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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영화 <비밀은 없다>에 대해 말하다

<1박2일>에서 ‘구탱이형’의 허당기에 웃고, 로맨스 영화 속 배우 김주혁의 달달한 ‘츤데레’ 매력에 익숙해져 있을 무렵, 그는 남몰래 변신을 준비하고 있었다. 조각처럼 빚은 완벽한 근육질 몸매와 이제까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악역 연기에의 도전. 그것이 바로 김주혁이 오랜 시간 준비해온 히든카드다.

BYCOSMOPOLITAN2016.06.10



거울 속에 비친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셔츠 37만4천원 살바토레 피콜로 by 샌프란시스코마켓. 팬츠 가격미정 꼬르넬리아니. 뱅글 본인 소장품.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전까지는 주로 로맨스 작품에서 ‘로맨틱하거나 츤데레 같은 남자’ 캐릭터를 많이 보여줬잖아요. 그런데 하반기 개봉 예정인 작품에서는 전부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했어요. <비밀은 없다>에서는 국회 입성을 노리는 미스터리한 남자, <공조>에서는 탈북 범죄 조직 리더, <이와 손톱> 역시 마찬가지로 악역 캐릭터죠. 예전과 달리 이러한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여태까지 너무 로맨틱한 역할을 많이 했죠. 하다 보니 자꾸 그런 작품이 들어왔고요. 매번 비슷한 장르에 답답함을 느꼈어요. 사실 내 본래 성향이 막 그렇게 로맨틱한 편은 아니거든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래야 연기할 때도 재미가 있고요. 물론 어떤 캐릭터든 갑자기 ‘저 사람 김주혁 맞아?’라는 느낌으로 극과 극으로 연기하지는 않았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는 거죠. 할 수 없는 연기를 억지로 하는 건 되게 미련하고 바보 같은 짓이거든요. 제가 정말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신인들이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저는 모든 역할을 다 해보고 싶어요!” 굉장히 바보 같은 소리예요. 그 누구도 절대 모든 캐릭터를 다 소화할 수는 없어요.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조금씩 넓혀가는 거죠. 


이번에는 배우 김주혁의 연기 스펙트럼이 ‘악역’으로 확장된 건데, 막상 연기 변신을 해보니 어떻던가요?

나 스스로는 항상 ‘악역이 내 히든카드다’라고 생각해왔어요. 드디어 그걸 꺼낸 건데, 저는 더 편하게 연기를 했어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보느냐는 관객의 몫이죠.


곧 개봉할 <비밀은 없다>에서는 어떤 캐릭터의 악역인가요? 

아나운서 출신의 정치인이에요. 선거를 준비하는 와중에 딸이 실종되고, 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이 펼쳐지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 행동 때문에 딸에게까지 해를 끼치게 되는, 인간 본연의 욕심을 드러내는 그런 캐릭터예요.


정말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네요. 

그렇죠. 내 나이가 몇인데, 언제까지 로맨틱한 역할을 할 수 있겠어요.  


실제로 연애할 때는 로맨스 영화에서처럼 로맨틱한가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하하. 그렇다고 방치해두지는 않고요. 연애할 때 여자 친구 눈치를 많이 보고,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는 스타일이에요. 그렇다고 “어디 가자” 하면서 데이트 코스 짜는 그런 스타일도 아니고, 그냥 별다른 일 없으면 매일 보는 편이죠. 그런데 이쪽 일을 하면 연애하기가 참 힘들어요. 자유롭게 데이트하러 나갈 수도 없고. 여자 입장에서도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주로 정적인 데이트를 할 수밖에 없겠네요.

네. 그러니까 ‘아휴. 이럴 바에는 혼자 있는 게 낫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아니면 차라리 결혼을 하면 내 인생이 행복해질 것 같아요. 사람들 눈치 볼 필요가 없잖아요. 결혼하면 참 하고 싶은 게 많아요.


결혼하면 뭘 하고 싶어요?

그냥 가장 평범한 것들 있잖아요. 여행도 가고, 전국 일주하면서 맛집도 찾아다니고. 그냥 아주 평범한 것을 하고 싶죠. 내가 누군가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래도 연애할 때보다는 더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 같아서는 차라리 첫눈에 반해 일주일 만에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연애는, 정말 피곤해요.


예능에서는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잖아요. 지금은 어떤가요? 결혼하고 싶어요?

하고 싶죠. 그런데 조급한 마음을 가지니까 안 되겠더라고요. 그냥 ‘언젠가 하겠지, 뭐’ 하며 기다리려고요. 조급하게 생각하니까 될 일도 안 돼요.



피케 티셔츠에 니트만 걸쳐도 그의 일상 룩은 특별해진다.

레이어드 니트 톱 가격미정 까날리. 팬츠 가격미정 꼬르넬리아니. 뱅글 본인 소장품.


소개팅도 하나요?

하긴 하죠. 그런데 잘 안 되더라고요. 이 사람에 대해 ‘좀 알아볼까?’ 하는 여유가 없어요.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런 만남을 갖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는 것도 되게 난감한 일이잖아요. 아직 사귀는 사이가 아닌데, 사귀는 여자라고 오해받는 것처럼 웃긴 게 어디 있겠어요. 그러니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거죠. 그래서 소개팅보다는 그냥 지인으로 알고 지내면서 ‘이 사람 괜찮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 만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라는 이상적인 기준 같은 것이 있다면요.

모난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아주 평범하게 잘 자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 그리고 자기 일도 열정적으로 하는 똑똑한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외모는 잘 안 보나요?

왜 안 보겠어요? 그게 제일 문제죠. 이쪽 일을 하다 보니까 눈이 너무 높아진 게 참 고민이에요. 한번 씀씀이가 커지면 줄이기가 어렵잖아요. 그거랑 똑같은 거죠.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을 땐 어떻게 다가가나요?

못 다가가요. 그냥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이죠.


그럼 어떻게 연애해요?

뭐 어쩌다 보니 하게 되는 거지,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냥 어떤 식으로든 진심을 전하려고는 하니까 그게 통하면 만나게 되는 거예요.


얼마 전에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처참한 냉장고 상태를 공개했죠. 요즘 상태는 어때요?

더 안 좋죠. 그때는 뭐라도 하나 채워 넣으려고 한 거였어요. 괜히 베이컨 이런 거 채워 넣고. 


그때 “앞으로 혼자 집밥을 해먹을 수 있는 쉬운 레시피를 부탁한다”라고 했잖아요. 그 이후에 요리에 도전해봤나요?

전혀 안 했죠. 하하. 


요즘 요리 잘하는 남자, ‘요섹남’이 대세인데 요리에 도전해볼 생각은 없나요?

일단 요리를 시작하기만 하면 잘할 자신은 있어요. 왜냐하면 맛있는 걸 많이 먹어봐서 그런지 미각이 발달한 것 같거든요. 미각이 살아 있어야 뭘 만들어도 잘 만들 거 아니에요. 요리를 배우면 잘할 것 같아요. 


예전에 <1박2일> 서울대 특집에서 학생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준 적이 있잖아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있을 텐데, 그럼에도 그 일을 놓지 못하게 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너는 그 일을 평생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 거다. 그게 바로 천직이다”라는. 기억하나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는 얘기였죠. 단순히 서울대를 가기 위해 자기가 원하지 않는 과에 성적 맞춰 가는 그런 상황이 되게 불쌍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야 즐겁지, 원치도 않는 일을 하면 즐거울 리 없잖아요. 즐거우세요?


지금은 즐겁죠. 제가 에디터가 아니라면 김주혁 씨를 어떻게 만나겠어요. 하하. 어쨌든 그 이야기가 뭉클했던 게 배우로서의 진심이 느껴져서였어요. 배우 김주혁에게 연기란 그런 건가요?

물론이죠. 내가 즐기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힘들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는 없나요?

배우에게 너무 도덕적인 잣대를 가져다대는 게 힘들어요. 나쁜 짓을 하라는 건 아니지만 배우나 가수나, 너무 올바르게 살아도 안 되거든요. 소리 지르고 싶을 땐 소리 지르고, 그래야 연기가 실감 나는 건데 너무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천사입니다’라는 태도를 바라는 부분이 없지 않거든요. 배우에게 그런 걸 바라는 건 무리죠. 그래서 대중에게 되게 괴짜 이미지가 박힌 연기자들을 보면 오히려 부러워요. 그런 친구는 마음껏 행동해도, ‘쟤는 원래 저러니까’ 이런 인식이 있으니까요. 


김주혁 씨는 스스로 참고 억누르는 부분이 있는 건가요?

참을 때도 있죠. 물론 그렇다고 내 성향이 극단적인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서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한 거예요. 촬영장에서는 내가 자유롭게 연기하고 행동해도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어떤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촬영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연기를 통해 밖으로 무언가를 표출하는 일을 즐기면서 정작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는 오히려 집에 가만히 있는 편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네요.

배우들을 보면 ‘모 아니면 도’예요. 집에만 처박혀 있는 놈, 그리고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놈. 중간이 없죠. 저 같은 경우는 확실히 전자예요. 내성적인 성향이지만 연기를 통해 에너지를 표출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되게 스트레스가 해소되죠. 일을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풀리는 거예요.


이제 40대 중반이잖아요. 여배우들은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부담을 느낀다고 하는데, 남자 배우인 김주혁 씨는 어떤가요?

50세는 넘어봐야 그런 기분을 알 것 같아요. 아직은 늙었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나이를 잊고 살죠. 내가 몇 살인지, 세지 않고 있는 거예요. 난 오히려 나이 든 모습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렸을 때 얼굴보다 지금 얼굴이 더 나은 것 같거든요. 


예전에 윤여정 선생님이 어떤 인터뷰에서 “내가 대사를 못 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라는 말을 했어요. 김주혁 씨도 그런 생각을 하나요?

물론이죠. 내가 만약 90세까지 산다고 쳐요. 그럼 그 나이에 맡을 만한 배역이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재미있을 것 같고. 내가 지금은 85세 연기를 못 하지만 그 나이가 되면 할 수 있을 거잖아요. 평생 캐스팅될 수만 있다면 정말 배우는 행복한 직업이죠. 그런데 바로 그것이 안 좋은 점이기도 해요. 누군가에 의해 쓰임을 당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게. 늘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불안한 직업이기도 해요.


연기 말고, 살면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는 없어요?

글쎄요. 없는 것 같아요.


평생 연기만 하며 살고 싶나요?

그럴 수만 있다면요. 먹고살 길이 없어 다른 일을 하게 되지 않는 이상 연기를 놓치진 않을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우 김주혁을 만나는 일도 즐겁지만, 예능을 통해 리얼 김주혁을 만나는 것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어요. 언젠가 다시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요?

아유, 없죠. 이제 예능은 아닌 것 같아요. 가끔 게스트로 출연하는 건 몰라도, 고정 출연은 무리예요.


나중에 아빠가 돼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 되겠네요.

근데 그때 내가 나오면 슈퍼맨이 아니겠죠.


그럼 뭘까요?

데드풀 정도?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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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혜미
  • Photographs by Lim Han Su
  • Hair 임진옥
  • Makeup 테미(스타일플로어 임진옥)
  • Stylist 박태일
  • Assistant 김나영, 이소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