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즈>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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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내는 게 멋있어 보이지만 그 다음부턴 하나도 안 멋있어. 동사무소 직원 하나 뽑는데 천 명씩 몰리는 게 현실이다. 그것도 석사 박사들만."
이 영화가 매력적인 건 그 시절 〈섹스 앤 더 시티〉 '사만다'에 버금가는 쿨한 언니 '동미(엄정화)'가 있기 때문이다. 호랑말코 같은 남자 상사가 팀 프로젝트 성과를 뺏어가는 것도 모자라 회의실에서 헛수작을 걸자, 우리의 동미는 친절하게 그 놈의 바지를 벗긴 뒤 거칠게 넥타이를 잡아 회의실 밖으로 끌고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방.
"봤냐? 이게 내 스페셜 액션 플랜이다. 이 씨XX야! 비켜! 팬티 테이스트 하고는."
이 영화를 추천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이유는 '한국의 휴 그랜트' 김주혁의 대표 로코이기 때문이다. 느끼하고 썰렁한 데다 응큼하기까지 한, 하지만 알고 보면 고물차 탄 왕자였던 증권맨 '수헌'이 그가 맡은 역할. 떠나간 사랑에 아파 하는나난에게 수헌은 말한다.
"열심히 사랑했잖아. 그리고 열심히 잊었잖아. 그럼 된 거야."
결혼식에서 만난 전 남친에게 "쿠폰 줄까?" 묻는 나난, 돈도 없고 빽도 없어 어린 여자친구에게 팽 당하는 정준, 룸메이트 남사친과 어쩌다 자고 임신까지 한 동미. 아홉수다운 사건사고 연발에 웃고 울다 보면 남친보다 친구들이 더 보고 싶어진다.
▶ 내게 전화해, 빨리 전화해!
〈생각의 여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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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감독은 영화의 영감이 된 황인찬 시인에게는 허락을 구했지만, 제목을 가져온 인디 뮤지션 '생각의 여름'에겐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
▶ 현실아 힘내!
〈연애 빠진 로맨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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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 남친의 청첩장에 뚜껑 열린 자영은 연애 빼고 섹스만 하겠단 일념으로 데이팅 앱 '오작교미'를 시작한다. 아이디는 '막자영'. '라이크'를 보내는 적잖은 남자들 가운데 자영이 선택한 남자는 그 중에서 가장 성병에 걸리지 않을 것 같은 남자 '직박구리(손석구)'. 친구 둘 중 하나는 반대하는 청년 창업에 도전하는 자영 역시 스물아홉 살이다.
▶ 나랑 사귀자, 워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