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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취향에도 MBTI가 있다고?

물론! MBTI보다 확실하게 취저 갤러리 ‘궁예’해드림.

BY하예진2021.11.18

대장주만 찾아다니는 데이터 분석형

✔ 미술은 숫자, 작품은 데이터로 말한다
가끔 뉴스를 보다가 아무개 작가의 작품이 수백, 수천 억에 달하는 가격으로 거래됐다는 소식을 접한 적 있나? 최근 미술계는 부동산 시장만큼이나 거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높은 가격에 거래된 유명 작품을 좇아, 미술품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시를 관람하는 데이터 분석형 관람객이 늘어나는 추세. 이 유형의 관람객은 주로 시장의 대세를 좌우하는 거장의 전시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수치로 설명할 수 없는 의미를 헤아려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미술이라는 세계. ‘비싼 그림’ 위주로 전시를 보러 다니다 보면 소장 가치가 높은 작품을 관람한다는 이점도 있지만, 때로는 ‘스카치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 같은 난해한 현대미술 작품도 이해할 수 있는 미덕이 요구된다.
 
▶ 추천 미술관
갤러리 현대, 국제갤러리, 학고재 갤러리







전시처돌이, 얼리어댑터형 

✔ 지루한 전시는 참을 수 없어
기술의 발달로 미술을 표현하는 매개체도 점점 더 다양하게 확장되는 중. 이런 신문물적 미술 세계를 누구보다 빨리 경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바로 얼리어댑터 유형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전시는 회화(우리가 생각하는 평면적인 그림)를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미디어를 필두로 설치·입체·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정적이고 평면적인 성격의 전시에 지루함을 느꼈던 관람객에게는 희소식일 터. 이 유형의 관람객은 보통 평면보다는 입체 작품에, 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동적인 영상이나 화면에 쉽게 반응하는 특징을 보인다. 단, 다차원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고차원적인 노력이 필요한 법! 작품을 천천히 음미하고 느끼면서 자신만의 감상법을 정립하는 연습이 된 것 또한 얼리어댑터 관람객의 덕목일 테다.
 
▶ 추천 미술관
대안공간 루프, 아라리오 갤러리, 아트선재센터, P21






진격의 아트 컬렉터형

✔ 컬렉터는 소장을 참지 않긔!
작품 감상과 컬렉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아트 컬렉터 유형. 이들에게 전시 관람은 단순한 관람의 개념을 넘어 소장 가치 있는 작품을 탐색하러 나서는 시간이다. 최근 국내 미술 시장은 MZ세대 컬렉터가 대거 유입되는 추세인데, 이들은 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젊고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명한 원로 작가의 작품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수준의 금액에 작품이 거래되는 현실적인 이유와 더불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작업에 보다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것. 영 컬렉터의 증가 추세는 전시 초창기에 일찍이 전시작에 ‘판매 완료’ 딱지가 붙는 풍경을 형성하는 중. 원하는 작품을 손에 얻기 위해, 전시 오픈 일정을 미리 체크하고 부리나케 갤러리로 달려가는 영 컬렉터의 부지런한 성향 때문이다. 마치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 오픈 시간 전 숍 앞에서 줄을 서는 진격의 쇼퍼처럼.!
 
▶ 추천 미술관
갤러리 기체, 갤러리스탠, 갤러리 이알디(ERD), 아뜰리에 아키, 에브리데이몬데이






남는 건 사진뿐, 해시태그형

✔ 전시도 놀이처럼, 인증샷은 필수
미술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일상의 탈출구이자 힐링이라 여기는 타입. 이 유형의 관람객에게 전시를 본다는 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작품과 자신의 투샷이 담긴 인증샷을 남기는 일까지 포함된다. 사진을 찍어줄 역할이 필요해서일까? 해시태그형 관람객은 혼자보다는 둘 이상의 인원으로 전시장을 찾는 경향이 있다. 주로 인증샷 찍기에 좋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전시를 선호하는 편이며, #전시 #문화생활 #데일리 #인생샷을 위해서라면 기나긴 대기 시간도 개의치 않고 줄을 서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이기도. 전시에 빙의해 메소드 관람하는 것까진 좋지만, 과도한 인증샷 촬영은 다른 사람의 전시 관람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하길!
 
▶ 추천 미술관
그라운드시소, 마이아트뮤지엄, 예술의전당, 피크닉







‘나만 알고 싶은’ 전시형

✔ 그 작가? 아무도 모를 때 내가 먼저 좋아했어
나만의 확고한 전시 취향을 믿고 투자하겠다는 마인드를 지닌 관람객. 다수가 열광하는 유명 전시보다는 ‘나만 알고 싶은’ 갤러리나 작가를 찾아 나서는 편이다. ‘새로운 발견’이라는 묘한 쾌감에 매료되는 이들은 장르와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오히려 비주류에 끌리는 집단이다. 이런 타입의 관람객은 급변하는 전시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눈에 띈다. 이들이 주로 찾는 갤러리는 ‘갤러리’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걷어내고, 전에 없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공간을 표방하는 경우가 많다.
 
▶ 추천 미술관
실린더, 엔에이(N/A), WESS







나라가 허락한 미술관형

✔ 전시 목록 검색할 시간도 없이 바쁘지만, 믿고 가는 전시는 있기 마련!
일반적으로 전시는 한정된 기간에 특정 장소에서 진행된다. 때문에, 사전 리서치로 자신의 시간과 접근성을 고려해 관람할 수 있는 전시 목록을 작성해 두어야 보석 같은 전시를 놓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정보를 찾는 과정 자체가 귀찮거나 혹은 잠시 짬을 내기 어려울 정도로 바쁜 관객도 있기 마련. 이처럼 바쁘디 바쁜 현대미술인 유형에겐 국립, 시립미술관이 훌륭한 대안이 된다. ‘국, 시립미술관의 수준이 한 국가와 도시의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된다’라는 암묵적 기준이 있을 정도로, 공공 미술관은 어느 정도 검증된 수준의 전시를 소개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묻거나 따지지 않고 ‘아무따’ 평타 이상의 만족감을 보장하는 전시를 감상하고 싶다면 ‘국가가 허락한’ 미술관으로 향하자.
 
▶ 추천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르코 미술관, 일민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