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랑 자고 싶다는 얘기죠? 으른들의 선섹스 후연애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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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랑 자고 싶다는 얘기죠? 으른들의 선섹스 후연애

진도 빼고 연애 시작? 드라마 속 언니들의 ‘선섹후연’ 이야기.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03.07
2001년 가을 개봉작, 〈봄날은 간다〉의 은수(이영애)는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워하는(하지만 악수를 청하는 게 전부인) 남자 상우(유지태)에게 묻는다. “라면 먹을래요?” 훗날 이 말은 “나랑 잘래요?”로 통하는 ‘으른’들 사이의 은어가 되었다. 허진호 감독이 원래 시나리오에 썼던 문장은 “커피 마실래요?” 정도였는데, 어쩐지 말이 심심해 이영애와 상의한 끝에 바꾼 대사라고 한다. 90년대 ‘산소 같은 여자’로 통했던 언니가 새로운 세기를 열며 던진 쿨한 미끼(!). 가스 불 앞에서 라면 봉지를 뜯던 언니는 애매하게 들렸을지 모를 자신의 제안을 다시 한 번 정리한다. “자고 갈래요?” 
20년 뒤. 요즘 드라마 속 언니들은 “라면 먹을래요?” 대신 이런 말을 한다.  
 
 
“나랑 자고 싶다는 얘기죠?”- 〈서른, 아홉〉 미조
늦은 밤에 밥을 먹자고 한 것도, 자신의 집에 가자고 한 것도 선우(연우진)였지만, 사실 둘 사이의 밑그림을 그린 건 미조(손예진)였다. 자신이 놓고 온 시계를 직접 가져다 준 남자에게 고맙다며 꽃 선물을 하는 여자라니! 집에 바래다 주겠다는 선우의 제안은 깔끔하게 거절하더니 ‘작약’ 3송이 중 한 송이만 달라는 건 또 뭐고? 이후 공연장에서 마주친 ‘작약녀’와 ‘시계남’은 드라마 같은 재회를 기념하며 맥주를 마신다. 그리고 이어지는 선우의 제안. “보러 갈래요, (작약) 두 송이?” 미조는 그 말의 의미를 바로 알아차리지만 재차 묻는다. “그쪽 집에 가자고요?”, “작약을 보러 가자고요?”, “두 번째 만나서 집에 같이 가자고요?”… 이어지는 최종 질문. “나랑 자고 싶다는 얘기죠, 지금?” 미조에게 지속적으로 호감을 표시해온 선우는 어중간하게 둘러대지 않는다. “네.” 그리고 화면 전환. 두 사람은 작약 하우스에서 키스하고, 함께 손을 잡고 침실로 향한다. 작약의 꽃말은 ‘수줍음’. 하고 싶은 일을 다 마친 뒤 작약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의 표정이 수줍다.    
 
 
“그냥 우리 쿨하게 있자.”-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하경
▶ 빠른 재생 4분 8초.  
하경(박민영)에게 지난 사내연애의 끝은 쪽 팔려서 죽기 일보 직전의 ‘파혼’이었지만, 그렇다고 인생마저 끝난 건 아니었다. 전 남친은 알고 보니 제대로 똥차였고, 똥차가 남긴 퀴퀴한 냄새를 지워줄 비가 때마침 내렸으니까. 때 시(時), 비 우(雨), ‘때 맞춰 내리는 비’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남자 시우(송강). 물론 둘의 시작은 ‘사고’에 가까웠다. 배신 당한 사람끼리 마주한 술자리가 즐거워지는 바람에, 술집을 나와서도 끊이지 않는 웃음에 키스만 하려다가. 다음날, 낯선 침대에서 눈 뜬 하경은 당장에라도 도망치고 싶지만 직장 상사로서 의연한 척 행동한다. 일단 이런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한 빠른 사과. 그런데 시우의 반응이 의외다. “서로 동의한 거 아니었어요? 그리고 좋았고요.” 하경은 (천만다행으로) 성인끼리 동의 하에, 기분 좋게 마무리된 지난 밤에 가슴을 쓸어내리고또 다시 빠른 상황 정리에 들어간다. “그냥 우리 쿨하게 있자, 어른답게 나이스하게.”      
 
 
“저랑 바다 보러 갈래요?”- 〈술꾼 도시 여자들〉 지연
〈술꾼 도시 여자들〉의 예또, 예쁜 또라이 지연(한선화)은 ‘선섹스후연애’에 거부감이나 편견 없는 사람들조차 놀란 ‘진도 빼기’의 선구자다. 남자들이 여자에게 바라는 최종 목표는 섹스. 멀고 먼 바다까지 가자고 꼬시는 목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 연이’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기면 이렇게 말한다. “저랑 바다 보러 갈래요?” ‘얼굴에 진심’인 남자들은 ‘바다’라는 말에 심장이 뛰게 마련. “그 바다 맞아요. 파도도 있고, 등대도 있고, 모텔도 있고...” 지연이 말하는 바다는 남자들의 머릿속 최종 목적, 그 바다. 그 말인즉 먼 바다까지 갔다가 (골프장도 아닌 곳에서) 공치고 돌아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의미. 어차피 타의에 떠밀리거나 떠밀린 척 가게 될 바다, 내가 먼저 데리고 가리라! 들이는 시간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다음 진도를 판가름하는 최적의 장소가 바다라는 사실이 너무 로맨틱하다나? 누가 이 언니의 머릿속을 새하얗다 했던가? 어찌나 투명한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건 그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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