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가족 아닌데요? 동거는 괜찮은데 결혼은 안되겠어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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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가족 아닌데요? 동거는 괜찮은데 결혼은 안되겠어

결혼의 전 단계로 동거를 택한 커플보다 그저 ‘지금’을 위해 함께 살고 있는 커플이 많아진 요즘, 이들에게 물었다. 너희 가족이야?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22.05.11
작년 혼인율은 지난 해보다 거의 10%가 감소했다.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건수를 기록한 해이기도. 흥미로운 점은 통계청에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혼인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는데, 결혼하지 않더라도 동거를 할 수 있다는 응답은 2010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엔 과반수가 넘는 약 60%가 동거를 선택했을 정도.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함께 기르는 모습인 전형적인 가족의 형태가 조금씩 해체되고 있는 셈이다. 결혼의 전 단계로 동거를 택한 커플보다 그저 ‘지금’을 위해 함께 살고 있는 커플이 많아진 요즘, 이들에게 물었다. 너희 가족이야?  
 
 
가족이 아닙니다, 부모님 앞에선
부모님과 친척을 제외한 제 주변 모든 사람은 동거 사실을 알고 있어요. 저도 가족이라고 이야기하고요. 남자친구 역시 마찬가지예요. 그렇다고 양쪽 부모님이 교제를 반대하셨던 건 아니에요. 다만 부담스러웠죠. 여전히 부모님들은 연애하면 결혼도 해야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딩크 부부도 나이 들어선 후회한다’, ‘그래도 애는 있어야지’, ‘결혼하면 사위 좀 자주 보자’라는 말을 제가 직접 듣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러니 더더욱 말하지 않고 싶어지더라고요. 여전히 결혼은 사람과 사람이 아니라, 가족들끼리 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지금 이 생활이 좋은데 결혼하면 양가 행사부터 시작해서 각종 간섭을 받게 될 걸 생각하니 눈앞이 아득해졌죠. 몇 년 전, 지금 남자친구와의 연애가 길어지자 ‘너네 결혼은 하는 거지?’라며 슬쩍 떠보시는데 그냥 헤어졌다고 거짓말 해버렸어요. 부모님 앞에서는 그냥 전 비혼주의자이자 싱글이에요. 잔소리까지 감당하기엔 제 남자친구와 생활이 너무나 바쁜걸요. 그냥 이대로 쭉 갈 거예요. 남자친구, 아니 제 가족과의 동거도, 이 거짓말도요. 박소영(가명), 33세
 
 
좋은 가족? 롤모델이 없는 걸요  
가족이라는 게 이제 정확히 어떤 건지 모르겠어요.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하더군요.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혼인, 혈연 등으로 이루어진다’라고요. 하지만 저와 제 남자친구와 겪었던 가족은, 그리고 주변에서 보고 들었던 가족은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거든요. 서로에게 늘 비밀이 있고, 권태에 시달리고,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했죠. 드라마에서도 그렇잖아요? 좋아 보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결혼을 통해 ‘우린 이제 가족이야’라고 말하는 게 무서웠죠. 가족이 되면 저렇게 의무감을 위해서만 살아야 하는 건가? 그렇다면 가족 안 할래! 가 된 거죠. 결혼과 가족이라는 단어 때문에 제가 불행해도 그 관계에 속해있어야 한다는 답답함이 너무 싫었죠. 그래서 부담 없는 관계를 선택한 거예요. 서로를 생각했을 때 속박으로 짓눌리는 게 아니라, 너는 너고 나는 나야라는 마음가짐이 좋거든요. 김가희, 30세
 
 
결혼은 결국 의례 아닌가요?
가족이죠. 하지만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매번 말하곤 했죠. 당신이 은퇴하기 전엔 제가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요. 이유를 물으니, 결혼식에 사람이 많이 와야 제 면이 서지 않겠냐고 하시더군요. 은퇴하면 회사 사람들 부르기가 어렵다면서요. 거기서 머리를 탁 맞은 것 같았죠. 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제 결혼식에 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어요. 그 면을 위해 이 모든 결혼식 비용을 부담하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고, 본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니. 신혼집도 마찬가지였어요. 혼수는 누가 하고, 대출은 누가 받고…. 저와 제 남자친구가 아니라, 제 부모님과 남자친구의 부모님이 이런 사항들을 상의하실 생각을 하니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어마어마한 압박감으로 다가왔어요. 어차피 같이 사는 건 우리 둘인데, 왜 불필요한 것들을 고려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그냥 둘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이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지, 어떤 날 힘든지. 그런 걸 진짜 알아가는 게 가족 아닌가요? 이런 불필요한 통과의례를 거치는 게 아니라요. 전세민(가명), 29세
 
이들은 대부분 결혼이라는 제도는 속박이자 불필요한 전통적 의무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가족이라는 정의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의 국가는 비혼 커플이나 동성 커플에게도 권리를 부여한다. 비혼 출생 자녀의 비율도 꽤나 높다. 결혼 제도에 갇히지 않고도 출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반증. 반면 우리나라는 비혼 커플 사이에 자녀 출생률은2.2% 정도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혜택과 지원 제도도 이들에겐 해당이 없는 이야기다. 혼인과 혈연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실제로 증가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김가희 씨가 이야기한 가족의 사전적 정의처럼, 국가는 혈연, 결혼으로 맺어진 인연이 아니면 가족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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