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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가 왜 거기서 나와? <보라! 데보라> 논란

데보라 님, 아우슈비츠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프로필 by COSMOPOLITAN 2023.05.16
“독서에 재미 좀 붙이셨나 봐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맞죠?”
“잡지에서 본 거예요. 왁싱에 관한 기사요. 읽어보고 싶어요?”
 
<보라! 데보라> 9화, 연애 코치 데보라(유인나 분)와 출판 기획자 이수혁(윤현민 분)의 대화다. ‘과몰입 유발 로맨스’라더니 두 주인공이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잡지에서 본 왁싱 기사는 또 뭐고?  
 
좀 전까지 데보라는 외모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말이에요. 자기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는 세수를 했어요. 유리 조각으로 식판 뒤의 얼굴을 보면서 면도도 했고요. 그리고 살아남았어요.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는 거예요. 솔로로서 살아남아야 되지 않겠어요?”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프랭클 박사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이 생존을 위해 했던 행동이, 외모 관리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일화로 등장할 줄은. 당시 유대인들이 물 반 컵으로 세수하고 유리 조각으로 면도를 한 것은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건강하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부터 가스실로 보내는 대학살 속에서, 조금이라도 혈색이 좋아 보이려고 절박하게 한 행동이었던 것.  
 
해당 장면을 본 해외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부적절한 비유였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부제는 ‘죽음조차 희망으로 승화시킨 인간 존엄성의 승리’. 데보라 님, 잡지에서 읽었어도 죽음 앞에서 지킨 존엄성을 그런 예시로 들면 안 됩니다.  

Credit

  • 글 김가혜
  • 어시스턴트 김유진
  • 사진 해당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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