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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펜저스' 김정환, 김준호 선수의 멘탈 관리 비법은?!

펜싱 사브르 종목 국가대표 김정환 김준호 선수가 룰루레몬과 함께 전하는 피스트밖 일상과 멘탈 관리법.

BYCOSMOPOLITAN2021.10.19
 
(김정환, 김준호)메탈 벤트 테크 숏 슬리브 톱 모두 룰루레몬.

(김정환, 김준호)메탈 벤트 테크 숏 슬리브 톱 모두 룰루레몬.

귀국 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냈어요.
김정환(이하 ‘정환’) 솔직히 지금도 두 발 뻗고 자는 기분은 안 들어요. 펜싱을 대중화하는 일 또한 일종의 컴퍼티션이라고 생각해서요. 방송에서 우스갯소리로 “가리지 않고 다 출연한다”라고 했는데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저희 멤버들 모두 대외 활동에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중이에요.
김준호(이하 ‘준호’)  그래서 훈련을 더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있어요. 방송 출연하느라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서요. 얼마 전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렀는데 다행히 다들 성적이 잘 나왔어요. 그럴 수 있었던 것도 저희가 아직 긴장감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유럽권 선수들은 대외 활동을 넘어, 아예 다른 직업을 겸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특히 펜싱 종목은요.
정환 맞아요. 그래서 한때는 이런 생각도 했어요. ‘우리는 평생 펜싱밖에 한 게 없는데 왜 겸직하는 선수들에 비해 특출하게 잘하지 못하지?’ 그런데 오랫동안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우리나라도 선진국 문화를 따라야 한다고요. 그저 스파르타식으로 종일 훈련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최대 단점이 학창 시절 운동을 그만두면 사회에 나가서 적응이 어렵다는 거예요. 선수들이 중간에 운동을 포기하더라도 또 다른 직업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요.


준호 씨는 〈뭉쳐야 찬다 2〉에 새 멤버로 합류했죠. 앞서 방송 출연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출연을 결정하면서 주변 반응이 걱정되진 않았나요?
준호 사람들 목소리를 하나하나 신경 쓰며 살다 보면 저만 고달파요. 그들이 제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요. 어렵게 이 자리까지 올라와서 얻은 기회를 남들 눈치 보느라 놓치고 싶지 않아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인 만큼, 올림픽이 끝난 직후의 이 흥을 최대한 즐기고 싶어요.
 
(김정환)내비게이션 스트레치 다운 재킷, 엔지니어드 웜스 롱 슬리브 톱, ABC 팬츠 모두 룰루레몬. (김준호)아웃푸어 필드 재킷, 리버서블 셔츠, 보우라인 팬츠 모두 룰루레몬.

(김정환)내비게이션 스트레치 다운 재킷, 엔지니어드 웜스 롱 슬리브 톱, ABC 팬츠 모두 룰루레몬. (김준호)아웃푸어 필드 재킷, 리버서블 셔츠, 보우라인 팬츠 모두 룰루레몬.

향후 방송 활동에도 관심이 있다는 말로 들리네요. 〈아는 형님〉에서 강호동·서장훈 씨에게 예전부터 만나뵙고 싶었다고 한 장면도 문득 떠오르고요.
준호 그건 정말 진심으로 한 말이었어요. 강호동 씨나 서장훈 씨 모두 자기 분야에서 레전드를 찍은 분들이잖아요. 그랬던 사람이 다른 분야에서 새로 시작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은퇴 후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사시는지 진심으로 궁금했어요. 그래서 항상 만나뵙고 싶었고요.


정환 씨의 경우 경기 중에 고함치듯 기합을 넣는 장면이 화제가 됐죠. 우렁찬 기합과 함께 연속 득점을 올리는 모습을 보니 과연 실전은 기세인가 싶더군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대사처럼요.
정환 안 그래도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뭘 그렇게 샤우팅을 열심히 하냐고, 표정 관리 좀 하라고요.(웃음) 하지만 그런 외적인 면을 의식하면 절대 파이널까지 갈 수 없어요. 모든 걸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훈련하는 게 우선이죠. 제가 살면서 얻은 깨달음이 하나 있는데, 멋있어서 멋있는 게 아니고 이기니까 멋있는 거예요. 운동하면서 멋있는 표정이나 동작에 신경 쓰는 것만큼 어리석은 게 없어요.


옆에서 준호 씨가 끄덕끄덕하네요. 정환 씨에게 선배로서 배울 점이 많겠어요.
준호 정환 형은 펜싱 1세대예요. 10년 넘게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온갖 고난을 겪은 만큼 수많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죠. 그렇게 얻은 노하우로 정말 중요한 포인트만 딱딱 집어 알려주니까 후배들 입장에서는 그저 고마울 뿐이고요. 물론 그만큼 저희가 습득도 잘하지만. 인정하지?(웃음)
 
내비게이션 스트레치 다운 베스트, 시티 익스커션 재킷, 보우라인 팬츠 모두 룰루레몬.

내비게이션 스트레치 다운 베스트, 시티 익스커션 재킷, 보우라인 팬츠 모두 룰루레몬.

두 사람이 거의 띠동갑인데도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내는 게 눈에 보여요. 정환 씨가 차에서 H.O.T.나 젝스키스 음악 틀면 준호 씨는 무슨 노래인지 모른다면서요?
준호 그래도 정환 형이 보기보다 되게 젊게 살아요. 저희랑 어울리고 싶어서….(웃음) 아, 그리고 제가 듣는 트로트는 정환 형이 오히려 더 모를 때도 있어요.
정환 맞아요. 준호는 50만원짜리 닥터드레 헤드폰으로 뽕짝 듣는 애예요. 심지어 듣는 사람 괴롭게 샤워할 때도 틀어놓는다니까요.


하하. 트로트라니 의외네요.
준호 제가 할머니 손에 커서요. 그런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귀에 익은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듣던 리듬이라 호흡에 잘 맞는다고 해야 하나? 오죽하면 러닝할 때도 트로트만 들어요.


개인전에서 서로 라이벌로 만날 때는 어떤가요? 피스트 위에 섰을 때 상대에게 두려움을 느낀 적은 없나요?
정환 없어요. 왜냐하면 국가대표 사브르팀 멤버들은 서로가 서로를 계단처럼 지탱하면서 페이스메이커가 되는 구조거든요. 그래서 저는 상대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만남 자체를 ‘기회’라고 여겨요. 이런 인식이야말로 제가 20대 후배들과 함께 피스트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해요. 이 친구들이 저를 진심으로 이기려고 해야 저 역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게 되니까요. 그렇게 선의의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다 같이 정상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거죠.
준호 제가 말을 좀 보태자면, 지금 저희 사브르팀의 경우 4명이 엔트리예요. 거기에 속했다면 그냥 성공했다고 보시면 돼요. 그 정도로 다들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죠. 지금 여자, 남자 통틀어 총 6개 펜싱 종목 중 저희 사브르팀만 유일하게 몇 년째 멤버가 안 바뀌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아웃푸어 재킷, 써지 쇼츠, 코어 더플백 모두 룰루레몬.

아웃푸어 재킷, 써지 쇼츠, 코어 더플백 모두 룰루레몬.

두 사람 다 자신감이 대단하네요. 아까 촬영장에서 장난칠 때와는 눈빛도 영 딴판이고요.
정환 누군가는 이런 저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해요. 쟤네는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성적은 잘 나온다고. 심지어 대표팀 선수 중에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 방향을 모르고 운동하는 애들이죠.
준호 반대로 저희는 뭘 해야 피가 되고 살이 되는지 잘 알고 있어요. 양보다 질이라고 해야 하나?
정환 그렇지. 저희한테 그런 말 하는 애들은 러닝 머신을 5시간 뛰면 그 5시간어치의 땀이 메달로 보상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어요. 근데 결과가 꼭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훈련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성이에요. 이건 제가 수많은 실패를 통해 얻은 귀중한 데이터 중 하나인데, 이런 데이터를 다른 사람에게 굳이 가르쳐줄 필요는 없죠. 로또 1등 당첨되는 비법을 널리 알릴 필요가 없듯이요. 반대로 준호나 상욱이처럼 똑똑한 후배들은 이 공식을 알아서 카피하고, 자기 거로 만들어요.


영감을 주는 말이네요. 우리나라는 ‘헝그리 정신’을 불굴의 투혼으로 미화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준호 아직도 훈련의 양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죠. 무조건 고된 훈련을 받아야 하고, 정신력을 강화하려면 극심한 고통을 견뎌야 하며, 그래야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요. 저희는 훈련의 양보다 효율에 집중하려는 편이에요.
정환 그게 제가 26년 운동하면서 제일 통쾌한 순간이었어요. 고통스러운 훈련이 다가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준 거요. 전 어려서부터 늘 베짱이였거든요. 사람들은 베짱이가 언젠가 망하길 바라지만, 베짱이는 개미보다 똑똑해요.
 
리버서블 셔츠, 메탈 벤트 테크 숏 슬리브 톱, ABC 조거 팬츠 모두 룰루레몬.

리버서블 셔츠, 메탈 벤트 테크 숏 슬리브 톱, ABC 조거 팬츠 모두 룰루레몬.

이제 운동선수의 ‘삶의 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제시돼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정환 맞아요. 이왕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새벽 운동 문화도 지양해야 해요. 부지런한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건 옛말이에요. 아침 일찍 일어나면 입맛도 없고, 결과적으로 오후 훈련에 데미지가 올 뿐이죠. 제가 이다음에 체육계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면 이런 문화를 효율적으로 바꿔보고 싶습니다.


사브르팀 4인방 중 3명이 기혼이고, SNS를 보니 다들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누리고 있는 듯해요. 멘탈 관리가 중요한 운동선수로서 결혼 이후의 삶은 어떤가요?
정환 원래 사브르는 총각팀이었어요. 근데 한 명이 장가를 가고 나니 도미노처럼 차례로 결혼하게 되더라고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을 때는 방송국에서 섭외가 오든 말든 저희끼리 술 마시고 노느라 바빴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그때 그랬던 걸 엄청 후회했죠. 저희가 추구하는 펜싱에 대해 최선을 다해 말해도 모자랐을 그 귀중한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보냈으니까요. 한때는 철부지처럼 과거의 영광에 취해 살기도 했어요. 그때만 해도 저에게 이런 기회가 다신 안 올 줄 알았거든요.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완전 바른 생활인데, 저는 지금 제 모습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요. 동료들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뿌듯하고요. 막내도 빨리 결혼시키려고요.(웃음)
 
(김준호)앳 이즈 후디, 앳 이즈 조거 팬츠 모두 룰루레몬. (김정환)올어라운드 크루 스웨터, ABC 팬츠 모두 룰루레몬.

(김준호)앳 이즈 후디, 앳 이즈 조거 팬츠 모두 룰루레몬. (김정환)올어라운드 크루 스웨터, ABC 팬츠 모두 룰루레몬.

앞으로의 계획은요? 내년 아시안게임 준비는 잘되고 있나요?
정환 저희에게 너무 많은 관심이 쏠리다 보니 심리적 압박감이 드는 건 사실이에요. 저도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서요.
준호 저도 형 말에 완전 공감해요. 이 모든 상황이 처음이다 보니 대중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기가 어렵더라고요. 이럴 때일수록 심플하게, 눈앞의 과제부터 하나씩 최선을 다해 처리하려고 해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다음 달에 아기가 태어나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삶을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펜싱이 인생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나요?
준호 결코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거?
정환 그러니까 스포츠토토가 있는 거야, 임마.(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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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eature Director KANG BO RA
  • Fashion Director Kim Ji Hu
  • Photographer SHIN SUN HYE
  • Hair 박규빈
  • Makeup 김미정
  • Set Stylist 유혜원
  • Assistant 김미나/김연준
  • Location 에피소드 서초 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