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갑작스런 생리불순, 부정출혈? 백신 탓일까?

백신에 대한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루머.

BY김혜미2021.05.13
Covid-19 and vaccination concept.

Covid-19 and vaccination concept.

“40대 여성입니다. 백신 접종 후 다음날부터 부정출혈이 시작됐어요. 부인과 진료를 받았는데 부정출혈은 맞지만 백신과 상관없다고 말하더군요? 평소 생리 주기도 일정하고 출혈 있었던 적도 없는데 이게 평이한 증상인건가요? 현재 출혈이 멈추지 않아 두렵습니다”


“저도 접종 후 3일 뒤에 하혈이 심해서 응급실 다녀왔는데요. 이상반응 신고했는데 병원에서는 백신과 연관성이 없다고 하네요?”
  
“제 주변은 백신 맞은 뒤에 생리할 때가 아닌데 생리한다는 사람들 많더라고요.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더 혼란스러운 것 같아요”


“백신 맞을 때 생리날이 딱 겹쳐 버렸는데요. 팔이 뻐근한 증상 말고는 별로 이상 증세 없었어요”


“저는 코로나 백신 맞고 생리 첫날 생리통 증세까지 겹쳐서 응급실 다녀왔어요. 숨도 안쉬어지고 몸에 소름돋고, 구토할 것 같고 난리도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백신때문이 아니라 생리통떄문에 더 아픈 것 같았어요”  
 
백신을 맞은 후 하혈, 생리 불순 등과 같은 여성 이상 질환 관련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시작은 간호사 커뮤니티였다. 의료 종사자로서 백신을 먼저 맞은 간호사들이 커뮤니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규칙적이던 생리가 오히려 불규칙해졌다’, ‘생리가 끝난 지 일주일 됐는데 또 생리인지 부정출혈인지 모를 피가 나왔다’, ‘하혈이 멈추지 않아 입원했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 
 
한 간호사는 이상 증세를 보건소에 보고했고 이후 피드백이 올 거라 생각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당 보건소 측에서는 하혈, 부정 출혈과 같은 증상이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상 항목에 올라있지 않고 질병청에는 의사의 소견이 첨부된 이상 반응만 보고할 수 있어 질병청에 정식 보고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 백신과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관련 증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백신 접종 후 하혈로 인한 입원을 해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 후 여성에게 나타나는 부정출혈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것.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백신을 맞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반응을 분석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사람 1000만 명 중 생리량이 많아진 경우가 25명, 월경 주기가 24일 이내로 되풀이되는 빈발 월경 4명, 질 출혈 51명 인 것으로 나타난 것. 화이자 백신의 경우 생리량 과다 52명, 빈발 월경 8명, 질 출혈 40명이 확인됐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생리불순 증상을 겪었다”라는 여성이 잇따라 나와 일리노이대학 생물인류학과 캐서린 클랜시 교수와 워싱턴대학 의대 박사 후 과정 연구원 캐서린 리가 사례 수집에 나섰다. 캐서린 리 연구원은 백신 접종 전 주변인들을 통해 생리량이 많아지거나 불규칙 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본인 역시 백신 접종 후 생리의 양이 많아지는 것을 경험했다며 이 연구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많은 요인들이 생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런 비이상적인 생리 현상이 백신의 부작용이라면 사람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게 그녀의 말. 현재 이들의 연구를 위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의 수는 2만 5000여 명을 넘기며 활발히 진행 중인 상태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의료 전문가들은 “생리불순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접종을 피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노스웨스턴 의대 부속병원 산부인과 라키 샤 박사는 “코로나19 백신과 생리 사이에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없다고 본다. 일반적인 생리통과 백신 접종 후 느끼는 몸살 기운·통증 등이 합해져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캐서린 클랜시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수 주간 하혈이 계속되는 등 생리불순 증상이 우려할 수준이라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후생신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국에선 1000만 건 중 이상반응 51건은 심각한 수준으로 안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리불순의 경우 심리적 원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할 경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질병청에서 알릴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이상반응이 보고되면 질병청에서 데이터를 분석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월경량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대부분의 경우 한번 발생하고 넘어가는 상황이라 여성들이 인지를 못할 수 있다. 혈소판이 갑자기 떨어지면 지혈에 문제가 생겨 멍이 든다는가 하는 출혈이 생길 수 있지만 한차례 정도 생리불순은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 예방 접종 후 이상반응이 있으면 보건소에 신고하거나 또는 의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백신 접종 후 몸 상태가 이상하다 느꼈다면 예방접종 도우미 누리집(https://nip.kdca.go.kr) 내 ‘예방접종 후 건강상태 확인하기’에서 이상반응과 대처 방법을 확인하고 신고하도록. 코로나19 예방 접종 후 이상 반응 등이 나타나면 국가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진료 확인서 및 진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 내역서 등을 모아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 의료비 지원을 신청하면 된다. 백신과의 연관성이 인정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질환의 진료비로 1인당 1000만 원 한도에서 지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