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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이 리얼 현실이 되고 있다! 메타버스 앱 '제페토'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이제 ‘가상현실’은 정말 현실이 되고 있다. 메타버스 앱 ‘제페토’ 얘기다. 이 작은 모바일 앱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코스모폴리탄>의 아바타 ‘핫티’가 잠입 취재해봤다.

BYCOSMOPOLITAN2021.09.19
 
‘Another me in another universe.’ 우리나라 메타버스 앱의 선두 주자인 제페토의 공식 모토다. 2D 메타버스의 시초였던 싸이월드부터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까지, 메타버스의 세계관은 늘 우리 곁에 있었다. 제페토 월드에서는 나를 대변하는 아바타가 ‘비행기’에 탑승해 가상현실 맵을 이동하며 지하철도 타고, 나뭇잎을 타고 나는가 하면 친구들과 한강에서 라면을 먹고, 한여름에 스키 점프를 하기도 한다. ‘그건 실제로 내가 하는 게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든다면, 조선시대에서 온 사람이 당신이 친구와 DM으로 대화하는 것을 보고 “그건 진짜 그 사람이 말하는 게 아니잖소”라며 정색하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지금은 ‘코로나19로 자연의 풍요로움을 누리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의 온라인 도피처’ 정도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제페토를 숨 쉬듯 플레이하며 자란 세대가 10년 안에 20대가 되고 주요 소비 계층이 되어 서점가에 ‘Z세대가 온다’라는 제목의 책이 수두룩하게 깔리는 날이 올 것이다. 재미없고, 쿨하지 않으면 바로 외면당하는 초등학생들의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여기 있는 것들은 빙산의 일각, 파고들면 들수록 제페토 월드에서는 당신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하나하나 베일을 벗을 것이다.

 

한강공원에서 야경 보며 라면 콜?

제페토에서는 테마별 공간을 ‘맵’이라 부른다. 요즘 가장 많은 시민들이 다녀간 맵은 편의점 CU와 제페토가 협업해 만든 ‘한강공원’. 이 맵의 킬링 포인트는 바로 편의점 위층의 한강 뷰 루프톱인데, 올라가기 위해서는 편의점에서 뭐라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 룰이다. 다행히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라면을 무한정 훔쳐(?) 먹을 수 있다(셀프 계산대가 있기는 하지만 계산 안 한다고 뭐라 하는 사람 없다). 슬프게도 제페토는 전 연령대 이용 가능한 앱이라 주류는 팔지 않는다. 멀리 롯데월드타워까지 보이는 서울 야경을 배경으로 라면을 후루룩찹찹 먹어보자. 난간에 서서 야경샷 인증은 필수.
 
 

똥손도 할 수 있는 제페토 웹툰 작가

플레이 화면을 자유롭게 사진으로 캡처할 수 있다는게 제페토의 특징.

플레이 화면을 자유롭게 사진으로 캡처할 수 있다는게 제페토의 특징.

제페토에서 제공되는 배경 템플릿, 맵에서 찍은 사진 등을 이용해 웹툰은 물론 드라마, 브이로그까지 만들 수 있다. 유저 나이대 특성상 인기 웹툰 다수는 초·중등 감성이 주를 이루지만, 어떤 스토리를 만드느냐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하다 못해 블랙핑크 하우스처럼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맵에 히키코모리처럼 숨어 오가는 시민들을 관찰한 뒤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얘기. 제페토 채널에서는 현재 라이브 기능이 베타 테스트 중이며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린 스타 ‘제페터’가 생겨나고 있다.

 
 

가든웨딩에서 운세 보기(스토커 주의!)

제페토 월드를 돌아다니는 시민이라면 종종 ‘여친 구함’이라는 메시지를 보게 된다. 그렇다. 메타버스에도 픽업 아티스트는 있다(…). 그런 사람들 때문인지 최근 가장 붐비는 맵 중 하나는 ‘가든웨딩’. 낮과 밤 2가지 버전이 있다. 당연히 모르는 남자와의 채팅이나 결혼식은 추천하지 않지만, 남의 결혼식에서 떡이나 먹고 운세나 보는 재미가 있다. 파티장 옆에는 약방 감초처럼 맵 곳곳에서 등장하는 ‘라마마’가 있는데 연애운, 행운의 색 등을 점쳐준다. 좋은 소리만 해주지는 않는다. 싱글이며 2000년생인 핫티의 연애운은 “3개월 동안 소식 없음”이며 행운의 색은 보라색, 행운의 꽃은 제비꽃과 모란.
 
 

구찌 빌라 입장~!

구찌 빌라 입장~! 대부분의 아이템은 스토어에서 입어볼 수 있지만 구찌 같은 일부 명품 브랜드 협업 아이템은 전용 맵에서만 피팅이나 구매가 가능하다. 마치 온라인 쇼룸 개념. 서울에 생긴 현실 구찌 가옥은 근처에도 얼씬하기 힘들 정도로 부담스럽지만 제페토 구찌 가옥엔 진입 장벽이 없다. 더군다나 이곳은 단순한 가옥이 아닌 구찌 정원에 가까워 즐길 거리도 많다. 정원 한가운데에는 미로 퀘스트에 성공한 사람만이 작동 가능한 분수가 있으며, 농구 코트에선 구찌 농구공으로 슛을 던져볼 수 있다.

 
 

홍대 인생네컷 말고 제페토 포토 부스 

외출 전 거울 셀카가 필수이듯 아바타의 포즈와 배경 컬러, 음악 등을 골라 사진 혹은 영상으로 남겨보자. 트와이스 안무 포즈부터 우주적인 별자리 배경까지, 눈 돌아갈 정도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코스모 픽은 최근 드라이빙 존을 맵에 구현한 현대자동차. 이렇게 완성한 사진은 제페토 내 SNS를 통해 바로 공유할 수 있고, 내 휴대폰에 이미지로 저장할 수도 있다. 심화 버전으로 액션 모드를 이용해 내 표정을 직접 아바타에 입히거나, AR을 이용해 현실 배경에 아바타를 믹스매치해보자. 원리만 익히면 포토 부스는 당신의 개미지옥이 될 것.

 
 

최애 아이돌과 만나 같이 춤추기

제페토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협업 트렌드는 바로 아이돌. 얼마 전 새 미니 앨범 〈6분의1〉로 컴백한 선미는 제페토에서 컴백 티저와 신곡 음원 중 일부를 최초 공개했다. ‘You can’t sit with us’의 포인트 안무를 음악과 함께 아바타에 입혀보는 기능이 출시된 것. 선미는 직접 제페토 아바타로 월드에 접속해 팬덤 ‘미야네’와 함께 춤을 춘 뒤 SNS에 인증하기도 했다. 선미 전용 ‘컴백 페스티벌 앱’에서는 숨겨진 티저 이미지 9장을 모두 찾은 사람들을 추첨해 사인 CD와 코인을 지급하기도! 선미의 헤어스타일이나 의상을 ‘손민수’할 수 있는 아이템이 출시됐음은 물론이다. 핫티는 9월호 취재로 바빠 이벤트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선미 컴백 기념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180페이지를 확인하자.
 
 

인형 옷 입히기? 이젠 3D로 하자 

‘에리얼’ 역에 파격적으로 흑인 배우를 캐스팅한 디즈니에 샤라웃! 핫티는 인어 비늘 톱으로 포인트를 줬다.

‘에리얼’ 역에 파격적으로 흑인 배우를 캐스팅한 디즈니에 샤라웃! 핫티는 인어 비늘 톱으로 포인트를 줬다.

제페토의 0단계는 아바타 꾸미기. 의상은 물론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눈 크기도 고를 수 있고 직접 손으로 위치 및 크기를 조정해 커스텀도 가능하다. 최애 아이돌을 따라 얼굴을 만들기도 하고, 제페토에서 가장 핫한 스타일로 (내 얼굴과는 전혀 다른) 새하얀 피부와 백금발 머리 스타일을 선택해도 된다. 여기에 인어공주 스토어의 인어 꼬리부터 삼성 스토어의 갤럭시 워치까지 다양한 협업 아이템을 구매해 착용할 수 있다. 최신 ‘컨셉샵’ 중에서는 세기말 감성을 대변하는 Y2K 스토어가 유행 중. 캔디 컬러 크롭트 티셔츠와 타이다이 프린트 헤어 두건, 데님 미니스커트를 골라 조합하면 당신은 바로 핵인싸. 유치할 것 같지만 의외로 진심으로 임하게 된다.

 
 

본격 크리에이터 도전, ‘제테크’의 시작

소비자를 넘어 크리에이터가 돼보자. 모바일 환경에서도 기본 템플릿에 색을 바꾸는 식으로 아이템을 커스텀 제작할 수 있고, 좀 더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면 PC에서 제페토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된다. 제페토 공식 계정의 가이드 영상을 확인할 것. 간단한 심사를 거쳐 디자인이 스토어에 등록되면 판매 수익을 낼 수 있다. 제페토 월드의 가상화폐는 핑크 다이아몬드 모양의 ‘젬’이며, 5천 젬 이상을 모으면 현금화할 수 있다. 8월 기준 환율은 5천 젬에 약 12만3천원 정도다. 한편 제페토만의 3D 툴인 ‘빌드잇’을 활용하면 카페부터 미술관까지, 맵 커스텀 제작도 가능하다. 구찌 빌라처럼, 나만의 맵을 만들어 그 안에서 내가 제작한 아이템을 판매한다는 큰 그림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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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예린
  • photo by 제페토 화면 캡처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