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NIM SHORTS from 2008
」 시크한 스트리트 룩으로 이 시대 ‘쿨 걸’들의 마음을 빼앗은 셀린느의 에디 슬리먼. 이번 시즌 컬렉션의 베스트 착장 중 하나인 그의 데님 쇼츠 룩을 보며 또 다른 디자이너가 떠올랐다. 2000년대 말, 23살의 어린 나이에 뉴욕 패션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그 시절 ‘잇 걸’들을 심쿵하게 만든 알렉산더 왕! 시크한 모델들이 자신의 옷을 입고 리허설에 오른 듯한, 이전에 볼 수 없던 쿨 스트리트 룩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 CYCLING SHORTS from 2019
」 선도적인 패피들이 스트리트에서 사이클링 쇼츠를 입은 모습이 간간이 포착되더니, 2019 S/S 시즌 펜디, 자크뮈스를 비롯한 여러 패션 하우스가 앞다퉈 이 스포츠웨어를 런웨이에 올렸다. 그중 샤넬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우아한 트위드 재킷과도 멋진 조화를 이루는 사이클링 쇼츠의 놀라운 범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생 로랑의 안토니 바카렐로가 디자인한 2021 S/S 시즌의 럭셔리한 니트 사이클링 쇼츠! 헬무트랭에 의해 탱크톱은 지극히 모던하고 시크하며 쿨한 하이엔드 피스로 새롭게 태어났다. 2021 S/S 시즌 지방시 하우스에 데뷔한 디자이너 매튜 M. 윌리엄스의 컬렉션에서도 그의 흔적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블랙 슬랙스와 매치한 세련된 탱크톱 룩도 그중 하나다.
▲ 슈퍼모델 앰버 발레타가 입은 헬무트랭의 탱크톱 룩은 패션사에 영원히 기록될 마스터 피스다. 「 BIRKENSTOCK SANDALS from 2013
」 시크한 여성들이 하이힐에서 내려와 버켄스탁이 자리한 지상으로 내려앉게 만든 이는 최근 컴백을 알린 피비 파일로! 우아한 드레스다운 코드를 수없이 창조해낸 그녀의 마법과 같은 손길로 버켄스탁 모티브의 샌들은 에센셜 아이템이 됐다.
▲ 질샌더와의 협업으로 탄생된 버켄스탁 샌들.
▲ 버켄스탁 모티브의 발렌티노 가라바니 샌들.
「 combat BOOTS from 1993
」 25살의 어린 나이에 페리 엘리스의 수장이 된 마크 제이콥스는 4년 뒤 그 유명한 ‘그런지 컬렉션’을 선보여 패션계에 파장을 일으켰다(고급스러움이 최고의 미덕이던 시대!). 컴뱃 부츠를 매치한 반항적인 옷들로 그는 해고됐지만, CFDA 올해의 디자이너 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 컴뱃 부츠는 디자이너 사라 버튼에 의해 오늘날 알렉산더 맥퀸의 상징이 됐다. 볼캡이 패션 취향의 차이란 한계를 넘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쓰고 싶어 하는 메가히트 패션템으로 등극하리란 걸 그 누가 예상했을까? 에디 슬리먼의 저 세상급 힙한 스타일링 신공이 이를 가능케 했다. 캐주얼한 스트리트 웨어보다 오히려 드레스, 트위드 재킷 같은 포멀한 의상과 함께하니 볼캡이 더욱 눈부시게 빛났다.
편하지만 못생긴 신발이란 오명을 쓰고 있던 크록스 클로그는 발렌시아가 컬렉션 무대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신분 상승했다. 거대한 플랫폼을 장착한 채 드레스에 매치된 크록스가 어찌나 쿨해 보이던지! 그저 유치하게 보였던 지비츠마저 세련되게 느껴졌다.
▲ 세련미를 탑재한 이번 시즌의 크록스 클로그.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가 이 아이템을 럭셔리 피스로 맨 처음 탈바꿈 시켰을 때, 남녀 불문 모두가 그의 스웨트셔츠를 입고 싶어 했다. 2013 F/W 시즌의 1번 룩이었던 시스루 주얼 스커트와 매치된 이 룩의 세련된 스타일링 공식은 매튜 M. 윌리엄스의 2021 S/S 시즌에서도 발견된다.
하이패션계의 스니커즈 붐에 불을 지핀 2015 F/W 셀린느 컬렉션. 그러나 거리의 아이템 스니커즈가 스타일리한 패션템으로 재평가돼 사랑을 받게 한 주역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피비 파일로! 쇼 피날레에 그녀가 신고 나온 스탠 스미스는 전 세계 패피들이 아디다스 매장으로 돌진하게 했다!
▲ 컬렉션의 마지막 룩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세련된 피비 파일로의 퍼스널 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