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디지털 시대의 뷰티 피플은 이렇게 논다!

디지털 혁신이 몰고온 낯설고 기발한 뷰티 풍경.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경험 가치를 찾아 헤매는 젠지들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변화된 뷰티 월드를 마음껏 즐기고 있는 중이다.

BYCOSMOPOLITAN2020.07.11
 
 
가상으로 메이크업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에스티 로더의 iMATCH 쉐이드 엑스퍼트.가상으로 메이크업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에스티 로더의 iMATCH 쉐이드 엑스퍼트.

뷰티도 이젠 AI라고?

구찌 GG 로고 필터로 얼굴을 도배한 허구의 셀피를 찍고, 독특한 3D 메이크업을 실제 얼굴에 가상으로 입혀 기발한 뷰티를 즐기는 데 거부감이 없는 젠지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 아바타 인플루언서 모델인 릴 미켈라와 슈두의 SNS를 팔로하면서 그녀들과 교감하는 건 뷰티 신인류들에게는 전혀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신개념이 가져온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상상 속에나 존재할 법했던 일이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실현되는 요즘이기 때문. 4차 산업혁명은 뷰티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뷰티 큐레이션 서비스가 앞다퉈 등장하고있다는 게 바로 그 증거. 두 눈 딱 감고 10초면 파악 끝! 손바닥만 한 디바이스 앞에 서면 피부 나이와 취약점이 화면에 상세하게 나열되는, 일명 AI 뷰티 솔루션 서비스는 이미 뷰덕들 사이에선 유명하다. 2~3년 전부터 실제로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용화됐는데, AI가 피부를 스캔해 모공, 주름, 다크 스폿 등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어떤 성분이나 제형의 제품이 필요한지를 추천해준다. 그야말로 오래 연구하고 축적한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히 예측하고 만족도를 높인 스펙 만렙 뷰티 어드바이저인 셈. 로레알그룹의 라로슈포제는 자사 공식 사이트(kr.spotscan.com)에 접속해 셀카 사진을 촬영하면 AI가 피부 트러블 등급을 0 - 4단계까지 분류해 스킨케어 팁을 제공하고, 전후 시뮬레이터를 통해 피부 예상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아이오페 역시 피부 정밀 측정을 통해 자사 랩(lab)에서 맞춤 화장품을 바로 제조해주는 ‘테일러드 프로그램’이나 최신 3D 기술을 적용해 얼굴형에 딱 맞는 맞춤 페이스 마스크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그야말로 뭐든 척척 해내는 똑 부러지는 뷰티 알파고 전성시대가 온 것이다.
 
‘픽네일’은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사진을 찍으면 직접 발라보지 않고도 AR 가상 피팅으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네일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픽네일’은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사진을 찍으면 직접 발라보지 않고도 AR 가상 피팅으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네일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
맥의 ‘버츄얼 뷰티 트라이온’. 유캠(YouCam) 메이크업의 AR기술로 모든 피부톤에 테스트가 가능하다.

맥의 ‘버츄얼 뷰티 트라이온’. 유캠(YouCam) 메이크업의 AR기술로 모든 피부톤에 테스트가 가능하다.

이런 기발한 퍼스널 쇼퍼를 봤나!

그런가 하면 디지털 대전환의 흐름에 동참하는 메이크업 브랜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사실 초창기에는 립스틱과 아이섀도 컬러를 얼굴에 발라보지 않은 채 가상으로 메이크업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디지털 서비스가 존재했었다. 새로운 경험을 앞세운 획기적인 서비스라기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어설픈 구현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에스티 로더는 기존 유캠(YouCam) 앱으로 원하는 메이크업 룩과 다양한 립스틱 컬러를 테스트할 수 있었던 서비스에 이어 착붙 파데 컬러까지 찾아주는 ‘iMatch 쉐이드 엑스퍼트’를 시작했다. 얼굴 일부를 파악해 21호, 23호 같은 단편적 가이드만 주는 게 아니라 얼굴 곳곳을 스캐너가 샅샅이 훑어내듯 분석한 뒤 피부색과 가장 예쁘게 어울리는 파운데이션을 추천한다. 그야말로 매번 컬러 선택에 실패하는 파데 유목민을 위한 완벽한 가이드가 돼주는 것. 뽀샤시한 피부에 대한 열망으로 밝은 컬러의 파데만 발라 얼굴이 동동 떠 보이는 화떡 페이스를 마주한 적 있다면 에스티 로더 AI 카운슬러의 도움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다. 맥 역시 글로벌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TRY IT ON’ AR 체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한국에서는 하반기 론칭 예정). 맥의 200여가지 이상의 컬러 및 텍스처 조합을 립이나 아이 메이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사실적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또한,  실시간 채팅으로 추가적인 메이크업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이렇게  콘텐츠 체험과 동시에 쇼핑 경험이 융합된 발상 역시 진화한 기술이 소비 패턴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케이스다. 가상의 뷰티 피팅 서비스는 네일 영역까지 확장 중이다. “픽네일은 구매 전 손발톱 위에 가상으로 피팅해보는 서비스죠. 온유네일, 데싱디바 등 웬만한 네일 브랜드의 디자인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 사전 피팅이 구매 결정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현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저들의 손과 손톱 모양, 컬러 등 조건에 따라 네일 디자인을 추천하는 개인화 작업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가상이든, 실제든 개인의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집단 Z세대가 기술 발전에 큰 몫을 하는 거죠.” 네일 커머스 플랫폼인 샐터스 이혜경 매니저의 설명이다. 또한 그녀는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2D에서 비디오 커머스로 옮겨갔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AR 기법을 다양하게 활용한 AR 커머스 시대가 될 거라고도 예측했다.
 
스노우 앱과 협업한 어뮤즈의 인스타그램 필터.

스노우 앱과 협업한 어뮤즈의 인스타그램 필터.

증강현실 기법을 적용한 다양한 필터로 셀피를 즐기는 젠지들.

증강현실 기법을 적용한 다양한 필터로 셀피를 즐기는 젠지들.

가상과 현실, 대체 뭐가 진짜야?

AI를 기반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세상인 VR과 현실 세계에 가상의 3차원 이미지를 띄우는 AR은 미래형 리테일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기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눈앞에 생생하게 존재하는 실재감의 효과는 뷰티업계가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스마트폰 하나만 있다면 AR ‘포켓몬 고’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었던 것처럼 AR과 VR이 펼쳐진 세계에서라면 실감나는 별의별 뷰티 경험이 가능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사라졌던 즉각적인 쇼핑의 즐거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 젠지들이 열광하는 3D 메이크업 크리에이터 이네스 알파(@ines.alpha)나 아티스틱한 페이스 메이크업 효과를 선보이는 인플루언서 (@rowisingh)의 계정이 큰 인기를 끄는 것도 바로 AR 뷰티 월드에서 포착된 유별난 현상이다. 그런가 하면 젠지들의 소통 방식에 좀 더 밀착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진 필터를 공략한 브랜드도 있다. 나스는 지난 3월 애프터글로우 컬렉션 출시를 기념해 스페셜 AR 필터를 공개했고, 어뮤즈는 카메라 앱 스노우(SNOW)와 협업한 버전을 내놨다. 뷰티업계에 스며든 AR 기법은 소비자의 감성적 반응과 몰입 경험을 극대화해 브랜드 홍보 전략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 산업에 관한 꽉 막힌 규제로 국내 마켓에 다양한 뷰티 AR 서비스의 확산이 느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과거에 머물러있는 정책 개선도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뷰티 월드는 나날이 변화무쌍하게 달라지고 있다. 막연한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가상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미래라는 말이 어색할 만큼 동시대와 완벽히 소통 중인 요즘의 뷰티 신인류가 있는 한 말이다. 앞으론 또 어떤 기발하고 발칙한 기술이 뷰티업계를 요동치게 하고 그들을 빠져들게 만들지 에디터도 기대하는 대목이다.

Keyword

Credit

  • Editor 정유진
  • photo by 각 브랜드 제공
  • advice 윤의종(한국암웨이 아티스트리)
  • 박민정(에스티 로더 교육부)
  • reference book <딥러닝 레볼루션>/<아날로그의 반격>
  • assistant 김하늘
  • Digital Design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