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쇼의 무대가 된 한강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에게 특별한 공간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 〈괴물〉의 배경이자 한국의 수도를 가로지르는 큰 강인 한강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그는 한강 수면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다리인 잠수교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자 서울의 정서가 담긴 곳이죠.” 비가 오면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추고 비가 그치면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독특한 구조의 잠수교는 반포대교 아래에 위치한 작은 다리지만 강북과 강남을 오가기 위한 통근로로, 때론 산책로로, 때론 한강의 수위를 알려주는 지표로 시시각각 그 모습을 바꾸며 서울 시민과 함께하는 중요한 공간임을 제스키에르 또한 알고 있던 것.


한편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서울로 여행을 온 파리지엔’의 룩처럼 보이는 뉴 컬렉션을 선보였다. 쇼 음악으로 전통음악을 선택한 것과 달리, 의상은 한복과 같은 우리 전통 복식에서 영감을 얻는 대신 서울의 오늘과 미래를 향한 에너지를 룩에 담았다. 그의 루이 비통 데뷔 컬렉션이 연상되는 1960년대 실루엣과 보헤미안 감성, 스포티즘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완성도 높은 컬렉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