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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도 있어, 홍현희처럼 웃기고 일 잘하는 여자

‘일 잘하는’ 홍현희는 누구보다 빠르게 기류를 읽고 적재적소에 스트라이크를 날린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홍현희라는 에지.

BYCOSMOPOLITAN2021.04.27
 
드레스 67만원대 엘진가 by 매치스패션. 헤드피스 13만9천원 큐 밀리너리. 귀고리 4만2천원 미드나잇 모먼트 for 하고. 반지 모두 가격미정 스와로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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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화보 부제는 ‘우리 회사에도 있어. 홍현희처럼 일 잘하고 웃긴 여자’예요. 〈코스모폴리탄〉 편집장으로 변신해본 소감이 어때요?
편집장 하면 당당하고, 열려 있고, 뭐든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잖아요. 그런 당당한 모습을 제 식대로 표현해봤죠.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커리어 우먼 스타일링을 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코미디언이 되기 전엔 제약 회사를 다닌 것으로 유명해요. 직장에서 일 잘하는 센스와 코미디언으로서 일 잘하는 센스가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회사 다닐 때 상사와 동료들이 많이 좋아해줬어요. 의외로 일 잘한다는 말 많이 들었죠. 재밌고 유쾌한 데다 제가 또 의외로 꼼꼼하거든요. 무엇보다 어느 조직에서든 일도 일이지만 관계가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상사, 동료와의 신뢰를 두텁게 쌓아놔야 조금 실수하더라도 인간적으로 귀엽게 봐주고 내 편이 돼주잖아요.


현실에서는 상사를 어렵게 생각해 피하는 사람이 더 많죠.
오히려 저는 거리낌 없이 먼저 다가갔던 것 같아요. 인사의 텐션을 높이는 식으로요. 그냥 “안녕하세요”보다는 “어후~” 같은 반가운 기색 먼저 하고 보죠. 상대가 부담스러워할 거 같아도, 절로 웃게 된다니까요? 그런 태도는 상대가 되레 제 이름을 물어봐주고, 저를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코미디언으로서의 홍현희 역시 일 잘하는, 날이 선 여자죠.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눈치를 많이 살폈거든요. 할머니는 말씀이 많이 없으시니, 오늘은 기분이 어떠신지 배려하던 노하우가 일을 할 때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직장 생활 하다 보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상사 기분에 따라 묵살되는 경우가 진짜 많은데,  “상사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 결재 보고를 내일로 미루자” 같은 의견을 많이 내서, 동료들에게 오늘 안 하길 잘했다며 고맙단 얘기를 되게 많이 들었어요. 〈웃찾사〉 아이템 낼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중요한 건 타이밍을 아는 거예요.
 
트렌치코트 12만9천원 자라. 선글라스 가격미정 앤아더스토리즈. 토트백 69만9천원 구드. 부츠 79만2천원 레이크넨. 셔츠, 스커트 에디터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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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썹맨〉을 연출한 이건영 PD와 손잡고 4월부터 새 웹 예능 〈빨대퀸〉을 선보이고 있어요.
몰랐는데, 그분이 유명한 ‘스타 PD’시더라고요. 어딜 가나 “현희야, 너 새 프로그램 들어갔더라”가 아니라 “너 그 PD랑 일한다며?” 하고 묻는 거 있죠. 〈빨대퀸〉은 이름 그대로 ‘빨대 꽂아’가 주제예요. 어느 때보다 재테크 관심이 높아진 벼락거지 시대에 시청자들이 관심 있는 아이템으로 제가 직접 N잡러로 뛰어보는 기획이에요. 본인의 관심과 취향을 살려 ‘남는 시간’에 돈을 버는 N잡러를 초빙하는데, 얼마 버는지 통장부터 공개한 뒤에 그렇게 돈을 벌 수 있는 과정을 알려줘요. 첫 회 주제는 이모티콘인데, ‘저 정도 그림은 나도 그리겠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이모티콘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우리 채널 팔로어들 애칭은 ‘빨러’인데, 무수히 많은 N잡러를 소개해드릴 테니 서로서로 빨대 꽂았으면 좋겠어요.


TV 틀면 홍현희 안 나오는 채널이 없을 정도로 맹활약 중인데, 웹 예능 플랫폼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해요.
PD님에게 저는 웹의 브레이브걸스였고, 늘 준비돼 있었고, 이제 날아오르기만 하면 된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어요. 프로그램의 단독 진행을 맡은 건 처음이거든요. 저를 믿고 맡겨준 게 힘이 되고, 웹 플랫폼에서 제 영역이 확장된 느낌이에요. 방송은 정해진 포맷 안에서 진행하는 분위기라면, 웹 예능은 자유롭게 제 아이디어를 더해가며 방향을 바꿔나가는 게 너무 재밌어요. 홍현희를 좀 더 살아 움직이게 해주는 매체 같아요.


TV 시청자와 웹 시청자의 성향도 다르죠?
TV 시청자는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저를 볼 수도 있지만, 웹 환경에서는 제 콘텐츠를 보기 위해 클릭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선택이자 노력이잖아요. 그래서인지 저를 칭찬하는 댓글이 많은데, 가끔 마음이 불안정할 때 시청자 의견을 보며 힘을 얻곤 해요. 더 애착도 가고요. 앞으로는 길 가다 팬을 만날 때 “언니, 저 빨러예요”라는 말을 많이 듣고 싶어요. “야, 빨대 꽂자. 커피 한잔하자”라며 화답할 테니 많은 분이 다가와줬으면 좋겠어요.


현희 씨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잖아요. 무명 시절에 찐 N잡러 생활을 했다고요.
무명 시절을 견디지 못해 회사에 다니다 코미디언에 다시 도전했는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N잡을 뛰었어요. 새벽에는 헬스장 알바를 하고, 저녁에는 동대문에 소품 알아보러 다니고, 짬 내서 쇼핑몰 하는 지인을 도와 옷을 포장하기도 했죠. 제 인생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열심히 살았던 시기 같아요.


미래가 불투명한 시기에 어떻게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어요?  실패에 대한 불안이나 걱정도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그때 딱 서른이었는데, 후회하며 살아갈 용기가 없었어요. 차라리 한 번 더 도전해 실패할 용기가 더 나한테는 값어치 있었죠. 솔직히 인생을 두 번 산다면 도전 안 했겠지만, 인생은 한 번뿐이잖아요?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시기였고, 할머니에게 내 꿈에 투자하라고 부탁해 매달 30만원씩 ‘꿈 자금’을 지원받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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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현희 씨가 N잡 꿈나무들에게 할머니의 ‘꿈 자금’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거네요.
〈빨대퀸〉이 꿈의 지원금이 되는 셈이죠. 프로그램이 잘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요즘 어려운 시기를 지내는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으면 해요. ‘홍현희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품어주세요.


‘홍현희도 할 수 있는데’라며, 홍현희의 도전을 만만하게 받아들이는 인식이 섭섭하지는 않아요?
저의 가장 큰 무기는 친근함이니까요. “언니 같은 옆집 언니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팬도 많아요. 전지현 씨가 돈 버는 법을 알려준다고 하면 왠지 어려운 일 같아 보이지만, 제가 알려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기지 않나요? 제작진이 “사실 10대, 20대 남자들 타깃이었으면 누나 안 썼다”라는 농담도 하던데, 제가 그런 존재인 것조차 너무 좋아요.


코스모 인스타그램 유저들에게 홍현희에게 궁금한 질문을 들어봤는데, 당당함의 근원이 뭔지 묻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러니까요. 사실 그런 질문이 왜 나한테 궁금하냐 이거예요. 하하.


저 역시 홀린 듯이 “홍현희 당당하고 예쁘다”라는 얘기를 한 적 있는 사람인걸요.
주변 사람들이 뭐래요? “미친 거 아니야?” 혹은 “너 요새 일 많이 했니?” 하지 않던가요. 하하. 전 어렸을 때부터 제 개성과 장점에 대해 부모님에게 철저한 교육을 받았어요. 아빠가 솔직하셔서 제게 늘 귀엽다고는 얘기했지만 한 번도 예쁘다고 말한 적이 없거든요. 결혼하는 그날까지도 드레스 입은 절 보고 “우리 딸 예쁘다”가 아니라 “참 귀엽다”라고 하셨어요.


확실한 자기 객관화를 추구하는 교육관이네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게 우리에게 어떤 힘이 될까요?
아빠가 두루뭉술한 칭찬 대신 “넌 예쁘진 않지만 귀여워”라며 구체적으로 칭찬해주신 덕에, 사람이 예쁘다고 해서 행복한 게 아니란 걸 어려서부터 깨달았죠. 그게 제 당당함의 근원 같아요. 결국 자신감은 자신을 잘 아는 것에서 출발하니까요. 전 눈은 예쁘지만 턱이 짧다는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남들이 외모에 대해 뭐라 해도 큰 타격이 없어요. 나를 잘 알면 타인이 공격한다 해도 강한 에너지가 나올 수밖에 없잖아요. 남과 나를 비교하는 순간, 자존감이 떨어지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우린 모두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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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eature Editor HA YE JENE
  • Fashion Editor LEE BYUNG HO
  • Photographer SHIN SUN HYE
  • Hair & Makeup 김민선/알루
  • Assistant 김미나
  • art designer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