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삶의 여정을 담은  책 추천

흔히 인생은 여행과 같다고 말한다. 우리 삶의 여정을 담은 책 5권.

BYCOSMOPOLITAN2020.06.15
 
 
김영하 | 복복서가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라고 말한 여행자이자 소설가 김영하. 그가 10여 년 전 시칠리아 여행을 다녀와 쓴 책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의 문장과 내용을 다듬고, 사진과 꼭지를 더해 새롭게 출간했다. 왜 하필 시칠리아였을까? 여행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김영하가 마치 ‘오래 준비해온 대답’처럼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은 그곳, 시칠리아는 기대 이상의 많은 것을 선사했다. 스마트폰이 없어 기차를 놓쳐 허둥지둥대고,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게 여행자에게 일상이었던 그때, 그는 스스로의 감각과 직관에만 의존해 낯선 곳에서 헤쳐나갔다. 그는 시칠리아가 낯선 만큼 그곳의 맛, 풍광, 촉감, 냄새를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여행은 10년 전에 끝났지만, 이 책의 출간으로 이 여행이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한다.
 

 
오수완 | 나무옆의자
가상의 도서관에 소장된 가상의 희귀본을 소개하는 카탈로그 형식의 독특한 소설이다. 사람들이 직접 쓴 원고로 책을 만들어 기증한 책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이 갑자기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기증한 책들 역시 가치가 없다고 분류돼 폐기될 운명이다. 그중 가장 열정적인 기증자였던 작가 빈센트 쿠프만이 자신의 책을 찾아가지 않자, 도서관 사서이자 관장은 그의 책을 기념하는 카탈로그를 만든다. 빈센트의 책은 역사서, 예술서, 과학서 등 장르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자꾸만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름과 도서명을 검색하게 만들 정도로 내용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다. 물론 모두 소설가가 지어낸 이야기기에 검색될 리 없다. 괴짜 같은 빈센트 쿠프만의 열정과 지적 탐험, 상상력은 이 이야기를 만든 소설가와 궤를 같이한다.
 

 
할프단 프레이호브 | 문학동네
아픈 사람을 가족으로 둔 이들이 바라는 건 아픈 그들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다. 이 책은 아버지인 저자가 자폐증과 ADHD 진단을 받은 아들 가브리엘에게 하고 싶은 말을 10통의 편지로 엮었다. 어느 날 아들이 혼자 세상에 남겨졌다는 생각에 무너지지 않도록, 가브리엘 곁에 있을 문장을 남긴 것이다. 그 누구보다 특별하지만, 때론 문젯거리가 돼버리는 아들을 바라보며 부모인 저자는 가벼움과 무거움을 하루에도 수십 번 느낀다. 가브리엘의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될 수 없어?”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이 긴 편지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된다. 저자는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인 브라게 문학상 후보에 오른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다.
 

 
신소린 | 해의시간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불손, 불효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되는 제목이다. 하지만 저자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간병하는 엄마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죽음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상상만으로도 우울하고 슬프기만 할 것 같은 엄마의 노년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유쾌하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여기에 저자는 자신의 삶의 끝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말하기 불편하고 어려운 주제지만, 그만큼 삶에 중요한 문제기도 하다. 또한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연장선상에 있다. 그래서 엄마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 한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주부의 벗 | 베르단디
흰머리는 노화를 상징하는 외적인 변화다. 남녀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는 변화지만, 유독 여성에게만 그 의미가 가혹하다. 남성에게는 중후함이 되지만, 여성에겐 노화 그 자체다. 최근 흰머리를 염색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고잉 그레이(#GoingGrey)란 해시태그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 베스트셀러였던 이 책은 그레이 헤어를 택한 여성 32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 아사쿠라 마유미는 그레이 헤어를 완성하는 1년간의 과정을 기록했는데, 잦은 염색으로 상한 두피와 머릿결이 회복되고, 얼굴이 되레 환해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흰머리를 기르면서 그만큼 마음도 자랐다는 것. 새치 하나에 낙담하고 절망하는 장면도 이제는 사라질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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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전소영
  • photo by 최성욱
  • Digital Design 권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