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메이크업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알록달록 화려한 컬러 메이크업을 하면 울적했던 기분도 급 좋아진다고? 실제로 핑크나 옐로, 오렌지 컬러처럼 생동감 있는 색상은 열정과 자신감을 복돋아주고 행복한 에너지를 발산시킨다고 한다. 우리가 몰랐던 메이크업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BYCOSMOPOLITAN2021.02.26
 
메이크업을 하는 건 우리가 우뇌를 사용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좀 더 의미 부여를 하자면 색조 화장의 영역은 스스로에게 자존감을 높여주고,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허락하고, 전반적으로 우리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 
전 세계를 불안 속에 뒤흔든 ‘코로나 19’. 여전히 아직도 예측할 수 없는 날들이 계속되고 고립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됐다. 에디터 역시도 마찬가지다. 얼굴의 반 이상을 덮는 마스크 때문에 꾸미는 재미가 실종된 요즘, 설레는 마음으로 쟁여 둔 오렌지 코럴 립스틱과 애지중지 아껴왔던 MLBB 섀도우 팔레트는 여전히 방치된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매일 소소한 뷰티 터치업을 즐겨왔던 에디터로서는 코로나 여파로 재미진 뷰티 루틴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초반에는 본업을 핑계로 후순위로 미뤄왔던 일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금방 갔다. 그러나 그마저도 얼마 안가고 심지어 소규모 레슨 공간이나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폐쇄되면서 셀프 취미 생활조차도 할 수 없게 되면서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날들이 길어졌다. 그래서인지 기회가 생길 때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좀 더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사소한 것들을 어떻게든 찾아내려고 애쓰는 내 모습을 마주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뷰티 업계에서 몸담아서인지 사소한 무언가는 늘 가까이에 있는 화장품들을 통해 시작되는 것들이 의외로 많았다. 가령 아이섀도 팔레트나 메탈릭한 색조 글리터에 반사되는 다채로운 빛을 멍 때리며 감상하는 것, 혹은 메이크업 브러쉬 사이로 흩어지는 부드러운 파우더의 질감까지, 별 것 아닌 것 같은 찰나였지만 의외로 이러한 순간들은 은근히 행복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화장대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던 ‘팻 맥그라스’의 아이섀도 팔레트에 손을 뻗었고 그것을 갖고 놀기 시작했다.
 

찌릿찌릿 긍정 시그널이 필요해

지난 몇 달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 일과 휴식의 경계가 무너진 상태로 끝도 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평소 다니던 피트니스 센터와 필라테스 시설 등이 일시적으로 운영하지 않아 덩달아 몸 상태가 엉망이 되면서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도 있다. 예전과 다르게 허탈감이 느껴지고 기운이 없거나 심각하게는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우울감이 생기는 ‘코로나 블루’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영국의 라이프스타일 컨설턴트인 나탈리 켈리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우리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현실 도피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우리는 당장 내일의 상태가 가늠되지 않는, 가령 지금 당장 셧다운이 내려져도 이상하지 않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한 상황에 놓여 있어요. 누군가 나를 물리적으로 억압하진 않지만 수많은 규칙과 규율 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죠. 이럴 때일수록 무언가에 잠식되지 않도록, 허탈하거나 심한 탈진감이 오지 않도록 감정 컨트롤을 할 줄 알아야 해요. 이건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영역이에요. 스스로가 다스려야 하는 부분이죠.” 
 
런던의 소호에서 에스테틱을 운영하며 뷰티 저널리스트로도 활동하는 켈리는 “메이크업을 하는 건 우리가 우뇌를 사용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좀 더 의미 부여를 하자면 색조 화장의 영역은 스스로에게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고,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허락하고, 전반적으로 우리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메이크업하면서 놀고 싶은 욕구는 단지 내 작은 원룸에 갇힌 듯한 반발심에서 비롯된 심리는 아니었다. 지난해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발칵 뒤집혔을 때 우리는 이전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낯선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락다운은 우리의 일상을 제약했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수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메이크업을 시도하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찾아낼 시간과 기회를 주기도 했어요.” 바비브라운의 프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자라 핀들러의 말이다. “그동안은 바쁘고 정신없는 아침 시간을 쪼개거나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타인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면서 메이크업을 마무리하기 급급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죠. 메이크업을 서둘러 빨리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정성 들여 여유롭게 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런던의 에스테틱 클리닉인 ‘스토리’의 창립자 에밀리 맥그레거 박사와 대화를 나눴을 때, 그녀는 내가 평소 즐겨 하는 스모키한 메이크업 못지않게 얼굴에 뭔가를 바르는 메이크업 루틴에서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콕 짚어 얘기했다. “보통 사람들은 질서와 자존감을 유지하는 습관이나 의식을 좋아하죠. 특히나 요즘처럼 대외적인 상황이 불확실할 때 우리는 자존감이 상실되지 않기를 무의식적으로 간절히 원해요.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타인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성숙한 사고와 가치관에 의해 얻어지는 개인의 의식이지만 때론 스스로를 정돈하고 가꾸는 행위에서 생기기도 해요. 자기 자신을 가치 있고 긍정적인 존재로 여기는 것 역시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방식 중 하나고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평소 소홀했던 외모 관리를 조금씩 해보는 거죠.”
 

메이크업을 하면 기분이 조크든요~

매일 아침 의무적으로 해왔던 뷰티 루틴이 곤두박질치는 자존감을 회복시킬 수도 있다는 맥그레거 박사의 주장은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의 뷰티 루틴은 사실 온전히 내 기분을 위한 행위는 아니었다. 그저 보기 싫은 결점을 감추거나 칙칙한 흙빛 안색을 들키지 않기 위한 의무감의 행동이었을 뿐이니까. “자기 관리는 건강한 멘탈 케어를 위한 필수적인 자기애의 표현 중 하나예요.” 그녀가 덧붙였다. 또한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그 자체가 우리의 신체와 정신 모두에 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신이라는 사람에 대해 행복함을 느끼는 것은 더 나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수많은 과학적인 증거가 있어요.”
 
자기 관리는 건강한 멘탈 케어를 위한 필수적인 자기애의 표현 중 하나다.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그 자체가 우리의 신체와 정신 모두에 이로울 수 있으며, 이는 결국 행복한 감정으로 이어지기 때문! 
 
영국 런던에 위치한 심리 재활 센터인 ‘더 인터내셔널 사이콜로지 클리닉’의 심리학자 마티나 팔리아 박사는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즐겁고 유쾌한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때로 우리는 직장에서의 일과 사적인 일에 몰두한 나머지 늘 후순위로 미뤄뒀던 ‘나’를 위한 시간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리죠.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시간을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어요. 매일 아침과 저녁에 거울을 들여다보며 스킨케어를 하는 시간 정도면 충분해요. 내 피부를 위해, 좀 더 예뻐 보이기 위해 화장품을 바르는 그 시간만 제대로 활용해도 마음과 신체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얘기예요.” 
팔리아 박사의 말을 듣다 보니 수긍 가는 부분이 있었다. 피로감에 찌든 얼굴을 화사하게 밝히거나 상큼한 피치 컬러로 양 볼을 물들이고 거울을 보면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은 화장을 해본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니까 말이다. 핀들러 역시 팔리아 박사의 말에 동의했다. “얼룩덜룩 보기 싫은 피부 톤을 보정할 뿐 아니라 울적한 기분도 감쪽같이 숨길 수 있는 게 바로 화장의 마법이죠.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평소에는 잘 바르지 않던 선명한 오렌지나 핑크색 립스틱을 꺼내 바르기도 하잖아요? 생동감 넘치는 컬러가 가져다주는 기분 좋은 최면 효과 같은 거죠.”
 

행복감을 찾아줄 뷰티 소확행?

뷰티 칼럼을 준비하면서 직장 동료들에게 어떤 제품이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 물어봤더니 답변이 생각 이상으로 광범위했다. 누군가에겐 아쿠아 블루 아이섀도나 체리 레드 립스틱 같은 채도 높은 색상이 행복감을 주는 반면, 다른 이들은 잿빛 안색을 밝혀주는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를 바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실제로 색채 이론을 찾아보니 일반적으로 오렌지나 옐로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색조는 우리에게 활력을 주고, 블루와 그린 계열은 소란스러운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몇 명과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메이크업으로 얻는 행복감이란 색감 자체보다는 개인의 욕구와 취향을 만족시키는 데서 오는 것 같다는 의견이 좀 더 우세했다. 예를 들어 나의 최애 중 하나인 ‘팻 맥그라스의 버건디 아이섀도 팔레트’는 나에게 엄청난 세로토닌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는 동기부여템이지만, 바비브라운의 아티스트인 핀들러에게는 과해 보이지 않는 레드 섀도일 뿐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제 감정을 위해선 러블리한 치크 블러셔와 스파클 하이라이터 이 2가지만 있어도 충분하죠.”
 
맥그레거 박사는 “메이크업이 자신감을 높여주는 확실한 도구인 건 분명해요. 나만 알고 있는 콤플렉스나 불만족스러운 외형에 대한 불안감을 감소시키니까요. 다만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기본적으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해요. 자존감이 낮다면 메이크업이 감정 조절이나 위로가 되는 수단이 될 수 없을 테니까요. 쉽게 말해 메이크업은 긍정 시그널을 위한 절대적인 치유법이라기보다는 좋은 재료로 만든 스펀지케이크에 장식된 아이싱 크림 쪽에 더 가깝다고 비유할 수 있겠네요”라고 강조한다. 여자들의 파우치 안에 든 별별 뷰티 제품은 우리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 클래식한 레드 립스틱을 바르는 행위는 누군가에게 당당한 자신감과 포스를 부여하기도 하고, 내추럴한 로즈 색감으로 눈가를 정돈하다 보면 어느샌가 마음이 차분해질지도 모른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가득한 세계지만 자신만의 행복해지는 뷰티 테라피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나를 즐겁게 해주는 뷰티 소확행을 하나씩 발견해가는 여정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이런 뷰티 소확행 들어봤어?

망설일 시간에 한 번쯤 시도해볼 법한, 소소하지만 기분 전환 확실히 되는 메이크업 팁!
 
정유진(뷰티 에디터)
좋아하는 색상 스펙트럼이 그대로 들어 있는 팔레트를 발견했을 때가 생각나요. 남들에겐 그저 탁한 색감이겠지만 저는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던걸요?
앤아더스토리즈 클라르테 드 라우베 아이섀도 팔레트 3만5천원.

앤아더스토리즈 클라르테 드 라우베 아이섀도 팔레트 3만5천원.

 
 
하윤진(뷰티 디렉터)
가장 빠르게 스스로 기분 좋게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길고 동그랗게 말린 청키한 속눈썹이죠. 최애인 샤넬의 마스카라로 메이크업 마무리 단계에서 속눈썹을 아찔하게 말아 올리면 기분이 좋아져요.
샤넬 르 볼륨 스트레치 엑스트렘 10 느와르 4만5천원.

샤넬 르 볼륨 스트레치 엑스트렘 10 느와르 4만5천원.

 
 
송가혜(뷰티 에디터)
기분 전환을 위해 소프트한 톤의 페이스 파우더로 양 볼에 자연스러운 홍조를 연출해요.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오랫동안 산책할 때, 혹은 남친과 함께 설레는 밤을 보낼 때 상기된 볼을 재현하듯 메이크업해보는 거예요.
나스 에어 매트 블러쉬 프리덤 4만2천원대.

나스 에어 매트 블러쉬 프리덤 4만2천원대.

 
 
김하늘(디지털 뷰티 에디터)

해보기 전까진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 있거든요?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근데 귀욤귀욤한 가짜 주근깨를 톡톡 찍다 보면 갑자기 말괄량이 소녀가 된 것처럼 꺄르르르 웃음이 터져요. 
맥 블랙체리 컬렉션 브러시스트로크 24-아워 라이너 #브러시블랙 3만원대.

맥 블랙체리 컬렉션 브러시스트로크 24-아워 라이너 #브러시블랙 3만원대.

 

Keyword

Credit

  • editor 정유진
  • writer빅토리아 조잇(Victoria Jowett)
  • art designer 조예슬
  • photo by michelle monique/
  • gallery stock/tory rust/gallery 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