월한 비오틴 성분을 함유했다.
 
 

머리카락은 잘못이 없다

탈모는 완치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하지만 뷰티 에디터, 화장품 관계자, 테라피스트, 심지어 의사들까지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조기 발견과 그를 통한 원인 파악, 그리고 적극적인 케어의 중요성이다. “모낭에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합니다. 초기부터 의사와 상의해 전방위적인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핵심이죠.” 이영일 원장의 말이다. 문제는 처음 탈모를 자각한 여성 대부분이 1 현실을 부정하고 치료를 미루거나, 2 애써 별거 아닐 거라 대수롭게 여기거나, 3 마치 공업용 실리콘으로 셀프 시술을 한 선풍기 아줌마처럼 어떻게든 혼자서 해결해보려고 온갖 민간요법에 도전하는 쪽을 택한다는 점이다. 꽁꽁 숨기고 숨기다 결국 도저히 감춰지지 않는 지경이 돼서야 마지못해 병원을 찾기 때문에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 서로서로 극비처럼 치부하다 보니 관련 정보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니 여성들이여, 결코 빠지는 머리카락을 부끄러워 말자. 탈모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당장 이를 받아들이고 공유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영원히 이 끝없는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지 모른다!
 

머리숱 부자를 만들어줄 데일리 샴푸.

루시스 크리스탈 샴푸 3만8천원. 탈모에 좋기로 소문난 맥주 효모 추출물이 주요 성분이다. A24 네츄럴리즘 호호바 티트리 샴푸 2만8천원. 화학 성분 제로! 지성 두피에게 특히 강추하는 탈모 샴푸.닥터벨머 더마 리페어 샴푸 1만원대. 마데카소사이드 성분을 듬뿍 담은 순한 포뮬러가 특징! 탈모뿐 아니라 두피의 가려움증까지 케어한다. 려 자양윤모 탈모증상케어 샴푸 1만6천원. 쑥쑥 빠지는 머리카락도, 우수수 떨어지는 극혐 비듬도 고민이라면 픽! 시원한 사용감은 덤이다. 브리티시엠 리젠올 씨 쏠트 샴푸 3만2천원. 미세먼지가 심한 날 쓰기에 안성맞춤! 이스라엘산 사해 소금이 들어 있어 살균과 디톡스 효과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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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er 케이트 파솔라(Kate Pasola)
  • Freelancer Editor 김희진
  • Photo by 최성욱(제품) / Getty Images(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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