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김가혜의 영화육감 14 : 가질 수 없는 너, 루이 가렐

프랑스 남자 배우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분명히 흠모할 그 남자. 루이 가렐이 주연을 맡은 영화 두 편이 연이어 개봉한다.

프로필 by COSMOPOLITAN 2015.04.13


루이 가렐이란 프랑스 남자

1968년 파리를 배경으로 미국인 유학생 매튜(마이클 피트 분)와 쌍둥이 남매 이사벨(에바 그린 분)과 테오(루이 가렐 분)의 영원할 것 같은 청춘을 그린 영화 <몽상가들>. 사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노골적으로 색(色)스러운 느낌의 코 큰 남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루이 가렐을 본 후 생각이 달라졌다. 미국에선 나름 퇴폐적인 마스크라 믿어 의심치 않았을 마이클 피트를 ‘샌님’으로 만들어버리는 가공할 퇴폐미 때문이었다. 성인 남자의 곱슬머리는 꼬마의 그것과 달리 무척이나 섹시하다는 걸 알려준 그림 같은 머리카락부터 두꺼운 쌍꺼풀과 긴 속눈썹으로 무장한 아름다운 삼백안(?), 미간부터 시작해 콧등을 따라 만지고 싶은(!) 커다란 매부리코… 눈, 코, 입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섹시했지만, 영화 속 테오의 퇴폐미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은 단연 쓰레기장 신이다. 집에 먹을 것이 똑 떨어진 상황에서 녹색 벨벳 재킷 하나만 걸친 채 건물 뒤 쓰레기장을 뒤지던 모습은 처음 본 19금 영화보다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내 남자의 새 파트너도 좋아    

루이 가렐은 늘 아름다운 프랑스 여배우들과 함께 했다. <몽상가들>(2003)의 에바 그린부터 시작해 <평범한 연인들>(2005)의 클로틸드 헤스메, <커튼 레이저>(2006)의 바히나 지오칸테, <아름다운 연인들>(2008)의 레아 세이두, <뜨거운 여름>(2011)의 모니카 벨루치 등과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여배우들도 퇴폐미가 줄줄 흐르는 그 앞에선 평상시 기량을 못 펼친 게 사실. 그런데 개봉을 앞둔 이 두 영화 속 상대 배우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 지도 모르겠다. 


루이 가렐 x 안나 무글라리스 = <질투>

프랑스 영화계의 랭보, 포스트 누벨바그의 거장으로 불리는 필립 가렐은 자신의 영화에 아들을 출연시키는 걸 좋아했다. <질투>는 다섯 살 루이 가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구원의 키스>(1989)부터 시작해 <평범한 연인들>, <새벽의 경계>, <뜨거운 여름>에 이어 가렐 부자가 다섯 번째로 함께 한 작품. 어린 시절 아빠의 여자친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엄마를 ‘질투’하게 만든 자신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이 영화에서 루이 가렐은 소년 필립 가렐의 기억 속 아버지를 연기했다. 즉, 아내가 아닌 다른 여인에게 강렬한 사랑을 느꼈던 할아버지를 연기한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 가난한 연극 배우인 ‘루이’가 가정을 버리고 나올 정도로 사랑했던 여인인 ‘클로디아’는 샤넬의 뮤즈로 유명한 안나 무글라리스가 맡았다. 보는 순간 빠져드는 고혹적인 마스크와 잠자코 듣게 만드는 허스키 보이스의 그녀 말이다. 만약 안나 무글라리스가 아닌 다른 여배우가 이 역할에 캐스팅됐다면? 루이가 왜 클로디아에게 매달리는지 납득이 안 될 가능성 99.9%다. 4월 9일 개봉 

루이 가렐 X 가스파르 울리엘 = <생 로랑> 

개인적으로 피에르 니네이 주연의 <이브 생 로랑>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 한 가지. 이브가 헌신적인 애인 피에르가 있거나 말거나 정신 못 차리고 빠져드는 인물 ‘자끄’가 그리 치명적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스파르 울리엘이 주연을 맡은 또 하나의 이브 생 로랑 영화인 <생 로랑>에서 루이 가렐이 그 역할에 캐스팅됐단 소식을 듣고 나서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개에게 물린 흉터마저 아름다워 보이는 남자와 광대에 있는 점마저 섹시한 남자의 만남이라니,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이 또 있을까? <이브 생 로랑의 아무르>와 <이브 생 로랑>을 본 사람에게는 그리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두 남자의 만남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대한 대로,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일었다. 그의 콧수염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게이거나 아니거나 루이 가렐의 퇴폐미는 언제나 옳다. 4월 16일 개봉 



Credit

  • Editor 김가혜<br />Stills <몽상가들> 오드
  • <질투> 찬란
  • <생 로랑> 영화사 날개

MOST LIKED ARTICLES