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노화에 대응하는 방법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결국 젊음을 숭배하는 열망은 화장품 시장을 성장시켜왔다. 노화에 대항하는 뷰티업계의 움직임은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빠르게 진화 중이다.

BYCOSMOPOLITAN2020.10.09
 
“나이는 못 속여. 늙으면 어쩔 수 없지.” 서글픈 사실이지만 노화는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부정하기 힘든 자연스러운 변화다.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찾아오는 노화의 징후는 결코 피하기 힘든 경고이며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런 면에서 어려 보이고 싶은 욕망은 ‘안티에이징’이라는 뷰티 산업의 큰 축을 견인한 실체기도 하다. 다만 과거의 안티에이징이 인위적인 동안을 앞세웠다면, 최근 몇 년 동안은 지극히 현실적인 대안으로 노화에 대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건강한 웰에이징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 한마디로 시술발로 시간을 거스르기보단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게 핵심이다. “약물을 주입하는 비영구적인 방법에 매달리지 않고 체내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디톡스를 하거나 신체 컨디션을 조절해 안색이 좋아지도록, 그야말로 속 건강을 챙겨야 하는 필요성을 공감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런 이유로 몇 년 사이에 시술의 판도도 확실히 바뀌었어요. 찢고, 밀고, 당기는 침습적 시술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죠.” 청담동에 위치한 유명 피부과 관계자의 말처럼 최근 몇 년 새 안티에이징은 노화의 주범인 자외선과 미세먼지, 블루라이트 등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을 미리 예방·치료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집착해왔던 미용 효과를 대신해 ‘정화’나 ‘치유’, ‘항산화’, ‘면역력’ 같은 다소 건전한 키워드가 영역을 확장해나갔고, 이제는 항노화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 될 해법으로 통하기도 한다. 그중 가장 먼저 화제가 된 화두는 단연 면역력이었다. 뷰티업계 역시 이에 화답하듯 피부 면역력을 강조하면서 노화를 넘어 건강한 피부를 위한 전방위적 대응이 절실하다 외치고 있다.
 

피부도 면역력이 중요해

면역력에 관한 논의가 재점화된 건 확실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건강한 피부를 위해선 신체 면역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요. 신체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면역 체계야말로 근본적인 노화 개선의 신호탄인 셈이죠. 이 체계가 흔들리면 염증이 가속화되고, 결국 노화 질환이 시작됩니다. 또한 면역 세포의 80% 이상이 밀집된 장내 환경은 안색과 직결되는 부위예요.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는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고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몬티 라이먼 의학 박사의 조언이다. 피몽쉐 스파 교육팀의 강정은 역시 이에 동의하며 몸속에 자극과 염증을 유발하는 글루텐, 유제품, 가공식품의 섭취는 줄이고 요가나 운동, 명상으로 적당히 땀 흘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습관만 들여도 이너 테라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근원적인 문제와 해법을 찾는 흐름은 단연 화장품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피부 유해 물질과 노폐물을 걸러내는 프로세스를 공략한 아베다와 클라랑스를 비롯해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소를 접목한 비오템의 클로렐라 세럼, 유산균 추출 성분의 프로바이오틱스와 락토바실러스 발효물 등을 담아 피부를 케어하는 랑콤 등이 바로 그러한 예다.
 

줄기세포가 만능 키워드라고?

미래형 안티에이징을 향한 뜨거운 구애는 ‘줄기세포’, ‘유전자’, ‘호르몬’, ‘신경’ 분야에서도 목격된다. 다소 난해한 영역이지만 노화에 대항하기 위한 뷰티업계의 미래진행형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수많은 노화 가설 중 높은 지지를 얻는 이론이 바로 ‘텔로미어설’이다. 텔로미어(telomere)란 세포의 염색체 양 끝에 존재하는 단백질 서열로, 세포 분열을 할수록 길이가 짧아지는 특징이 있다. 사람의 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하는데, 그때마다 염색체가 일정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서 세포 내 손상이 심해져 세포가 죽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노화된 세포로 인해 면역 체계에 혼란이 생긴다는 것. 따라서 염증에 대항하고 면역 조절 기능 강화를 위해 줄기세포는 반드시 필요한 셈이다. 현재 국내 자가 줄기세포 시술과 관련된 의학계 연구는 활발한 편이지만 안정성, 윤리적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국내법상 줄기세포를 증식 및 배양하는 재생의료는 제한적 의료 기술에 속하기 때문. 그런데 진짜 줄기세포는 노화를 예방하는 만능 치트키가 될 수 있을까? 한 병원 관계자는 기존 레이저 시술이 의도적으로 피부를 손상시켜 재생 효과를 노렸다면, 줄기세포 시술은 아예 세포와 조직의 증식을 유도해 새로운 피부를 재생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꽤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이러한 기대 심리가 반영돼선지 제약 전문 업체를 중심으로 ‘줄기세포’를 앞세운 화장품 브랜드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제품을 구입하기 전 안정성과 기술력이 검증된 업체인지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는 안목은 오로지 소비자의 몫이지만 말이다.  
 

노화를 늦추는 호르몬부터 유전자 분석까지!

대중적 브랜드의 피부 미래 해법에 관한 연구도 꽤 주목할 만하다. 가장 눈에 띄는 카테고리는 유전자 분석이다. 아이오페 랩은 이 분야를 선도한다고 할 정도로 뷰티와 뉴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는 중이다. 특히 피부 유전체 분석 지표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커스텀 제품을 개발하거나 바이오 기업인 테라젠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아이오페 랩 지노 인덱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타고난 노화를 예측, 집중 관리·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진화형 안티에이징 케어를 넘보는 또 다른 분야는 바로 후생 유전학이다. 에스티 로더는 타고난 피부의 운명이 아닌 후생 유전학에서 노화의 해법을 찾았다. 후생 유전학은 개인을 둘러싼 여러 환경이 유전자 발현을 바꿀 수 있다는 학문이다. 에스티 로더의 글로벌 R&D 팀에서는 노화는 25% 정도 유전적 영향을 받으며 나머지 75%는 UV 자외선과 오존, 기후변화, 식이요법 같은 우리의 생활과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피부는 얼마든지 관리될 수 있고 머지않은 미래에는 노화 통제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을 이끄는 나딘 페르노데 박사는 이러한 후생 유전학에서 모티브를 얻어 도시형 노화에 대응하는 에센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가 하면 젊음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결정적 공로자로 호르몬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밤에 잠을 자는 동안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생체 나이를 낮춰주는 항노화 호르몬이다. 다만 잦은 야근과 불규칙한 생활 패턴은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하므로 휴식이 필요할 땐 푹 쉬고 흐트러진 컨디션이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생체리듬을 유연하게 조절해주는 게 필요하다. 더불어 여성호르몬이라 불리는 에스트로겐과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쾌락의 도파민 호르몬 역시 정체된 순환을 촉진하고 혈류량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우리 몸 전체에 기분 좋은 에너지를 흐르게 해 젊음의 기운을 불어넣는 데 기여한다. 일부 에스테틱이나 클리닉 스파에서는 마사지나 근육 이완 터치로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해 신경과 뇌 속의 산소량을 증가시켜 혈액순환을 돕는 케어를 선보이며 차세대 안티에이징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항노화 화장품의 변신은 어디까지?

노화 해법을 위한 뷰티 생태계가 나날이 진화하는 요즘,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발맞추며 바삐 움직이는 화장품 업계 역시 진보된 기술력을 접목한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무한 생장이 가능한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로 스킨케어 사이언스의 진수를 보여준 디올, 세포 자가포식의 매커니즘에 중점을 둔 시슬리 등 새로운 시각으로 항노화에 접근한 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떠오른 바이오 의약품 기업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시장 트렌드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매스티지 브랜드의 한계를 벗어나 의약품  소재와 기술로 피부 치료를 제안한다는 점에서 그들만의 차별성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 대웅제약 이지듀 등이 대표적인데, 이미 홈쇼핑을 통해 큰 인기를 얻으며 제품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1세대를 이을 후발 주자 바이오 화장품의 기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건강하게 나이 드는 노화 매뉴얼은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현실적이기도 혹은 너무 먼 유토피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당장 오늘도 칼퇴가 보장되지 않는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더 그렇다. 그럼에도 여전히 동안을 선망하고 어려 보이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능성 화장품을 아침저녁 공들여 바르는 지금, 우리 모두는 어쩌면 진화하고 있는 안티에이징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에스티 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멀티-리커버리 콤플렉스 15만7천원. 효모 추출물과 펩타이드 성분이 피부 탄력과 모공, 피부 결을 책임진다.시슬리 렝테그랄 앙티아쥬 라 뀌르 1백23만원. 피부 세포의 활력 사이클을 강화해 피부 전반의 건강을 회복시킨다.아이오페 스템Ⅲ 앰풀 8만원대. 손상 받은 피부를 집중 케어하는 앰풀로 탄력과 피부 결, 주름을 개선한다.아벤느 피지오리프트 스마트 히알루론 세럼 5만2천원. 초기 노화를 겨냥한 가벼운 세럼. 히알루론산 성분이 피부 층층이 흡수돼 피부 볼륨을 탄탄하게 채워준다.디올 캡춰 토탈 쎌에너지 슈퍼 포텐트 세럼 11만5천원대. 혁신적인 포뮬러 기술로 히알루론산 농축액을 미세한 입자에 담은 세럼. 탄력 저하와 주름 등 노화 징후를 전방위로 케어하고 피부에 건강한 윤기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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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 정유진
  • Photo by 최성욱(제품) / Getty Images
  • / stocksy.com(메인)
  • Advice 강정은(피몽쉐 교육팀) / 김시은(닥터디퍼런트 마케팅팀)
  • / 김혜인(아벤느 마케팅팀)
  • Reference book <장수유전자 생존전략>(전나무숲) /
  • <피부는 인생이다>(브론스테인) / <호르몬 밸런스>(스토리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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