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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부문에 랭크된 영화?!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 '넷플릭스 <맹크>' 살펴보기

BY최예지2021.03.17
〈나를 찾아줘〉 이후 데이빗 핀처 감독의 6년 만 스크린 복귀작, 〈맹크〉가 제93회 아카데미어워즈에서 무려 10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음악상, 음향 효과상, 의상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분장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맹크〉는 ‘영알못’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영화인 〈시민 케인〉의 공동 각본가 허먼 맹키위츠(이하 맹크)의 삶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1930년대, 맹크가 〈시민케인〉 시나리오를 집필하던 현재와 할리우드 평론가로 활동하던 과거의 모습을 교차하여 보여주고 있다. 1930년대 화려한 할리우드 모습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시민케인〉을 봐야 이해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시민 케인〉에 대해 간략한 소개부터 하자면, 오손 웰즈가 각본, 감독, 주연까지 맡은 영화고, 오손 웰즈는 이 영화를 통해 화려하게 할리우드에 데뷔했고, 이후 20대 천재 감독으로 칭해졌다. 〈시민 케인〉은 화면상에서 가까운 사물과 먼 사물에 동시에 초점을 맞추는 ‘딥포커스’ 기법을 최초로 사용했으며, 영화에 사용된 연출 방식은 이후 나오는 거의 모든 영화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아카데미에서 베스트 오리지널 스크린플레이, 즉 ‘각본상’을 받았다. 여기까지. ‘〈시민 케인〉이 이 정도로 대단한 영화다, 그리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오손 웰즈를 비췄다’ 까지만 알아 두어도 영화 〈맹크〉를 보고 이해하는 데엔 무리 없다. 어차피 〈맹크〉를 보고 나면 〈시민 케인〉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생길 테니.
 

관람 포인트?

〈맹크〉는 흑백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처럼 영화를 흑백으로 뽑아냈을 때 의미 전달이 더 잘 된 것처럼 ‘흑백’을 하나의 미장센으로 활용한 것이 아니다. 〈맹크〉는 1930년대 할리우드 영화 연출과 산업을 그대로 재현했다. 어딘가 투박한 편집, 필름이 돌아가는 듯한 화면 전환 방식이라든지, 충돌 몽타주의 사용, 자막이 시나리오의 ‘슬러그라인’ 형식으로 연출된 것, 영화 후반부, 필름 오른쪽 상단에 그을린 자국까지 재현했다. 또 고전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말투와 연기톤, 쾌적하지 않은 오디오까지 모든 것이 1930년대 할리우드를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 이런 요소들에 집중해서 보면 좀 더 흥미롭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
 

데이빗 핀처 팬이라면! 

영화 자체만 놓고 보면 그동안 〈나를 찾아줘〉, 〈파이트 클럽〉, 〈세븐〉을 연출한 데이빗 핀처가 맞나 싶다. 위에서 말한 세 개 영화를 상상하고 〈맹크〉를 본 팬들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발표 저녁, 시끄럽고 화려한 나이트클럽에서 맹크의 내적 갈등을 보여주는 연출은 〈소셜네트워크〉를 떠올리게 하고,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수십 번의 테이크를 갔다는 게리 올드만의 후일담은 〈세븐〉에 출연했던 브래드 피트의 후일담과 일치하는 걸 보면 ‘아 데이빗 핀처 맞네’ 하고 무릎을 치게 될 거다.
 
1930년대 할리우드를 교차 편집 방식으로 보여줘 지루함이 덜하고, 재밌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2시간이 넘는 긴 러닝 타임에 비해 맹크가 〈시민 케인〉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이 너무 짧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시민 케인〉을 재밌게 봤다면, 할리우드 전성기를 담은 영화가 궁금하다면, 이번 아카데미에서 최다부문 노미네이트 된, 이 시대의 할리우드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영화가 궁금하다면 〈맹크〉를 보자. 93회 아카데미 어워즈가 좀 더 기다려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