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만 들어도, 원슈타인!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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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만 들어도, 원슈타인!

이 봄, 우리는 지문 같은 어떤 음색으로부터 한 래퍼의 이름을 떠올렸다. 원슈타인, 정지원 때때로 박해일.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1.05.28
 
데님 재킷, 데님 팬츠, 스니커즈 모두 가격미정 디올 맨. 티셔츠 4만원대 가인드. 모자 가격미정 버터 by 라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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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원슈타인의 시그너처인 ‘엄마가 해준 뽀글 머리 파마’ 대신 다른 스타일을 시도해봤어요.
머리를 땋는 건 처음이에요.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상해 잘라내야 하는데, 그전에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었던 스타일이라 재밌게 했어요.
 
‘래퍼라면 이래야지’ 하는 비주얼 철학 같은 게 있어요?
청개구리처럼 드러나는 이미지와 노래가 반대가 되면 좋겠어요. 가령 제가 몸에 타투가 많아진다거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센 래퍼’ 비주얼을 갖추는 날이 온다면 동요 같은 노래를 내는 식으로요. ‘이런’ 비주얼인데 ‘그런’ 노래를 하고, ‘근데’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래퍼에 대한) 편견을 조금 바꾸고 싶어요.
 
이번 화보는 센 콘셉트 말고 ‘친근한 남친 콘셉트’로 촬영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냈잖아요. 사람들 눈에 비쳐지고 싶은 페르소나 같은 거예요?
준비 중인 신곡의 분위기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옷을 입고 싶었거든요. 침대 광고에서 누워 있는 사람처럼 편안한 이미지를 생각한 건데, 어떻게 표현해야 이상하지 않을지 고민하다 ‘친근한 남친’이라고 표현한 거예요. 뭔가 자주 누워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데님 재킷, 데님 팬츠, 스니커즈 모두 가격미정 디올 맨. 티셔츠 4만원대 가인드. 모자 가격미정 버터 by 라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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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싱글이 어떤 곡이길래요? 대표곡 ‘적외선 카메라’의 연장선이라고 듣긴 했는데.
‘적외선 카메라’는 가난한 커플이 한강 변의 아파트를 보면서 “우리도 저런 집을 살 거야”라는 얘기를 나누는 노래거든요. 신곡에서는 그럴듯한 둘의 공간이 생겼는데, 어떤 이유로 상대가 떠나가버린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보려고요.
 
가사의 상황이 구체적인데,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이야기일까요? 
꿈이나 망상이 현실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내용이 ‘찐하면’ 몰입이 잘되는데, 이번 가사도 그런 경험의 한 가닥이었어요. 실제와 가짜가 뒤섞인 거죠. 실제로도 연애 경험이 많지는 않고, 누군가를 만나면 나는 이렇게 했을 거라는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신곡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인데, 기존에 발매한 곡들의 제목에 힌트가 들어 있어요. 제목이 전부인 곡이라 지금 공개할 순 없지만요. 쫓기며 작업하는 걸 싫어해 팬들에게 언제 나온다는 얘기는 절대 안 하는 편인데, 늦어도 7월 전에는 나올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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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얘기를 안 할 수 없죠. ‘박해일’ 가면을 쓰고 출연했는데, 많은 시청자가 보컬리스트로서 래퍼 원슈타인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어요.
처음 음악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랩이 아닌 노래였어요. 김종국, 케이윌 선배의 곡을 엄청 좋아해서 따라 부르고 놀다가 노래 자체를 좋아하게 됐거든요. 예전부터 제 목소리에 대해 저스틴 비버 같다거나 보컬리스트 같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래퍼로서 그런 이미지에 갇힐까 봐 부담스럽기도 했죠. 보컬리스트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여전히 두렵지만 이제는 망설임 없이 그냥 보여줄 수 있게 됐어요. 스스로도 리스너들도 원슈타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기회기도 해서요.
 
음색이 워낙 지문처럼 확실한 뮤지션이라, 유독 얼굴 가린 의미가 없는 출연자 중 하나였어요. 〈놀면 뭐하니?〉 방영 후에 원슈타인이 출연한 이어폰 광고가 연달아 나온 건 거의 코미디 아니었어요? 광고 음악도 직접 불렀잖아요.
제 파트만 편집된 유튜브 영상 뒤에도 제가 출연한 광고가 연결되더라고요. 하하. 방송에서 공식 공개를 하기 전까지는 무조건 아니라고 잡아떼긴 했는데, 전 아니라고 하지만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분위기였어요. 공개 후에도 대부분 “드디어 알게 됐네”라는 뉘앙스였죠, 뭐.
 
셔츠 30만원대 STU. 팬츠, 스니커즈 모두 가격미정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셔츠 30만원대 STU. 팬츠, 스니커즈 모두 가격미정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래핑은 물론 자신만의 개성 있는 보컬까지 갖춘 래퍼가 많지 않아요. 노래할 때도 특유의 세련된 딕션과 발성이 느껴지는데, 그런 스타일은 언제 완성된 거예요?
일단 절대 타고난 건 아니에요. 어렸을 땐 가족들이 정말 노래 못한다고 놀릴 정도였는데, 그때마다 되게 섭섭해하면서 내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가족이 내 노래를 이해 못 하는 거라고 자존심 부리고 그랬죠. 특별히 제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기보다는 노래도 못하고 발음도 이상하니까,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지 계속 연습했어요. 스스로 뭔가 증명하고 싶었나 봐요.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내 것’처럼 보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갈망했는데, 이제는 그 노력의 결과라고 할 만한 뭔가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자기 스타일을 찾기까지, 많은 보컬과 랩 레퍼런스를 참고하잖아요. 어떤 아티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해외에는 일찍이 싱잉 랩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그 신을 보고 랩을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에서 그 장르를 선구적으로 시도하고, 성공까지 한 분이 자이언티 형이라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와 랩을 다 소화하는 아티스트를 꿈꿔왔던지라, 형의 음악을 진심으로 질투했던 기억이 나요.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제 실력은 자이언티 형 손가락 하나도 못 따라가는 정도인데, 어린 마음에 이상한 자신감에 차 있었어요.
 
티셔츠 32만원대 골든구스. 셔츠 49만원대 겐조.

티셔츠 32만원대 골든구스. 셔츠 49만원대 겐조.

데뷔 전, 원슈타인의 믹스 테이프를 듣고 자이언티가 만나자고 연락한 일화도 유명하잖아요.
제 기준에 ‘어떤 위치’라고 느껴질 만큼 성공한 사람이 아무것도 아닌 저를 갑자기 불러서 “그냥 너의 느낌도 한번 들어보고 음악을 듣고 얘기해보고 싶었어”라고 얘기해주는 게 너무 고맙고 신기했어요. 그저 음악 얘기하면 재밌을 것 같아 저를 만나준다는 게 진짜 충격이었죠. 형에 대한 혼자만의 추억이 있어요. 형과 첫 만남 때 마셨던 커피가 있는데, 2년 뒤 같은 카페에서 만났을 때도 여전히 그 커피를 마시고 있더라고요. 〈쇼미더머니9〉 촬영하는 동안에도 그 커피를 자주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문득 형이랑 같이 먹은 커피라는 걸 깨닫고 괜히 기분이 이상하고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랬어요.
 
중학생 때 케이윌 노래에 가사를 붙여본 게 음악 활동의 시작이라고요. 어렸을 때 습작을 가끔 찾아 듣기도 해요?
20대 초반 즈음의 작업은 살려뒀는데, 중학교 1~2학년 때 작업은 차마 못 들을 것 같아 다 삭제해버렸어요. 아깝다고 생각할 틈도 없이 혹시라도 이게 어디 유출될까 두려워 없애버려야 할 만큼 민망해서요.
 
셔츠, 니트 톱 모두 가격미정 디올 맨.

셔츠, 니트 톱 모두 가격미정 디올 맨.

습작이나 발매되지 않은 믹스 테이프 중에서 숨겨진 사운드클라우드 명곡을 꼽는다면요?
‘당신이에요’를 좋아하신다면, ‘체리라이브’도 괜찮을 거예요. ‘체리’라는 곡을 제가 썼다가 음원으로 못 만들고 라이브만 해서 ‘체리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올려놨거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회사에서도 언젠가 무조건 앨범으로 내야 한다고 미는 노래기도 해요.
 
‘당신이에요’는 엄마의 말실수를 모아 가사를 쓴 노래예요. 엄마가 ‘불가리스’를 ‘불가사리’라 칭하는 어록 제조기인데, 다음에 써야지 하고 아껴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하루는 엄마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커피를 마셨어요. 집에서 비타500을 마시고 나온 후였는데, 엄마가 비타민이나 자양강장제를 먹은 뒤에 커피를 마시면 눈이 멀 수도 있다고, 〈스폰지밥〉에서 봤다고 그러시는 거예요. 처음엔 저도 이상한 걸 못 느끼다가, 생각해보니 〈스펀지밥〉이 아니라 〈스펀지 2.0〉이더라고요. 심지어 ‘당신이에요’ 노래가 나온 이후라, “엄마는 여전히 그런 어록을 계속 잘 남기네” 하고서 같이 웃었어요.
 
베스트 3백만원대, 셔츠 1백만원대, 팬츠 1백만원대, 스니커즈 1백만원대 모두 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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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엄마가 운영하는 미용실 앞에서 담배 피우는 학생들에게 전하는 비흡연 협조문을 쓰기도 했죠. 마지막에 “나 힙합이에요”라고 썼는데, 원슈타인이 생각하는 힙합이 뭐길래 싶었어요.
그걸 보고 말투가 순수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실제로는 엄청 화가 났다가 삭이고 쓴 거였거든요. 격하게 얘기하면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걸 알기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최대한 착하고 친절한 말투로 썼죠. 그러니까 “힙합이에요~”라는 말은 제 딴에는 애교였어요. ‘나도 너네들처럼 똑같은 애야, 너네도 엄마 있잖아’ 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런 누군가의 가족 정지원, 그리고 원슈타인이 요즘 각각 잘하고 싶은 일은 뭐예요?
지원이로 군대 다닐 때는 잠을 덜 자는 일이 생겨도 아무렇지가 않았거든요? 요즘에는 수면이 부족하면 ‘잠을 덜 자서 못 할 것 같다’라며 정신이 약해지더라고요. 잠도 안 자고 열심히 잘했던 그때의 마음을 다시 꺼내서 레벨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원슈타인으로서는 아쉬움이 최대한 적게 남는 정규 앨범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고요.
 
베스트 3백만원대, 셔츠 1백만원대, 팬츠 1백만원대, 스니커즈 1백만원대 모두 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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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3백만원대, 셔츠 1백만원대, 팬츠 1백만원대, 스니커즈 1백만원대 모두 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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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만든 노래를 리스너가 어떻게 들어주었으면 해요?
요즘 뉴스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힘든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너무 다운되는 얘기만 많다 보니, 지금 세상이 행복하게 돌아가고 있는 게 맞나 의구심이 들었어요.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으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싶어서요. 하지만 그런 우울에 지지 말고 조금이라도 긍정이 보인다면, 그 긍정을 끄집어내서 계속 삶을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는 동력으로 삼았으면 좋겠어요. 제 음악이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면, 그렇게 긍정을 상기시킬 수 있는 음악을 계속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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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eature Editor HA YE JENE
    Photographer YOON JI YONG
    art designer 오신혜
    Location 디아우트로바버샵
    Stylist 김혜인
    Hair 현조
    Makeup 소담
    Assistant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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