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과 진지하게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면 속궁합이 맞는지부터 봐야죠. 섹스는 연애에 있어서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하잖아요. 사귀고 나서 첫 관계를 가졌는데 안 맞는다? 진퇴양난 시작이죠. 맞춰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면 다행이지만 건드리기 예민한 요소들이 섞여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져요. 속궁합 때문에 헤어지기엔 이미 마음이 커졌고, 그렇다고 좋지도 않은 섹스를 하며 내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도 너무 아까우니까요. 그렇다고 헤어짐을 각오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참 애매하고요. 상대방이 씻어내기 힘든 상처를 받을 수도 있잖아요.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일 수도 있고요. 관계가 더 무거워지기 전에 결정하는 게 백 번 옳아요. 내얘긴아니고 / 28세
서로 관계 정의를 하기도 전에 어쩌다가 분위기가 그렇게 돼서 혹은 딱히 할 생각(?)은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앞으로의 관계를 망치는 걸림돌이 되기 십상이죠. 연애 초반, 서로 간의 탄탄한 신뢰만큼이나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이 사람이 나를 얼마만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섹스를 한다는 건 중간 과정을 아예 생략해버린 거나 다름없죠. 고백까진 아니더라도 마음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섹스부터 해버리면 저도 모르게 의심이 가게 되더라고요. ‘얘는 원래 이런 식으로 관계를 맺나?’, ‘나 말고도 이런 사람이 많은 걸까?’와 같은 끝없는 의구심과 함께요. 오늘도어장에서 / 31세
서로의 민낯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할까요? 말 그대로 진짜 제 ‘쌩얼’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섹스만큼 남녀 사이에 솔직한 대화는 없으니까요. 옷과 함께 감춰뒀던 속마음이나 가식, 내숭 같은 건 벗어버리는 거죠. 상대방과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었던 섹슈얼한 텐션이 사라지니 한결 더 자연스러워져요. 볼 거 다 본 사이인데(?) 어색함 따위는 없는 거죠. 오히려 제가 원하는 걸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경계를 내려놓고 경청하게 되더라고요. 관계 정의 전에 섹스를 했다는 건, 그만큼 그 사람에게 끌렸다는 이야기잖아요. 이미 전제가 깔린 거예요, 서로가 마음에 든다는. 선섹스 후연애라기보다는 이미 섹스에 동의했다는 것 자체에서 이야기는 끝난 거죠. 너와 나는 연인 사이다! 오늘부터우리는 / 26세
사귀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늘 데이곤 했어요. 간이며 쓸개며 다 빼줄 것처럼 행동하다가 섹스를 하고 나면 태도가 180도 바뀌었죠. 연락을 끊는 것도 아니였어요. 섹스 전과 연락은 똑같이 주고받는데 어느 순간부터 만나자는 이야기는 밤에만 하더라고요. 그것도 술 취한 채로 연락을 하거나, 힘들다는 핑계로 모텔 혹은 집으로만 불렀죠. 정신 차려보니 섹스 파트너와 다를 것 없는 관계가 되어있더라고요. 대체 우리 무슨 사이냐는 질문을 하면 핑계도 가지가지였어요. 지금은 연애할 때가 아니다, 누가 요즘 그런 걸 정의하냐, 만나서 좋으면 된 거 아니냐 등…. 마치 관계 정의를 요구하는 제가 촌스럽다는 듯이 반응했어요. 여러 번의 흑역사를 생성하고 나서야 섹스로 시작한 관계는 섹스로 밖에 끝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죠. 밤에만난사이 / 29세
원나잇이 목적이 아니었던 이상 이건 내 마음가짐의 문제에요. 무조건 섹스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사귀어야 한다는 법도 없고, 속궁합은 대부분 오랜 기간 관계를 지속하며 맞춰나가는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한 번 잤다고 해서 관계 정의를 내리기도 전에 사귀는 것마냥 집착을 시작한다면 상대방도 괴롭지만 나도 괴로워지죠. 섹스 후 연애로 이어진 적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적도 있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거예요. 아니면 말고! 섹스 후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건 제 잘못이 아니라 상대방이 책임감이 모자란 쓰레기였던 것뿐인 거죠. 어느 순간부터 그럴 땐 그냥 좋은 추억(?) 하나 남겼다고 생각하고 빠르게 마음 정리를 하게 됐어요. 결국 저도 그 사람이 마음에 들어서 섹스를 했던 거니까요. 섹스를 했든 안 했든 내 옆에 있을 사람은 어떻게든 있답니다! 깨달음의경지 / 33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