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든 괜찮다는 위로가 필요해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과제가 끝난 뒤’가 아니라 ‘과제 하다 말고’, ‘채널을 둘러싼 가족과의 다툼’이 아닌 ‘나를 둘러싼 채널들의 다툼’, ‘남의 얘기’가 아닌 ‘내 얘기’. 1525세대는 TV가 아니라 웹 드라마를 본다. 최근 유튜브와 네이버TV, 브이라이브에서 눈도장 제대로 찍은 웹 드라마 4편의 제작진을 만나 웹 드라마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 위로,드라마,회사원 캐릭터,딩고,딩고스토리

「 딩고 스토리 <세상 잘 사는 지은씨> 」 <세상 잘 사는 지은씨>   기획 및 연출 심민선 PD 시즌 1 : 2018. 3. 21~5. 9 회사원 ‘김지은’은 평범하지만 할 말은 할 줄 아는 24살 ‘여자 사람’이다. 어느 날부턴가 같은 회사 선배가 ‘지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회사 안팎에서는 온갖 ‘진상’들이 판을 치지만 그녀는 아랑곳 않는다.   시즌 2 : 2019. 7. 19~9. 6 20살 대학생 ‘김지은’은 우유부단하지만 모범생이다. 새내기로 입학하자마자 같은 과 선배의 양 다리에 휘말리지만 또 다른 같은 과 선배 ‘하준’과 사귀게 된다. 그녀의 좌충우돌 새내기 라이프.   심민선 PD 남주는 웃는 게 예쁜 사람으로, 웃을 땐 슬로 모션 필수!   <세상 잘 사는 지은씨>라는 제목을 처음에 듣고는 ‘반어법인가?’ 싶었어요. 마지막 화를 보고 나니 결국 ‘20대도 우리 나름대로 잘 산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같더라고요. 맞아요. 잘 사는 데에 기준 같은 건 없고, 20살이든 30살이든 틀리든 맞든 세상 잘 살고 있다는 의미예요.   지금 젊은 세대의 삶의 태도를 대변하는 메시지인 것 같아요. ‘지은’이라는 캐릭터에 어떤 상징성이 있나요? 요즘 10대, 20대에서 흔한 이름을 찾아보다가 ‘지은’을 택했어요. ‘세상 잘 사는 20대’를 대변하는 평범한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죠. 저희 회사에 유독 20대 초반의 젊은 PD가 많아서 함께 대화를 자주 나눴어요.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대나무숲’도 들어가보고, SNS에서 서로 어떤 게시물에 친구를 태그하는지, 인터넷 기사나 ‘짤방’에 어떤 댓글을 다는지 유심히 살폈죠.   시즌 1의 주인공 ‘김지은’의 경우 24살에 이미 경력직이에요. 사실 24살이라는 나이는 과도기 같은 시기예요. 시즌 1의 주인공 ‘지은’처럼 이미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 수도, 아직 대학교를 다니는 중이거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는 나이죠. 그런 상황이 ‘지은’의 주변 인물들에 모두 반영이 됐고요. 고시 공부하는 친구, 네일 숍을 차려서 사장님이 돼 있는 친구도 있죠.   시즌 1과 2가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었어요. 시즌 2의 ‘김지은’은 20살의 대학생이죠. 어느 쪽이 더 인기 있었나요? 시즌 1이 더 반응이 좋았어요. “편안하게 봤다”, “저 언니를 닮고 싶다”라는 반응이 많았죠. 시청자 연령대가 낮다 보니 자기보다 나이 많은 회사원 캐릭터에 대한 동경이 있는 것 같아요. 반면 시즌 2의 경우 “지은이 답답하다”는 평이 많았어요. 시즌 2의 ‘지은’은 할 말도 잘 못하고 자주 흔들리는 인물인데, 사실 저는 ‘지은’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는 성장 과정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어떤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시즌 2의 남자 주인공 ‘하준’이 인턴 생활을 하는 에피소드가 있거든요. 최종적으로 채용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지만 아버지 백이 있던 다른 친구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내용이에요. 댓글에 시청자들이 “저게 현실이다”,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라며 서로 얘기를 나누고 위로해주더라고요.   ‘리얼 공감 드라마’가 기획 의도지만, 아무래도 적당히 판타지를 충족시켜야 하는 웹 드라마에서 100% ‘리얼’하게만 보여줄 수는 없었을 텐데, 그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요? 굉장히 어려웠죠. 시즌 1에서 ‘지은’의 자취방이 너무 좋다는 평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시즌 2에는 상당히 낡은 곳으로 잡았는데 그런데도 “‘20살이 투 룸이 웬말이냐”는 평이… 하하. 시즌 1에서는 ‘지은’의 월급이 1백80만원으로 나오는데 “누가 요즘 저렇게 많이 버냐”라는 댓글도 많았어요.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상황을 실제 상황이라 생각하고 이입하는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러브 라인은 상당히 비현실적이잖아요? 남성 캐릭터는 시청자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역할이에요. 온갖 현실적인 문제는 최대한 ‘지은’의 상황에만 담았죠.   10~20대가 공감할 만한 소재를 늘 찾아야 하는데, 소재 고갈에 대한 고민은 없나요? 상당히 많죠. 결국은 캐릭터를 잘 잡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지은’의 절친인 ‘민아’ 캐릭터를 지은과 정반대의 성격으로 설정해 공감할 수 있는 시청자 폭이 한층 넓어지도록 유도했어요. 시청자들이 실제로 남성 캐릭터가 아니라 여성 캐릭터를 두고 얘기를 더 자주 하거든요. 동일시할 대상을 찾는 것 같아요.   방영 후 시청자 반응을 보며 요즘 10~20대에 대해 인상 깊었던 바가 있나요? 굉장히 의외였던 반응이 있어요. 시즌 2에서 ‘민규’가 친구 사이였던 ‘민아’를 좋아하게 되면서 고백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거든요. 그때마다 ‘민아’는 모른 척 넘기면서 ‘민규’와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어 해요. 그 부분에 대해 시청자들이 “민아가 애매하게 군다”라며 욕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민규가 부담스럽게 군다”며 ‘민규’ 욕을 하는 시청자가 더 많았어요. 그런 행동이 로맨틱한 게 아니라 폭력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앞으로 만들고 싶은 웹 드라마는요? 건강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이 웹 드라마를 화장실에 앉아서 보고, 지하철에서도 보고, 걸어다니면서도 보잖아요. 그렇게 편안하게 즐기는 콘텐츠인 만큼, 보고 힐링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고 싶죠. 갈등이 있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원하게 해결이 되는 엔딩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비록 말도 안 된다 하더라도 희망을 주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