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영화, 독립 여자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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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영화, 독립 여자

영화 <벌새>를 본 이후, 여성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영화가 더 나왔으면 하는 갈증이 생겼다. 솔직히 이런 바람 하나쯤은 가슴 속에 품고 살잖아요? 그래서 준비했다. 독립 영화 속 독립적인 여자들. 이런 캐릭터들, 어때?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0.04.20
 
 
커리어 우먼이 극복을 셀프로 하면? 다복이 된다!〈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지

그동안 다른 복은 없었다. 오직 일복만 있었다. 10년 가까이 청춘을 바쳐 영화 프로듀싱 일에만 몰두해온 주인공 ‘찬실’은 어느 순간 일마저 뚝 끊겨버리며 울며 겨자 먹기로 아는 배우의 가사도우미로 취직한다. 이를 계기로 만나게 된 배우의 불어 선생님 ‘영’, 이웃집 수상한 남자 ‘장국영’ 그리고 집주인 할머니로 인해 일복이 아닌 인복 터진 ‘찬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일을 해결하거나, 사랑받기 위해 이성을 만나지 않는다. 오히려 10년간 열심히 일했던 경험과 생존력을 자양분 삼아 더 단단한 사람으로 나아간다. ‘신데렐라’나 ‘캔디’가 연상되는 흔하디흔한 레퍼토리를 따르지 않아서, 그 어떤 캐릭터가 오버랩 되지 않고 ‘찬실’만 남아서 더욱 충만한 작품.
 

 
크레이지 아시안 걸은 K-장녀라고. 유교걸이라고!〈이장〉
이장

이장

딸 넷에 아들 하나? 게다가 아들이 막내라면? 대환장 가부장제 파티! 영화는 아버지의 묘 이장을 위해 흩어져 지낸 오 남매가 모여 가부장제와 이별을 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유머를 가득 담아서. ‘어떻게 장남도 없이 무덤을 파냐!’는 세기말적인 가부장 대사와 행동이 난무하지만 그래서 더 공감 가는 동시에 남매들의 통쾌한 행동을 손뼉 치며 응원하게 된다. 곳곳에 남아있는 한국적, 아니 유교적인 요소들에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 될 작품.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면 과연 누구를 위해 가부장제가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 명절 때 모르는 척 틀면, 개꿀!
 

 
발칙하고 깜찍해!〈하트〉
하트

하트

예고 없이 유부남 친구 ‘성범’을 찾아와 유부남을 좋아하고 있다며 연애 고민을 털어놓는 ‘가영’의 이야기. 정가영 감독의 장편 〈비치온더비치〉, 〈밤치기〉를 이은 이름하여 ‘비치 3부작’ 시리즈의 완결작이다. 유부남과 얽힌 러브 스토리라 생각했다면 당장 취소해! 영화는 뻔할 수 있는 소재를 가져와 뻔하지 않게 풀어낸다. 멜로라기 보다는 주인공 ‘가영’이 독립적으로 변해가는 성장 스토리에 더 가깝다. 늘 그래왔듯 발칙하고 찰진 대사와 실소가 터지는 유머와 함께. 난감한 상황에 부딪혀가며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는 ‘가영’의 모습은 연애와 일에 치여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모습과 꽤 닮아있다. 영화를 보기 전, 잠깐! 그런 ‘가영’의 캐릭터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이 대사를 마지막에 던져본다. ‘나 그 사람 생각하면서 해도 돼?’.
 

 
급은 대체 누가 정하는 거야,〈B급 며느리〉
B급 며느리

B급 며느리

모든 억압과 착취에 맞서겠다는 ‘진영’과 ‘진영’을 누르려는 시어머니 ‘경숙’. 그리고 이 고부 갈등을 생생한 다큐멘터리로 담아낸 ‘진영’의 남편 ‘호빈’. 제목부터 시작해서 보는 내내 고구마를 포댓자루로 흡입한 듯한 답답함에 가슴을 치게 된다. 영화는 가부장제가 만연한 사회에서 며느리라는 위치(?)에 서게 된 순간 한 여성이 가지고 있던 개성은 모두 말살되는 현주소를 내밀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내분이 ‘B급 며느리’인 게 아니라 어머니가 이상한 거라고요! 세상의 모든 며느리여, 부디 힘내시옵소서. 세상의 모든 시어머니여, 부디 힘 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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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이소미
    사진 각 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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