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에 앞서 김 모 군에게 미리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 그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팀의 선수와 사귄다. 그래서 경기장을 찾아 새로운 (심지어 유명하고 부유한) 남친을 응원하곤 하는데, VIP 좌석에서 편하게 경기를 관람하는 당신의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비친다. 일명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전략!
☞ 그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사귄다.
☞ 그와 똑같이 생겼지만, 그보다 키가 더 큰 사람과 사귄다.
☞ 매일 새로운 쇼핑몰에 들어가 그의 (자주 쓰는) 메일 주소로 뉴스레터 구독을 신청한다. 그리고 그가 메일을 확인하면 분명 구독 취소 버튼을 누를 테니, 매주 재구독하며 그가 뉴스레터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 그와의 연애 스토리에 약간의 픽션을 더해 소설로 만든다. 그리고 영화로 제작돼 연말에 각종 어워드를 휩쓴다. 이후 그의 역할은 ‘세상에서 가장 찌질한 전 남친’의 대명사로 통한다.
☞ 매번 “승진을 코앞에 뒀다”라고 확신하던 그 녀석…. 그래 놓고 18개월 동안 한 번도 승진하는 꼴(?)을 못 봤다. 이참에 그가 종사하는 업계에 취직해 승진이 얼마나 쉬운 것인지를 보여준다. 몇 달 후 어쩌다 당신이 그의 상사가 됐을 때, 무능력함을 이유로 그를 해고한다.
☞ 그가 사는 자취방의 집주인을 만나 그 집을 매입한다. 그런 다음 월세를 왕창 올려 그가 제 발로 기어 나가게 만든다.
☞ 오랜만에 그의 형에게 연락해 안부를 묻는다. 예전에 함께 식사했을 때 재미있었다며, 그때가 그립다고 말한다. 또 게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6개월이 지난 후, 당신은 그의 형과 사귀게 된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자연스레 전 남친의 ‘형수님’이 된다. 시부모님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는 당신은 그 집안의 실세가 된다. 결국 입지가 좁아진 전 남친은 손윗사람이자 슈퍼갑이 된 당신 앞에서 늘 머리를 숙이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